PSB Imagine X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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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B Imagine XB
  • 김남
  • 승인 2015.09.01 00:00
  • 2015년 9월호 (51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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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음악에만 몰두하는 효율성의 결정체

캐나다의 PSB라는 브랜드는 설립자와 그의 아내의 이름인 ‘Paul & Sue Barton’의 약자인데, 또 한편 ‘People, Sound and Business’라는 뜻의 약자이기도 하다. PSB의 설립자인 폴 바튼은 1960년 후반에는 바이올린을 좋아하는 11살의 꼬마였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작은 목공소를 하면서 좋은 스피커를 한 번 만들어 보자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결과 스피커 제작이 시작되었다. 폴은 고등학교 때부터 스피커 판매뿐 아니라 아버지의 목공소에서 직접 스피커를 디자인하고 제작했고, 그 스피커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판매해, 제작과 판매에 대한 노하우를 쌓다가 마침내 1972년에 PSB라는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PSB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이면서도 이매진 시리즈처럼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된 스피커를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캐나다 정부기관인 국립 연구 위원회(National Research Council)가 PSB 스피커의 제작 초기인 1974년부터 다양한 연구와 물적 자료를 지원함으로써 가능한 결실이었다. 연구 및 개발을 국책 기관에서 지원하는 곳은 아마 캐나다의 이곳 빼고는 없을 것이다. 현재도 많은 캐나다의 스피커 업체들이 NRC와 협업을 하고 있지만, 가장 먼저 협력을 맺고 개발 비용의 부담을 줄여 높은 수준의 스피커를 만들어 왔던 것은 PSB가 최초다.

현재 이곳의 스피커들은 이미지, 이매진, 알파 시리즈 등 다채로운 제품이 나와 있는데, 본 시청기 이매진 X 시리즈는 동사 시리즈의 상위 라인인 이매진 시리즈와 이미지 시리즈의 중간 포지션으로, 디자인과 인클로저는 이미지 시리즈와 거의 동일하지만 유닛과 부품은 한 등급 위인 이매진 시리즈와 동일한 타입의 제품이다. 이 시리즈에는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2기종, 북셀프 스피커 1기종, 센터 스피커 1기종이 포진되어 있다. PSB를 아는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대이면서도 놀라울 만큼 능력을 발휘하는 제품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아마 홈시어터를 구성하기에는 최적의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면에서 보면 인클로저도 크게 고급스럽지 않으며 사용된 유닛도 평범해 보인다. 스피커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내는 디자인적 요소는 은색 페이즈 플러그를 채용한 노란색 우퍼와 조그맣게 PSB의 로고가 박힌 트위터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유심히 보면 깔끔하고 매우 단단한 전면의 배플과 두껍고 견고한 검은색의 나무 무늬가 있는 인클로저 마감이 절제된 고급스러움이 어떤 것인지 역설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PSB에서는 자체적으로 유닛을 제작하는데, 이 스피커에 사용된 1인치 크기의 트위터는 티타늄 돔 트위터로, 이매진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 페로플루이드(Ferrofluid)와 네오디뮴 마그넷을 사용한 트위터다. 페로플루이드는 자성유체, 즉 일종의 자성을 띄는 액체와 같은 물질인데, 트위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냉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네오디뮴 마그넷은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임에도 강한 자력을 지닌 고급 유닛에 사용되는 자석으로, 트위터의 기민하고 빠른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그 외에도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보이스 코일을 사용하고 있으며, 트위터 전면에 디퓨져를 부착해 고역의 확산을 돕고 있고, 트위터 유닛 주변으로 고무 재질의 웨이브 가이드를 부착해 넓은 지향성과 유닛의 움직임으로 발생된 진동의 댐핑까지도 고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5.25인치 크기의 우퍼에 사용된 옅은 노란색의 콘은 독자적인 사출 성형 점토/세라믹 강화 폴리프로필렌 재질이며, 일반적인 더스트 캡이 있는 우퍼보다 공정이 더 까다로워 제작하기 힘든 페이즈 플러그가 부착되어 있는 타입이며, 페이즈 플러그의 재질도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이다. 그리고 듀얼 마그넷까지 채용해 빠른 반응과 대단히 단단하고 해상도 높은 저역을 구사한다는 점도 평범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얼마나 치열한 기술 연구의 소산인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들이다.
또한 자체 제작한 유닛을 사용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간단히 구성해도 스피커에 맞게 최적화시킬 수 있다고 하며, 금도금된 바인딩 포스트를 내부의 네트워크와 직결해 신호 경로를 최소화했다고 한다.
시청기를 케인의 인티앰프와 크릭의 CD 플레이어로 연결해 본다. 무엇보다도 호쾌하고 위풍당당하다.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중 군대가 총진군하는 총합주 부분에서는 광야와 노도 같은 군마의 진군이 장엄하게 펼쳐지는데, 이러한 느낌은 아무 기종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밀도도 대단해 현의 독주에서 활이 비비적거리는 마찰음이 쾌감을 주며, 피아노 독주곡 역시 밀도가 짙고 장엄하기 짝이 없다.
주위에서 가격대 성능비 좋은 스피커를 소개해달라고 하면 PSB를 1순위로 추천하기도 한다. 이 정도의 가격대로는 거의 들을 수 없는 사운드 스케일을 가진 제품이며, 누가 AV 시스템을 짜기라도 한다면 제1순위로 천거하고 싶은 기종이다. 소출력의 파워로도 소리가 충분히 다듬어져 있어서 파워 앰프에 대한 염려도 덜 수 있는 모범기로 손꼽고 싶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49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3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8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9dB/W/m  크기(WHD) 17×30.2×27.1cm  무게 5.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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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9월호 -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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