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뮤직의 컴필레이션 음반인 <오늘은 뭘 듣지?>를 들고서는 ‘오늘은 뭘 먹지’로 중얼거리며 읽고 말았다. 온통 먹방과 쿡방으로 찌든 미디어에 폐해인 듯하다. 혼자서 그냥 피식 웃고 말았는데, 요즘 이와 같은 유행은 삶이 각박해지고 힘들수록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들 한다. 즉, 어렵고 곤궁한 삶 속에, 절약해서 차를 사고 집을 사는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만원짜리 한 장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좋은 음식을 먹는 것 외에는 달리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 시간 알바 시급을 투자해 부자들이 가는 디저트 카페에 앉아서는 한 시간 일해 벌은 돈으로 산 커피와 두세 시간 일해 벌은 케이크 한 조각을 먹는다. 음반 역시 이런 편집 앨범이 많이 나오는 것은 얇아진 주머니를 반증하는 듯해 씁쓸하다. <오늘 뭘 듣지? : # POP>에는 대부분 소니 음원 중에 비교적 소프트한 최신 곡으로 음반 두 장이 꾸며져 있다. 히트곡보다는 다양한 음악 장르가 들어 있다. 인기 페이스북인 ‘오늘은 뭘 듣지’에 언급된 곡들이다. 흔한 히트곡의 모음이 아니라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 여러 장르의 음악을 조금씩 접할 수 있는 말하자면 샘플러 메뉴나 애프터눈 티 같은 음반이다. 반면 <오늘 뭘 듣지? : # CLASSICS>은 막강한 소니의 쟁쟁한 음원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대중적 성격상 정통 클래식보다는 크로스오버 장르가 많이 들어 있다. 아리아를 거장이 아닌 폴 포츠나 일 디보의 곡으로, 대부분의 곡들이 영화 음악에 사용되었던 대중적인 곡으로 꾸며져 있다. 처음 입문하려는 애호가에 딱 적합한 음반이다.

<오늘 뭘 듣지? : # CLASSICS>
S80143C/88875125942

<오늘 뭘 듣지? : # POP>
S40319C/88875125982
연주 ★★★★
녹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