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me Speakers The New B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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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e Speakers The New Beta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8.01 00:00
  • 2015년 8월호 (51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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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장인 정신이 황금빛에 담겨 있다

기본적으로 연주에 자신이 있는 멤버 네 명이 등장하는 바, 여기서 펼쳐지는 엄청난 기교는 숨이 막힐 정도다. 그러나 그런 과시에 그치지 않고, 미묘한 음색미를 표현하는 데에서 본 기의 가치가 빛난다. 특히, 팻과 브래드의 기타 및 피아노가 가진 영롱하고 아름다운 음색은 계속 뇌리에 남을 정도다.

작년에 우연히 홍콩 오디오 쇼에서 금박으로 치장된 멋진 스피커를 만난 적이 있다. 유선형으로 멋진 곡선미를 살린 포름도 괜찮았고, 금박의 기술도 만만치 않았다. 당연히 많은 중국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는데, 아마도 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심리도 작용했으리라 본다. 이후 한국에서 본격적인 시청을 하며, 이 에메(Emme)라는 회사가 실은 대단한 기술력과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에메의 특징은 무엇보다 빼어난 인클로저 제작 솜씨에 있다. 워낙 손재주가 뛰어나고, 장인이 득실거리는 이탈리아지만, 에메의 지극 정성엔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품의 종의 수가 적고, 생산량도 극히 미미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의 공정이 정교한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에메의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몬테 나폴레오네에 진열된 명품을 얻는 것과 다름없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제작 공정 자체가 지난하다. 일단 CNC 머신으로 가공한 MDF를 차곡차곡 쌓는 구조로 캐비닛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그 MDF의 두께나 재질에서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것은 인클로저 자체의 공진 방지나 댐핑에 관련된 것으로, 매우 현명한 접근법이라 하겠다. 이렇게 적층한 것들을 압착하는 바, 상당한 압력과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이다. 그리고 최초로 폴리에스터 재질의 페인트로 1차 마무리한다. 그 이후, 래커칠과 광내기, 그리고 말리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바, 대략 총 7회에 이른다. 이 과정만 해도 지긋지긋한데, 진짜 공정은 이제 시작이다. 바로 금박이 더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금박에 대해 좀더 알아보면, 실제로 이 기술은 이탈리아의 중세 및 르네상스기에 개발되어, 오로지 장인-도제식의 관계에서만 전수가 되고 있다. 특히 이파리를 붙이기 전에 행하는 작업이 바로 미시오네(Missione)인데, 오일과 레진 등 여러 물질을 섞어서 골고루 인클로저 위에 바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칠이 마르기 전에 한 번에 이파리를 덮어야 한다. 그 타이밍과 감각이 얼마나 섬세하고 정교해야 할지는 물어보나 마나.
물론 에메의 모든 제품이 금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옵션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금박이 아닐 경우, 그 가치가 훼손이 될까? 천만의 말씀. 로렌조와 파올로 마르티넬리 형제에 의해 운영되는 이 회사는 상당한 자신감과 기술력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중이다. 특히, 디자인을 맡은 로렌조는 리비오 쿠쿠차와 함께 매우 독창적이고, 합리적인 설계를 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PSX, BSSE 등으로 부르는 몇 가지 기술로 요약된다.
우선 PSX로 말하면, 패러럴 크로스오버라는 기법을 동원해서, 두 개 이상의 우퍼가 각각의 독립성을 갖고 작동하게끔 만드는 데에 핵심이 있다. 거기에 되도록 대역을 넓힌 트위터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한편 BSSE는 인클로저에 관계된 것으로, 박스의 모양을 사운드 향상을 위해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른바 밀폐형이라 부르는 박스를 제조하는데, 그게 대충의 밀폐형이 아니다. 이들은 아예 봉인했다고 설명하는 바, 전술한 수차례의 래커 칠로, 아예 밀봉해버린 것이다. 그게 고도의 공진 방지 및 댐핑 처리에 관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유선형으로 된 외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보기에 따라선 좀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이것은 정밀한 계측과 연구 끝에 나온 형상으로, 특히 두 대의 스피커가 서로 연동해서 빼어난 3D 이미지 및 포커싱을 연출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일단 음을 들어보면, 마치 풀레인지를 듣는 듯한 일체감과 뛰어난 음장감에 놀라게 된다.

이제 막 런칭된 본 기의 경우, 자세한 스펙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우퍼가 8인치 구경이고, 20-180W 정도면 충분히 구동이 되며, 감도는 88dB라는 것 정도다. 참고로 무게는 25kg이며, 튼실한 스파이크 처리가 되어 있다. 동사는 전문적인 오디오 랙도 만드는 바, 그에 따른 기술력이 이 지지대에 투입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청을 위해 트라이오드의 TRV-845SE와 플리니우스 마우리 CD 플레이어가 동원되었다.
첫 곡으로 요요마, 무터 등이 함께 한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를 듣는다. 3극관으로 충분히 구동이 될 정도로, 일단 사용자 친화적인 면이 좋다. 디자인은 어찌 보면 평범할지 모르지만, 연주 자체는 매우 감동적이다. 특히, 3명의 젊은 천재들이 펼치는 멋진 경연이 정말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숨을 죽이고 듣게 하는 명연이 제대로 표현되고 있다.
마틴 그루빙거의 ‘Introitus’도 잊을 수 없다. 경건한 중세 교회 음악을 배경으로 다양한 퍼커션의 향연이 눈부시게 펼쳐지는데, 그 각각의 북이 가진 텐션이나 잔향이 정밀하게 포착된다. 본 기의 빼어난 재생력을 실감할 수 있다. 또 너무 난삽하거나 공격적이지 않고 적절하게 밸런스를 이룬 점에서 하이엔드 성향의 제품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팻 매스니와 브래드 멜다우가 함께 한 ‘A Night Away’. 기본적으로 연주에 자신이 있는 멤버 네 명이 등장하는 바, 여기서 펼쳐지는 엄청난 기교는 숨이 막힐 정도다. 그러나 그런 과시에 그치지 않고, 미묘한 음색미를 표현하는 데에서 본 기의 가치가 빛난다. 특히, 팻과 브래드의 기타 및 피아노가 가진 영롱하고 아름다운 음색은 계속 뇌리에 남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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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1,55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특징 PSX 시스템, BSSE 시스템, 샌드위치 구조   출력음압레벨 88dB   파워 핸들링 20-180W   무게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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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8월호 -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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