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man PD-17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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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man PD-171A
  • 장현태
  • 승인 2015.07.01 00:00
  • 2015년 7월호 (51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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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럭스만 최고의 역작

대편성곡으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4악장을 예브게니 므라빈스키의 지휘(레닌그라드 필)로 들어본다. 압도적인 오케스트라의 표현력은 마치 턴테이블 베이스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넓은 음장감은 단연 압권이다.

럭스만의 제품은 누구든지 진공관 앰프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동사는 지금도 변함없이 아날로그 전문 기업답게 꾸준히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진공관 앰프들은 클래식 버전으로 과거의 맥락을 이어가고 있으며, 은백색의 화려한 이미지의 콘셉트로서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트랜지스터와 디지털 제품들은 하이엔드 오디오를 지향하여 세련미 넘치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럭스만의 가치를 더해 주고 있다. 한동안 독일 턴테이블과 함께 일본 제품들의 명성은 대단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테크닉스와 데논, 야마하를 중심으로 전성기 시절이 떠오르는데, 지금은 과거와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럭스만은 변함없이 전통적인 일본 턴테이블 브랜드로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동사의 턴테이블 제품은 톤암 장착 유무에 따라 모델이 2가지로 분류된다. 톤암이 없는 PD-171AL과 이번 리뷰의 젤코 톤암이 장착된 PD-171A 제품이다. 동사가 최고의 턴테이블로 완성하기 위해 투입한 물량도 엄청난데, 이는 제품 외관과 만듦새, 그리고 무게만으로도 그 위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사운드와 안전성이 무게에 비례하듯, PD-171A에서도 세밀한 속도 조정 등 일본 제품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전통적인 럭스만 디자인이 돋보이는, 럭스만 앰프들과 풀 세트로 구성하기에 이상적인 턴테이블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베이스이다. 상판은 15mm 알루미늄으로, 아래 쪽은 우드로 마감된 타입인데, 럭스만 진공관 앰프의 디자인 콘셉트와 일체감을 주고 있다. 베이스와 함께 플래터의 경우 30mm 두께의 고강도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안정감을 더해 주며, 무거운 플레터의 안정적인 회전을 위해 베어링이 적용되어 있다. 여기에는 마모 저항과 하중을 고려한 폴리에테르케톤 소재를 사용, 자연스러운 회전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16mm 두께, 고강도 알루미늄 스핀들을 장착했다. 더스트 커버는 4mm 두께의 고강도 아크릴로 제작되어, 고급스러움을 더해 준다.

다음으로 기본으로 장착된 톤암을 살펴보자. 일본의 톤암 전문 회사인 젤코 사의 SA-250 변형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S암 형태의 분리형 헤드셸 타입이다. 헤드셸은 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되어 공진에 강하며, 톤암 부는 SME 3008 부럽지 않은 만듦새와 성능으로 일본 제품 특유의 정교함과 세련미를 엿볼 수 있다. 이 밖에 주목할 만한 부분은 새롭게 개발된 하이 토크 AC 모터를 채용했다는 것. 모터 제어로서 32비트의 마이컴을 통해 정밀한 회전 속도를 책임진다. 별도로 속도 조정이 가능한데, LED 타입의 스트로브 스코프를 설치하여 쉽게 조정할 수 있다. 턴테이블에서는 보기 드물게, 별도의 AC 인렛을 장착하여 파워 케이블의 교체가 자유롭다. 또한 LED 라이팅 바를 바디에 설치하여 멋스런 이미지와 편리성을 함께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참고로 이번 청취에는 표준 리뷰용으로 자주 사용되는 데논 DL-103 카트리지를 매칭했다.
여성 보컬 곡으로 머라이어 캐리의 ‘Without You’를 들어보았다. 간주부의 피아노 건반은 산뜻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달해 주었으며, 전체적인 보컬의 무대가 뒤로 깊게 형성되는 타입으로 하이엔드 턴테이블으로서의 접근이 가능했다. 이어서 남성 보컬 곡으로 들어본 에릭 클랩튼의 ‘Tears in Heaven’. 어쿠스틱 기타의 정확한 표현이 돋보였고, 언플러그드 라이브의 공간감과 적절한 이펙트 잔향까지 고스란히 표현되어, 공간의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내악곡으로 미샤 마이스키의 첼로 연주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를 선곡했다. 불필요한 잔향 없이 자연스런 독주 첼로의 선율에 집중할 수 있었고, 뛰어난 배음까지 만끽할 수 있었다. 대편성곡으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4악장을 예브게니 므라빈스키의 지휘(레닌그라드 필)로 들어본다. 압도적인 오케스트라의 표현력은 마치 턴테이블 베이스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넓은 음장감은 단연 압권이다. 재즈곡으로 들어본 스콧 헤밀튼의 ‘That's All’에서는 테너 색소폰 연주와 사운드에서 헤밀튼 특유의 소박함이 잘 묻어났다. 여유 있는 색소폰 연주와 피아노는 적당한 두께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데논 카트리지의 단점인 고역의 투명함은 잠시 잊게 만들었는데, 특히 피아노 건반의 터치가 매혹적이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자. 외부 진동에 예민하지 않는 베이스로, 럭스만 특유의 음장감과 베이스 크기와 무게에 짐작할 수 있는 스케일 큰 전개가 이루어진다. 카트리지의 성향을 가감 없이 표현해 주는 타입이며, 불필요한 포장이 없으며, 견고함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톤암은 숏암지만, 웬만한 롱암 부럽지 않은 깊이가 있다. 특히 실내악 소품으로 첼로의 선율은 어느 때보다 여유가 있었고, 대편성에서 이런 장점들을 더욱 부각시켰다. 마치 과거 명 턴테이블의 후광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명쾌함까지 갖추고 있다.
럭스만의 PD-171A 턴테이블은 럭스만의 장점과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었던 제품으로 손꼽을 수 있다. 아날로그 플레이어가 최근 다시 부활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고, 과거 최고의 진공관 브랜드로 명성을 지닌 럭스만의 제품이기에, 더욱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견고하고 고급스러움까지 갖추어져 있어, 하이엔드 턴테이블로서의 만족도 역시 높다. 과연 럭스만을 대표하는 턴테이블이자 작품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540만원   구동 벨트 드라이브 방식   플래터 30cm, 5kg   속도 33 1/3, 45rpm 
와우 & 플래터 0.04% 이하   크기(WHD) 49.2×14×19.5cm   무게 25.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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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7월호 - 5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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