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i Epic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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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 Epicon 2
  • 김남
  • 승인 2015.07.01 00:00
  • 2015년 7월호 (51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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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설레게 하는 황홀하게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

본 기가 비록 리본이 제거되었다고는 하지만 소리의 특성은 혈통 그대로이다. 작은 사이즈인데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중형기 못지않은 굉장한 음장감과 정밀한 해상력, 그리고 이 스피커의 주특기이기도 한 화사함이 중점적으로 들려온다. 전 장르에 걸쳐 이 스피커는 A+를 매겨도 전혀 아쉽지가 않다.

달리의 에피콘 시리즈는 이제 당연히 명기의 반열에 자리잡고 있다. 보기만 해도 황홀감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외형을 비롯해 마치 고급 와인의 향취와도 같은 소리가 듣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달리의 고향은 북구의 덴마크. 그곳은 200여 개의 전자 기기 연구 학교가 포진해 있으며, 매년 수많은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는데, 그런 국가적인 분위기에서 이런 명 제품들도 태동하는 것 같다.
달리는 스피커 생산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시종일관 담당자가 한 제품을 책임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하는 공정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달리의 스피커들은 모두 엔지니어의 서명이 들어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혼자거나 아니면 둘의 종합 사인이 매겨져 있어서 불량이 날 경우 즉시 담당자에게 항의하도록 되어 있다. 모름지기 모든 제품에 이런 책임 생산제가 도입되었으면 한다. 하긴 사람은 기본적으로 누구의 자식이라는 책임제가 도입되어 있지만 그 결과가 신통치 않다. 그러나 공산품이나 농산품의 세계에서는 이제 이런 분위기가 점점 확산되어 가는 것 같아서 기쁘다.

본 기는 달리의 플래그십 모델인 에피콘 시리즈의 막내 모델인데, 이미 국제적으로 롱런하고 있는 기기로, 이 가격대에서 발군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세계 도처의 리뷰 기사가 깔려 있기도 한데, 공통점으로 흠을 잡기 힘든 근래 보기 드문 명기라는 것이다. 달리가 자랑하는 에피콘 시리즈의 기술력이 이 소형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달리는 본래 리본 트위터의 명가이며, 그 리본 트위터의 특성으로 유명해졌지만, 이 시청기에서는 그 리본을 제거해 버리고 말았다. 굉장한 실험작인 셈이다. 에피콘 시리즈 중 유일하게 튀는 제품이다. 에피콘 시리즈는 리본 트위터와 종래 방식의 소프트 돔 트위터(29mm)를 하이브리드로 연결해 놨는데, 리본 트위터는 15kHz부터 30kHz까지 커버하고, 돔 트위터는 15kHz 이하를 담당하는 설계다. 본 시청기는 리본 트위터를 제거해 돔 트위터가 독자적으로 고역을 담당하며, 크로스오버는 3.1kHz로 되어 있다.
다른 부분은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에피콘 시리즈와 동일하게 각 유닛에는 리니어 드라이브 마그넷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고, 보이스 코일을 둘러싸고 있는 마그넷부에는 SMC(소프트 마그네틱 컴파운드)를 사용해 자기회로 내 불필요한 과전류 발생을 억제시켜 안정적인 전류가 형성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리본 트위터 외에도 달리의 또 하나 자랑인 특이한 중·저역 드라이버 역시 동일한 모양새다. 적갈색의 목질 섬유와 제지용 펄프를 섞어 만든 접시 모양의 이 다이아프램(진동판)은 스피커 그릴을 부착하기 싫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또한 정밀하게 마감한 완만한 물방울 스타일의 곡선형 인클로저는 6층의 MDF를 접합했고, 53mm 두께의 멀티 레이어 MDF로 지지대를 만들어 부착했고, 전면 배플은 33mm 두께의 듀얼 레이어 구조로 되어 있어 내부 공진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보고만 있어도 음악이 들려올 것만 같은 매혹적인 마감 컬러도 인상적이며, 전용 스탠드도 미려 장중하다. 덕트는 후면에 위치하며, 바이와이어링 단자 구성으로 되어 있다.

본 시청기를 플리니우스의 카이타키 프리앰프와 P10 파워 앰프, 마우리 CD 플레이어로 연결한다. 달리 사운드의 특징은 아름답고 청결하다는 것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명 가곡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가 그 상징이다. 아름다움이나 그리움을 아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는 것이다. 그 대신 냉철하고 분석적이며, 바흐만을 최고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본 기가 비록 리본이 제거되었다고는 하지만 소리의 특성은 혈통 그대로이다. 작은 사이즈인데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중형기 못지않은 굉장한 음장감과 정밀한 해상력, 그리고 이 스피커의 주특기이기도 한 화사함이 중점적으로 들려온다. 전 장르에 걸쳐 이 스피커는 A+를 매겨도 전혀 아쉽지가 않다.
리본 트위터의 단점을 굳이 들추어낸다면 그것은 우아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다. 끝없이 부드럽고 맑은 가을 하늘(겨울 하늘과 다른)인 셈인데, 그런 것을 단점이라고 하는 평가도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그런 시각으로 평가한다 하더라도 리본이 제거된 본 시청기는 신호의 손실 없이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는 수준의 매우 명료하고 장쾌하면서도 정감이 어려 있고 시원 청량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기술 자료를 보면 왜곡이 없는 일정한 주파수 응답을 보여 주고 있고, 본지의 시청실이 거의 15평을 상회하는데도 전혀 소리의 과부족이 없는 편. 그러나 이 소형기를 낭랑하게 울리기 위해서는 비교적 파워가 좀 높은 편이 유리하다. 10W 내외의 3극관으로는 다소 보컬에서 피곤한 듯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명작 소형기들이 자주 나타나는 것은 아닌데, 이런 정도의 가격대로 이러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달리의 사운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마음도 아름답겠지!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650만원(스탠드, 12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우드 파이버, 트위터 2.9cm   재생주파수대역 47Hz-3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31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200W   크기(WHD) 21.4×38.6×36.6cm   무게 10.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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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7월호 - 5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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