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D C375BEE
상태바
NAD C375BE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7.01 00:00
  • 2015년 7월호 (516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을 털고 싶은 만큼 갖고 싶은 앰프

중역대의 충실한 재생이 이뤄져, 밀도감이 높으면서, 선도도 빼어나고 또 디테일한 묘사도 좋다. 이를 백업하는 오케스트라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조화되어, 전체적으로 따스한 질감과 더불어 감촉이 좋은 음이 나온다. 절대로 생긴 것 답지 않은 고품위한 음이다.

오래 전 영화지만, 이런 대목이 하나 나온다. 은행을 한 번 제대로 털어보자고 모의하는 중, 만일 돈을 갖게 되면 뭘 하고 싶냐 강도들이 서로 질문하는 순간이 온다. 그중 한 명의 대답이 의외다. 바로 나드를 사서 음악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세상에 하이엔드라고 해서 억대의 제품이 수두룩한 현재, 고작 나드를 탐내다니 너무 째째한 거 아니냐 싶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 회사의 제품을 듣게 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아주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나드 갖고도 얼마든지 오디오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드의 얼굴이라고 한다면, 마스터스 시리즈로 나온 제품들일 것이다. 특히 M3이라는 모델은 외관도 수려하고, 상당히 선진적인 발상이 가득해서, 나드라는 브랜드를 다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C375BEE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그냥 줄여서 375로 부르겠다. 전작이 356으로, 여기서 약간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았나 판단하기 쉬운데, 실제 내용을 보면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오히려 M3에 버금가는, 어떤 면에서 앞선 부분도 있는 야심작으로, 다만 원가 절감이나 여러 요소들을 위해 다소 수수한(?) 외관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일단 스펙을 보면, 8Ω이 아닌 4Ω에서 8Ω까지 일관되게 150W의 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8Ω 기준으로 잡지만, 이렇게 4~8Ω 사이에 꾸준한 출력을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한다. 당연히 출력단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채널당 4쌍의 220W급 출력 트랜지스터가 동원되고 있으니까. 당연히 파워 서플라이에 대한 배려도 빼놓지 않고 있다.
아니 좀더 부연 설명을 하면, 본 기의 설계자는 비요른 에릭 에드바르젠이라는 사람으로, 혁신적인 설계를 많이 해왔다. 여기서는 출력부에 최소한의 왜곡을 추구하는 서킷을 투입하는가 하면, BEE 클램프라 불리는 것을 파워 서플라이에 제공하고 있다. 이런 신기술을 포함한 모든 테크놀로지의 원칙엔 바로 ‘노이즈 제거’라는 테마가 자리 잡고 있다. 거의 신경질적인 집착을 보일 만큼, 이 부분에서 빼어난 성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의 재현이라는 부분에서, 본 기가 갖는 퍼포먼스는 주목할 만하다.
앰프의 첫 번째 목적이 스피커의 구동이라고 할 때, 본 기가 갖고 있는 ‘파워 드라이브’라는 특허 기술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어떤 스피커를 연결하던 그 제품이 갖고 있는 임피던스에 적극 대응할 뿐 아니라, 그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것은 앞서 소개한 막강한 전원부 구성이 있기에 가능한 내용이기도 하다.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하도록 배려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두 개의 프리 아웃 단자가 제공된다. 이 경우, 하나를 다른 파워와 연결해서 본 기와 함께 바이 앰핑으로 구동할 수 있고, 서브우퍼에 별도로 연결해서 저음을 확장시킬 수도 있다. 또 하급기인 275와 연결해서 일종의 브리지 구동도 가능하다. 그 경우 출력은 150W에서 400W로 증가하게 된다.
톤 컨트롤 옵션을 제공하는 점도 무척 유용하다. 사실 최소한의 신호 경로를 추구하는 요즘, 톤 컨트롤은 불필요한 존재로 보는 시각이 우월하지만, 실제 시청 환경에서 무척 요긴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매칭 스피커에 따라 저역을 약간 보강하거나 반대로 고역을 약간 높이는 식의 맞춤형이 가능해서,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편 이런 기능을 아예 없애고자 한다면 톤 디피트(Tone Defeat)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소프트 클리핑(Soft Clipping) 회로를 투입한 것도 사용자를 위한 배려라 하겠다. 이것은 장시간 사용 시 스피커에 가해지는 데미지를 줄이는 것으로, 그만큼 높은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사실 본 기에 워낙 많은 기술과 기능이 가미되어 이 짧은 지면에 일일이 소개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쯤해서 시청평으로 넘어가겠다. 참고로 매칭 스피커로는 달리의 멘토 1을 사용했고, 소스기는 오라의 비비드 MK2를 동원했다.
첫 곡으로 익숙한 야니네 얀센 연주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일단 주역이 되는 바이올린의 음이 엷지 않다. 중역대의 충실한 재생이 이뤄져, 밀도감이 높으면서, 선도도 빼어나고 또 디테일한 묘사도 좋다. 이를 백업하는 오케스트라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조화되어, 전체적으로 따스한 질감과 더불어 감촉이 좋은 음이 나온다. 절대로 생긴 것 답지 않은 고품위한 음이다.
이어서 조수미의 ‘도나 도나’. 아주 신경질적으로 해상도를 추구하는 앰프는 아닌 대신, 음악이 가진 에센스를 잘 파악해서 맛깔나게 요리하는 부분이 돋보인다. 여기서도 조수미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잘 재현되고 있다. 특히, 거북스런 치찰음의 처리가 스무드해서, 듣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미소 짓게 한다. 다양한 기교의 묘사도 뛰어나, 확실히 노이즈의 제거로 얻어지는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의 재현력에 새삼 경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플리트우드 맥의 라이브 버전으로 ‘Dreams’를 듣는다. 밴드의 절정기 녹음으로, 섹시하면서 허스키한 스티비 닉스의 보컬이 정말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어택감이 좋은 킥 드럼에 활기찬 베이스 라인, 기백이 넘치는 백 보컬까지 두루두루 밸런스가 좋은 재생이 이뤄지고 있다. 40년 전에 펼쳐진 공연인데도, 이렇게 생동감 넘친 재현이 이뤄지는 것은 아무튼 기분이 좋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198만원   실효 출력 150W   주파수 응답 10Hz-65kHz(-3dB)   S/N비 94dB 이상(1W) 
채널 분리도 80dB 이상(1kHz)   THD 0.009% 이하   댐핑 팩터 200 이상 
크기(WHD) 43.5×13.3×35.2cm   무게 15.3kg

51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7월호 - 51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