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 X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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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X250.8
  • 김남
  • 승인 2015.05.01 00:00
  • 2015년 5월호 (51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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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어린 미려한 사운드로 음악을 아름답게 하다

결코 포화가 되는 나약함 같은 것은 찾을 수 없으며, 해상력이나 박진감, 과도한 밀도감 같은 것을 표면에 내세우지 않고, 어디까지나 풍만한 자연스러움, 그리고 윤기가 서린 미려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오늘날 오디오의 세계에서 최고의 앰프 엔지니어 한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넬슨 패스가 1위라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허연 백발의 머리와 기다란 수염을 흩날리면서 그는 마치 상업적 성공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패스의 제품 개발 외에도 그를 필요로 하는 세계 각국 제작사의 기술 자문에 흔쾌히 응하고 있는데, 이런 기인은 오디오를 떠나서도 참으로 중요하다. 그의 이름을 생각할 때마다 감동이 이는 이유일 것이다.
그뿐 아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10개 안팎의 특허권자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그런 특허가 들어간 자신의 개발 제품 회로를 일정 부분 공개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러분도 자작으로 만들어서 같이 즐기자는 그런 심정인데, 이런 엔지니어가 또 나타날까 싶다. 국내에서도 그 회로를 그대로 복각한 제품이 상당히 된다.
1991년에 그때까지 운영하던 스레숄드를 나와 패스 연구소를 설립한 그는 가로 세로 비슷한 크기의 정사각형 같은 이 시커먼 알레프 시리즈를 첫 작품으로 발표한다. 그 후 삽시간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다음에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게 한 X 시리즈를 발표하는데, X 시리즈는 슈퍼 시메트리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었는데, 밸런스·언밸런스 신호와 무관하게 노이즈와 왜곡을 최소화한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이 기술은 2개의 커플링된 출력단의 한쪽에서 신호가 증폭되면 다른 쪽은 차동 회로를 작동시켜서 역상으로 증폭, 최종 출력은 노이즈와 왜곡 없는 밸런스 출력의 효과를 얻는 신기술이었다.

알레프 시리즈로 시작한 패스는 지금 모델이 다변화되어 상당히 복잡한데, 여러 시리즈로 구분이 되며, 각 시리즈마다 다시 여러 모델이 있어서 파워 앰프만 해도 20여 기종이 되는 만큼 다소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 하지만 이렇게 다소 혼잡함을 주는 것도 꾸준히 기술 개발을 거듭해 온 그 결과물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파워 앰프는 Xs 시리즈, X 시리즈, XA 시리즈로 대별되어 있다. 그리고 클래스A 기종이 XA 시리즈이며, 클래스AB 기종이 X 시리즈이며, 전원부가 분리되어 있는 플래그십 시리즈가 Xs 시리즈다. 또 X 시리즈와 XA 시리즈는 .5와 .8로 다시 구분이 된다. 본 시청기는 X 시리즈의 .8 모델 중에서 중앙에 위치하는 3번째 모델이며, 기본 기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몇 년 만에 X 시리즈와 XA 시리즈들이 모두 .5에서 .8로 변화했는데, X 시리즈의 변화된 점을 살펴보면, 우선 소출력으로 스피커 선택에 제약이 많은 싱글엔디드 클래스A 방식으로 제작된 알레프 시리즈와는 달리 X 시리즈는 전단은 싱글엔디드 클래스A 전압 증폭이며 뒷단 파워부는 피드백이 없는 고출력 MOSFET으로 구성된 슈퍼 시메트리 회로로 되어 있고, 일정한 상태에서는 클래스A로 동작하지만 일정한 상태를 넘어가면 클래스AB로 바뀌는 방식으로 구동되는 특징이 있다. 그 뒤에 .5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출력석이 MOSFET에서 J-FET로 바뀌는 대단한 변화가 일어났고, 전원 트랜스의 용량도 커지게 된다. 근자에는 다시 디자인을 일신하고 .8 버전으로 출시되었는데, 좀더 나은 소리를 위해 출력 디바이스의 숫자와 전원 용량이 늘어났고, 싱글엔디드 커런트 소스에 대한 양이 차이가 나고, 바이어스를 더 깊게 해 클래스A로 작동하는 영역이 높아졌다.
패스의 제품들은 세계 어느 지역의 오디오 전문지에서도 항상 최상위에 랭크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한다. 따라서 가격은 세다. 그러나 만족도는 높으며, 신뢰할 수 있는 네임 벨류, 그리고 가격대 성능비에서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격이 세다고 해도 여타의 하이엔드 앰프들과의 비교에서는 결코 높지 않다. 우량하다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본 시청기를 동사의 프리앰프 XP-10과 짝지어 KEF의 레퍼런스 1(이번 호 시청기 참조)과 연결했다. CD 플레이어는 CEC의 CD5 모델. X250.8은 출력이 250W나 되는 거창한 파워 앰프이며, A급 출력도 25W나 된다. 이전 .5 버전에 비해 10W가 증가한 수치이다. 이 250W의 출력이 소형기에 다소 벅찬 출력이 아닐까 우려가 있었지만 그것은 기우. 스피커 역시 상당한 고급기이며 감도가 낮기 때문에 울리기가 쉽지 않은 편이지만, 이 앰프 앞에서는 의외일 정도로 궁합이 좋다. 결코 포화가 되는 나약함 같은 것은 찾을 수 없으며, 해상력이나 박진감, 과도한 밀도감 같은 것을 표면에 내세우지 않고, 어디까지나 풍만한 자연스러움, 그리고 윤기가 서린 미려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패스 X 시리즈의 원래 사운드 역시 약간의 달콤한 맛과 깊이와 풍부한 공간감이 장기로 꼽히지만, 이 시청기도 당연히 그러한 범주 안에서 음악을 내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리뷰 시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구동한 후에 음악을 듣지 못한 점이다. 신제품이라 하더라도 대강 30분 정도는 워밍업이 따라야 하고, 그리고 며칠은 계속해서 울려야 매끈한 윤기가 솟아날 수 있는데, 그런 기본 규정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온화한 사운드이면서도 ㅌ과 ㅊ의 구분이 된다든지, 저역 해상도가 굉장해 쉴 새 없이 웅얼거리는 피아노 공진의 압도적인 바닥 스침이 쾌감으로 다가오기도 하며, 고역의 하늘거림, 금관 밴드의 미려한 흥취 같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왜 패스의 이름이 오디오 산업계에서 톱으로 꼽히고 있는지, 왜 지금도 쉬지 않고 기술 개발에 허점을 보이고 있지 않은지, 그러한 증거품으로 이 시청기를 기억할 수 있겠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200만원   구성 클래스AB   실효 출력 250W(8Ω), 500W(4Ω)   게인 26dB 
디스토션 1%   댐핑 팩터 150   크기(WHD) 48×22.8×53.9cm   무게 53.5kg(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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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5월호 - 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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