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 X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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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XP-10
  • 장현태
  • 승인 2015.05.01 00:00
  • 2015년 5월호 (51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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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패스 사운드를 그대로 전하다

재즈곡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연주로 ‘You Look Good to Me’를 선곡한다. 도입부의 콘트라베이스는 과도한 저역 재생이나 불필요한 잔향을 만들어 내지 않고, 긴 호흡을 하듯 느긋하고 깊이 있게 재생되었다. 드럼의 간결함은 사운드적으로 명료함을 더해주고, 각 악기의 표현력에서 군더더기 없는 조밀함이 돋보였다.

하이엔드 앰프 전문 브랜드 중 패스의 입지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만큼 그들만의 강한 개성을 바탕으로 검증된 설계와 안정적인 품질이 겸비되어 있기에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것이다. 패스는 1991년 앰프 설계자로 명성이 있던 넬슨 패스가 창립한 하이엔드 앰프 전문 브랜드이다. 당시 넬슨 패스는 하이파이용 앰프 분야의 3대 장인으로 손꼽혔던 마크 레빈슨, 딘 다고스티노와 함께 가장 뛰어난 앰프 제작자로 알려졌던 인물이다. 패스 이전에 이미 스레숄드의 제품 개발을 주도했던 그는 본격적으로 패스 브랜드를 창립하면서 그의 역량을 맘껏 발휘해 나갔다. 어느새 20년 넘은 세월을 지켜온 브랜드답게 그들의 대표적인 앰프들은 지금도 다시 찾을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잠시 기억을 되새겨 보면 1992년 알레프 0를 시작으로, 1998년 X 시리즈 파워 앰프들이 떠오르고, 2002년 이후 XA 시리즈로 확대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프리앰프의 경우는 현재 레퍼런스 모델인 Xs 시리즈와 보급형의 XP 시리즈가 주력 기종으로 볼 수 있다. 특이하게 패스의 XP 시리즈는 섀시 구성의 수로 모델명이 정의되어 있는데, XP-30은 3개의 섀시 구조, XP-20은 두 개의 섀시 구조, 그리고 XP-10은 한 개의 섀시 구조를 의미한다. 그중에서 이번 리뷰에서 소개하는 XP-10은 XP-20을 효율적으로 함축시킨 모델로, 전원 분리형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라인 회로 구성이다. XP-10의 기본 골격은 상급기인 XP-20을 닮아 있고, 외관은 XP 시리즈 모두 동일하다. XP 시리즈는 라인 전용 프리앰프로 철저히 음질 중심의 설계가 돋보이는데, XP-10는 패스의 프리앰프들 중에서는 보급형에 속하는 제품인 만큼 동사를 찾는 중급 사용자들에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먼저,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자. 견고한 알루미늄 섀시와 대형 볼륨을 중심으로 두께감이 더해져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언뜻 보아도 외관의 무게감이 전체 사운드의 이미지를 반영해 주는 듯한 안정감과 믿음직스런 자태이다. 중앙 디스플레이에는 시스템 볼륨 게인이 표시되는데, 독특하게도 L 채널과 R 채널 볼륨값 정보로 각각 표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표출의 개념보다는 의도적으로 내부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통해 통제되는 전자 볼륨으로 처리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총 83스텝에서 1dB 단위로 정확한 조정이 가능한데, -73dB부터 +10dB까지의 범위를 가진다.
내부 메인 기판에는 클래스A 방식의 증폭 모듈이 장착되어 있다. 꼭 필요한 부품들만을 배치한 간결한 회로 구성으로 간결함 그 자체다. 패스가 추구하는 간결한 회로 이념을 통해 110dB의 S/N비를 실현, 정숙함이 돋보이며, 재생주파수 범위는 2Hz에서 60kHz까지를 지원한다. 특이하게 전원 스위치가 없는 타입이다. 이는 안정적인 시스템 워밍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증폭 회로에 전원이 공급되기 위함인데, 소모 전력도 10W이기에 큰 무리는 없다. 그리고 오랜 경험이 반영되어 필요한 입·출력 단자만을 선별하고 있는데, 라인 입력은 밸런스 2계통과 언밸런스 3계통, 라인 출력은 밸런스와 언밸런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먼저 보컬 곡으로 시작한다. 안토니오 포르시오네의 기타와 사비나 슈바의 목소리로 ‘Take Five’를 들어 본다. 좌우 보컬과 기타의 역할을 분명히 전달해 주고 있으며, 두 사람의 거리는 넓은 스테이지를 만들기보다는 작은 공간의 사운드로 재생되어 들린다. 음원이 철저히 스튜디오 녹음임을 알게 만드는 정확한 잔향의 표현력이 돋보였다.
말러 교향곡 1번 4악장을 엘리아후 인발이 지휘하는 체코 필하모닉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대편성의 사운드를 단번에 쏟아내기보다는 무대 깊이를 강조하며 완급 조절과 악기 위치의 표현에 힘을 기울인다. 반응은 다소 느린 편이지만 순간적인 응집력은 뛰어나 곡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주기도 한다. 재즈곡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연주로 ‘You Look Good to Me’를 선곡한다. 도입부의 콘트라베이스는 과도한 저역 재생이나 불필요한 잔향을 만들어 내지 않고, 긴 호흡을 하듯 느긋하고 깊이 있게 재생되었다. 드럼의 간결함은 사운드적으로 명료함을 더해주고, 각 악기의 표현력에서 군더더기 없는 조밀함이 돋보였다.
전체적인 사운드를 정리해보자. 넓은 스테이지나 대역의 풍성함을 제공하기보다는 뛰어난 완급 조절을 강조하는 사운드이다. 또한 과하지 않은 디테일과 명료함을 더해주는 성향이다. 특히 프리앰프로서의 지나친 색깔을 강조하기보다는 소스기기의 성향과 파워 앰프의 사운드를 잘 반영해주는 장점이 돋보이는데, 이는 레퍼런스 프리앰프의 성격이라 하겠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처럼 패스의 제품에는 정감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오랜 세월 변함없는 사운드 철학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마무리 해보면 XP-10의 가장 큰 매력은 소스기기의 성향을 잘 반영해 주는 스타일이라는 것. 여기에 패스 프리앰프 특유의 개성까지 가미되는 것이다. 그만큼 자기 역할과 몫이 어떤 것인지를 재치 있게 잘 보여주는, 패스의 전형적인 프리앰프 스타일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640만원   주파수 응답 2Hz-60kHz(-3dB)   입력 임피던스 48KΩ(RCA), 96KΩ(XLR) 
출력 임피던스 150Ω(RCA), 1KΩ(XLR)   크로스토크 -90dB  S/N비 -110dB 이하 
볼륨 스텝 83   크기(WHD) 43.1×10.1×30.4cm   무게 3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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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5월호 - 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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