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ido Hi-Fi P-50·M-50
상태바
Libido Hi-Fi P-50·M-5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4.01 00:00
  • 2015년 4월호 (513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비도가 전하는 완전을 향한 오랜 집념의 산물

일단 바이올린의 음이 너무나 맑고 또 신비하다. 그 존재감이 각별해 그냥 넋을 빼놓을 정도다. 그 배후에 첼로가 존재하는데,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화답하는 부분이 멋지다. 이런 영혼의 울림을 표현하는 연주에 무슨 잔재주가 필요할까? 리비도의 정공법은 그런 면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리비도의 제품을 만났다. 햇수로 치면 10년도 더 되는 것 같다. 그 사이 내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리비도만큼은 여전하다. 그것은 완전한 앰프를 향한 제작자의 집념이다. 이번 분리형은 그 강력한 열의와 고민이 반영된 제품으로, 특히 여러 신기술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이 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본 기가 실은 상당한 대출력 파워를 전제로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연찮게 컴퓨터의 하드가 고장 나면서 오랜 기간 구상해온 설계가 날아가 버렸다. 한데 그게 오히려 발상의 전환을 이룩하게 되었다. 한국의 일반 가정 환경을 생각할 때 대체 몇 백, 몇 천 W의 출력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오히려 우리 실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3년여의 시간이 더 소비된 것은, 양질의 트랜지스터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제작자로서는 도저히 현재 통용되는 IC를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순수한 오디오 그레이드의 TR을 찾다보니 이렇게 완성이 늦어진 것이다. 또 하루 종일 켜놔도 형광등 두 개 정도의 전기료밖에 나오지 않는 제품을 구상하다보니 이래저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선 P-50이라 명명된 프리를 보자. 최대의 목표는 당연히 원음의 재생인데, 일체의 착색을 불허하다보니 순수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 디지털 볼륨이니 디지털 실렉터 등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요즘 보기 드문 순 아날로그 방식인 것이다. 게다가 음성 신호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내구성도 높이기 위해 PCB 자체를 금도금 처리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또 비록 TR 방식이지만, 마치 양질의 진공관 앰프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입력단의 성격도 좀 달라서, 풍부한 정보량과 폭넓은 다이내믹스를 들으려면 XLR, 싱글 앰프같은 단아하면서 깔끔한 사운드를 들으려면 RCA을 선택하면 된다. 단 출력은 XLR만 제공되는데, 만일 RCA 겸용일 경우 선택 스위치의 노화에 따른 음질 열화를 피하기 위함이다. 한 번 사두면 100년은 문제없이 쓰도록 설계한 것이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파워 앰프 M-50은, 스테레오로 8Ω에 110W, 브리지 모드로 250W를 각각 낸다. 브리지 모드의 경우 미리 주문해야 하며, 제작자는 되도록 스테레오를 쓰라고 권하고 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듀얼 모노럴 전원부의 설계다. 또 전체 회로를 다섯 장의 PCB로 마무리하고, 그 각각은 금도금 처리된 단자로 연결을 했다. 사용자의 실수로 인한 데미지를 피하기 위해 채널당 세 단의 보호 회로를 탑재한 점도 눈에 띈다.

아주 흥미로운 것은 3단 달링턴 가상 A클래스라는 출력 방식이다. 쉽게 말해 20W급 소형 드라이브 TR과 200W급 대형 드라이브 TR을 결합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 분기점은 2W로, 소음량 시에는 소형 드라이브가 움직이고, 그 이상은 대형이 담당하는 것이다. 단, 소형이 구동될 때엔 대형 TR 쪽이 전류만 공급해서 작은 음량에서도 충분한 저역 특성과 빠른 중·고역의 스피드를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 소개할 기술이 너무 많아 지면이 모자랄 정도인데,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제안이 이뤄지고 있다. 사실 그간 우리 산업계가 너무 아날로그 기술자들을 홀대하는 바람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자동차의 급발진 사고나 도시의 대규모 정전 사태, 원전의 이유 없는 고장 등이 바로 아날로그 전원 회로의 기술력 부족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례에 없은 아날로그 방식의 기술을 추구한 본 기의 존재는 매우 귀중하다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펜오디오의 레벨 3, CDP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M6SCD가 각각 동원되었다.
첫 곡으로 들은 주얼의 ‘Deep River’. 일단 일체 착색이 없는 음이 다가온다. 명징하면서 또렷한 기타 반주나 약간 코맹맹이가 가미된 주얼의 매력 등이 가감 없이 나온다. 그렇다고 심심한 음은 아니다. 오히려 소스의 뉘앙스가 풍부하게 드러나, 듣는 재미가 좋다. 해상도, 다이내믹스 등을 고려하면 하이엔드 성향의 고품위한 음이라 알게 된다.
치프리아니가 연주하는 비발디의 바이올린 소나타 C단조. 일단 바이올린의 음이 너무나 맑고 또 신비하다. 그 존재감이 각별해 그냥 넋을 빼놓을 정도다. 그 배후에 첼로가 존재하는데,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화답하는 부분이 멋지다. 이런 영혼의 울림을 표현하는 연주에 무슨 잔재주가 필요할까? 리비도의 정공법은 그런 면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모스크바 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러시아 민속 음악 ‘Rush Light’.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이 일목요연하고, 장중하게 펼쳐지는 스케일은 그냥 압도되게 만든다. 이 사이즈의 스피커에서 얻기 힘든 무게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곡에 깃든 슬라브족 특유의 애잔한 느낌은, 조용히 심금을 울린다. 제작자의 오랜 집념이 이런 재생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제조원 리비도하이파이 (02)711-7349

가격 340만원   입력 RCA×3, XLR×1   출력 XLR×1 
입력 임피던스 220KΩ(RCA), 10KΩ(XLR)   입력 감도 150mV(RCA), 1V(XLR) 
출력 게인 960mV(RCA), 3V(XLR)   출력 임피던스 20Ω 
재생 주파수 대역 20Hz-50kHz(±0.1dB)   크기(WHD) 33×8.8×30cm   무게 5.5kg


 

가격 360만원   출력 방식 가상 A급 역상 바이어스 3단 달링턴 
실효 출력 110W(8Ω), 250W(브리지 모드, 8Ω)   재생 주파수 대역 10Hz-40kHz(±1dB)
입력 XLR×1   입력 임피던스 40KΩ   입력 감도 1.2V   전원부 용량 600VA 
크기(WHD) 33×10.5×37cm   무게 12kg

513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4월호 - 513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