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음반에 수록된 음악 신호는 수많은 변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기 때문에, 이를 취급하는 기기에 따라서 커다란 차이가 난다. 테너의 포노 앰프는 이제까지 들을 수 없었던 최고 수준의 아날로그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 업체 중에는 제품의 개발 목표가 오직 남다른 음의 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듯한 회사가 있다. 수익성이나 능률은 아예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최고의 음의 세계를 구현하기 위하여 매진하는 회사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꽤 많은 애호가들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 중의 하나가 바로 테너이다. 대단히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많은 뮤지션들의 장비를 제작해 왔던 동사의 기술진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제품의 수는 많지 않지만, 하나하나의 제품은 각각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기기들 중 핵심의 제품만을 가지고 있는 동사의 제품군들은 하나같이 아날로그 지향적이다. 모든 컴포넌트의 증폭 소자에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고, 음악 신호를 재생하기 위한 기기로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고품위 대용량의 전원 회로를 가진다. 더구나 대단히 손이 많이 가는 방법으로 제품이 만들어져 있어 하나하나의 제품을 보고 있자면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나오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라인 전용 프리앰프의 위용은 이미 수차례의 리뷰를 통하여 소개하였지만 아날로그 음반의 재생을 위한 포노 앰프의 등장은 출시하기로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기어 발표되었다. 발표된 제품이 우리 앞에 등장하기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지나서 이제야 등장하게된 것인데, 워낙에 소규모의 조직에서 하나하나의 제품을 일일이 숙련된 고도의 기술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다 보니 적체된 주문량을 소진하기까지 많은 세월이 흘렀던 것이었다. 어쨌든 드디어 우리 앞에 테너의 포노 앰프가 등장하였다.
제품의 위용은 역시 테너답게 상당한 것이었다. 아날로그 음반의 소리 골을 따라가는 바늘의 진동에서 발전되는 미세한 전류를 프리앰프에서 증폭하기 위해서는 천배 가까이의 증폭이 이루어져야 한다. 게다가 음반의 소리 골의 밀도를 높여 재생 시간을 늘리기 위하여 음반을 커팅할 때 바늘의 진폭이 큰 저음역의 소리는 억제하고 고음역의 소리만을 강조하여 수록해 놓았기 때문에 재생할 경우에는 이와는 반대로 고음역을 억제하고 저음역 신호를 크게 증폭해 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는 음반 회사마다 제각기 다른 커브를 따라서 음을 변조하였기 때문에 정확한 원음의 재생을 위해서는 다른 커브에 대항하는 재생 회로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것이 나중에는 미국의 방송장비 제조협회의 표준과 유럽전자기구 표준으로 규격화되었다. 대부분의 LP 음반은 녹음된 마스터 음원을 이 표준화된 커브에 따라 변화시켜 소리 골에 수록하게 되는데, 아무리 표준화되었다고 할지라도 음반 회사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포노 앰프에서는 설계자의 감성에 따라서 앰프를 통과하여 나오는 음의 표정이 천차만별로 변화되는 것이다.
음반의 소리 골을 따라 물리적인 진동을 전기 신호로 변환시켜 주는 장치를 우리는 포노 카트리지라고 하는데, 발전 방식에 따라서 출력 전압의 차이가 크고, 앰프에 흐르는 기본 전압과 비교하여 수백 배에서 수천 배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포노 앰프의 입력단은 이러한 다양함을 수용하기 위한 대비를 해야 한다. 이 부분에 상당히 많은 물량이 투입되어야 하고 음을 결정짓게 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무척 많은 공을 들여야 하지만, 대부분은 제공되는 회로의 일부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대의 제품에서는 소수의 부품을 사용하여 전기적인 균형만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 하지만 테너의 포노 앰프에서는 가능한 많은 종류의 음반을 완벽하게 재생하기 위한 대책으로 많은 공을 입력단에 기울여놓고 있다. 낮은 출력 전압을 가지고 있는 MC 카트리지를 위해서 3중으로 차단된 승압 트랜스에서부터 카트리지에 따라 달라지는 부하 임피던스와 내부 저항의 최적치를 맞출 수 있도록 해주는 조정 회로를 비롯, 진공관 소자와 솔리드스테이트 소자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증폭 회로 등을 갖추고 있다. 결국 현대의 오디오파일들이 요구하는 아날로그 음반의 재생에 가장 완벽하게 대응하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재생을 위한 장치로는 클리어 오디오의 스테이트먼트 턴테이블과 마이소닉의 시그너처 골드가 준비되었다. 후방의 앰프는 물론 테너의 라인 1·파워 1 프리앰프와 350M HP 파워 앰프, 그리고 스피커 시스템에 카르마의 그랜드 익스큐짓이 연결되었다. 처음의 음반은 짐 리브스의 히트곡집. 그의 사후에 발매된 음반으로 ‘He'll Have to Go’가 수록되어 있어 처음 오디오를 시작하였던 1970년대 초반에 귀가 닳도록 들었던 곡이다. 하지만 이번의 시청에서는 전혀 다른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배경에 깔리는 잡음도 전혀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정숙하였고, 짐 리브스의 낮고 풍성한 음의 울림은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이어 연주한 페리코모의 목소리도 아주 젊고 생기 있는 목소리로 울려나왔다. 피에리노 감바가 지휘하는 로시니의 서곡집의 연주에서도 오래된 음반에서의 울림이라기에는 음의 생동감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울려나왔고, 연주의 매력은 현대의 연주자들이 따라 하기 힘든 풍성함을 가지고 있었다.
아날로그 음반에 수록된 음악 신호는 수많은 변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기 때문에, 이를 취급하는 기기에 따라서 커다란 차이가 난다. 테너의 포노 앰프는 이제까지 들을 수 없었던 최고 수준의 아날로그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입원 시스본 (02)413-8720
가격 5,000만원 주파수 대역 1Hz-1MHz 주파수 응답 1Hz-100kHz S/N비 -87dB 이하
크로스토크 -90dB 이하 게인 55dB-75dB 출력 전압 2V, 25V(최대) 출력 임피던스 10Ω
크기(WHD) 49.5×24.1×49.5cm 무게 41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