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Fidelity M6 500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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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al Fidelity M6 500i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1.01 00:00
  • 2015년 1월호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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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W의 인티, 뮤지컬 피델리티의 놀라운 변신!

첫 곡으로 들은 로스트로포비치의 아르페지오 소나타 2악장. 아날로그 전성기 녹음의 미덕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미세한 기척이나 지판을 짚는 손길 등이 자연스럽게 포착되고, 두툼하면서 매혹적인 첼로의 음색은 귀를 즐겁게 한다. 빠르게 패시지하거나, 느긋하게 긁거나 하는 여러 움직임이 마치 노래하듯 스토리텔링을 갖고 다가온다.

참 오랜만에 뮤지컬 피델리티의 신작을 만난다. 개인적으로 오디오에 관심을 두던 20대 시절, 참 여러 제품을 바꿔가며 쓰던 기억이 있어서, 이렇게 만나게 되면 옛 연인을 만난 듯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 당시 나는 일본에서 나온 <스윙 저널>을 매달 구독했었다. 재즈에 관한 뉴스도 그렇지만, 오디오에 관한 기사도 무척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뮤지컬 피델리티에선 전원부 분리형의 인티앰프를 내놓는 바, 순 A클래스로 50W를 내는 그 앰프가 그 주인공이었다. 정말 멋진 마무리에 심플한 포름으로, 실제로 일본에 가서 실물을 보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국내엔 소개가 되지 않아 연을 맺지 못하고 말았는데, 지금도 그 음이 궁금하다.
A1, B1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인티앰프를 만든 뮤지컬 피델리티의 역사는 여기서도 전혀 퇴색하지 않았으니, 본기를 보면 더 진화하고, 스펙이 좋아진 모델임을 알 수 있다. 아마 본기를 계기로 뮤지컬 피델리티에 대한 관심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앞에 커다란 볼륨 노브 하나가 배치된 가운데, 그 밑으로 실렉터며 기능 등을 담당하는 작은 버튼이 일렬로 늘어선 본기의 외관은 심플하면서도 대담하다. 아마 오랫동안 사용해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일 것이다.
본기는 단순한 인티앰프로 생각하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비록 분리형은 아니지만, 어느 분리형 못지않은 내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혹 기회가 되면 본기를 한 번 들어보길 바란다. 어지간한 장사도 쉽게 들기 힘들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28kg이나 나가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눈치 빠른 독자라면, 아하, 듀얼 모노 방식이구나, 생각할 것이다. 그러자면 트랜스포머나 파워 서플라이쪽에 상당한 물량 투입이 이뤄졌을 터이고, 바로 그 때문에 이렇게 무거울 것이다, 단정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추측은 오로지 반만 맞는다. 듀얼 모노이긴 하지만, 그 내용이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정확히 설명하면, 본 기엔 무려 네 개의 파워단이 들어간다. 그 두 개가 각각 브리지 모드로 연결되어 하나의 채널을 이룬다. 이런 방식이라면, 출력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메리트를 갖는다. 그러므로 이 작은 몸체에서 무려 8Ω에 500W라는 출력이 가능한 것이다. 500W, 그것도 스위칭 전원이 아닌 본격파 구성으로? 맞다. 그러니 어지간한 말썽쟁이 스피커들은 대부분 커버할 수 있다고 봐도 좋다. 이 부분에서 확실히 세간의 선입견을 뛰어넘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전통이 발휘된 것 같아 가벼운 미소가 나온다.

한편 프리앰프부에도, 그것도 제일 중요한 볼륨단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레이저로 정밀 가공한 전자식 어테뉴에이터가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어떤 볼륨에서도 사운드 스테이지가 무너지지 않는 효과를 거둔다. 오디오에서 특히 음장감에 신경 쓰는 분들이라면, 본기에서 상당한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풍부한 입출력단도 마음에 든다. 무려 4개의 RCA에 1개의 XLR 입력이 가능한 가운데, 프리 아웃단도 있고, 테이프 아웃도 있다. 요즘 테이프 아웃으로 녹음하는 일이 드물기는 하지만, 아직도 유럽 쪽에선 이런 기능이 유용한 모양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만나는 뮤지컬 피델리티인데다가, 엄청난 대출력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첫 곡으로 들은 로스트로포비치의 아르페지오 소나타 2악장. 아날로그 전성기 녹음의 미덕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미세한 기척이나 지판을 짚는 손길 등이 자연스럽게 포착되고, 두툼하면서 매혹적인 첼로의 음색은 귀를 즐겁게 한다. 빠르게 패시지하거나, 느긋하게 긁거나 하는 여러 움직임이 마치 노래하듯 스토리텔링을 갖고 다가온다. 여기선 그저 소파에 몸을 파묻고 즐기면 된다.
조수미가 부른 ‘도나, 도나’는, 곡 자체의 소담스런 풍경이 아름답게 표현된다. 일체의 화장기가 없는 맨 얼굴로, 기교나 힘을 억제한 채 오로지 곡 자체의 맛을 내는 쪽으로 나온다.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듯한 여유로움이다. 더블 베이스의 존재도 잘 살아 있고, 나일론 줄의 어쿠스틱 기타의 질감도 좋다. 클라리넷의 환상적인 솔로가 더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된다.
아마드 자말의 ‘The Awakening’은 전형적인 피아노 트리오 트랙. 그러나 현란한 프레이징보다는 쉬엄쉬엄 느긋하게 전개된다. 그 중간 중간의 포즈(Pause)가 오히려 곡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 정지와 연속의 조화가 절묘하다. 따스한 질감의 피아노는 특히 유려하게 공간을 감싸고 있다. 베이스에도 큰 불만이 없다. 역시 뮤지컬 피델리티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700만원  실효 출력 500W(8Ω)  주파수 응답 10Hz-20kHz(+0, -0.1dB)  댐핑 팩터 250 이상 
THD+N 0.01% 이하  S/N비 100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38KΩ  크기(WHD) 44×16×46cm 
무게 28kg

51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1월호 -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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