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s Acoustics 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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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s Acoustics Eva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1.01 00:00
  • 2015년 1월호 (51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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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고 깔보지 마라! 데이비스 어쿠스틱스의 역량을 보라

지난 해, 참 여러 개의 오디오 쇼를 참관했다. CES나 뮌헨과 같은 대규모 행사는 물론이고, 뉴 포트, 덴버, 홍콩, 광저우 등 작은 쇼도 골고루 관람했다. 이렇게 몇 개의 쇼를 보는 사이 1년이 다 지난 느낌이다. 그런데 이런 작은 쇼를 다니다보면, 가끔 ‘어, 이 제품 괜찮다’, 싶은 게 나타난다. 이번에 만난 데이비스 어쿠스틱스도 그중 하나다.
이 회사의 국적은 프랑스다. 프랑스 하면 오디오 쪽에 명문가가 비교적 적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데이비스만 해도 1986년에 창업했고, 이제는 창업자의 아들이 경영하는 체제이므로, 거의 30년에 가까운 긴 역사를 자랑한다.
여기서 창업자인 미셀 비상으로 말하면, 1970년대에 여러 스피커 회사에서 일하면서 실력을 쌓은 분이다. 그러다 뜻한 바가 있어서 86년에 독립했는데, 처음 제조한 것은 드라이버다. 최초로 내놓은 것은 13KLV5A라는 모델로, 케블라 소재를 진동판으로 사용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을 받자 이후 애호가들을 위한 DIY용 스피커도 내놨는데, 그중 MV7은 지금까지도 제조된다고 한다.
그 후 카 오디오를 위한 스피커도 납품하다가, 1993년에 와서 정식으로 완제품인 크립톤(Krypton)을 내놔서 본격 메이커로 발돋움했다. 최근 2011년에 풀레인지 유닛인 20DE8을 발표했는데, 외지의 높은 평을 봐서, 우리에게도 한 번 소개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제대로 된 풀레인지가 적은 요즘, 꽤 인기를 끌 것 같다.
아무튼 드라이버 제조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영역을 넓힌 이 회사는 현재 스피커에 들어가는 코일이며 마그넷, 캐비닛, 스피커 콘지 등을 모두 자체 생산한다. OEM도 활발하게 해서 몇몇 스피커 회사와 카 오디오 메이커가 단골인 모양이다. 그야말로, 소리 소문 없는 강자인 셈이다.

이번에 만난 에바라는 모델은, 처음 보면 놀랄 정도로 작다. 이 작은 몸체에 무슨 음이 나올까 싶지만, 의외로 당차고, 내용이 좋은 소리가 나와 과연 이 회사의 내공이 대단하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본기의 높이는 겨우 28cm이고, 폭도 18cm에 불과하다. 무게는 고작 3kg. 그냥 두꺼운 영한사전만하다고 보면 될 정도다. 그러나 이 작은 스피커 세계에도 몇몇 강자가 존재하는 바, 전설적인 3/5a 시리즈가 그렇고, 본기도 빼놓을 수 없다. 담당 대역은 55Hz~20kHz로 비교적 광대역이며, 입력 감도는 88dB에 이른다. 70Hz 언저리에 그치는 경쟁 모델들을 볼 때 이 부분은 상당한 강점이다.
사용 유닛을 보면 25mm 구경의 소프트 돔에 130mm 구경의 미드·베이스인데, 여기서 재질은 파이버글라스라고 한다. 3.5kHz 부근에서 커팅한 만큼, 실질적으로 이 미드·베이스 유닛이 음성 신호 대부분을 커버하는, 일종의 풀레인지에 근접한 형태다. 이런 작은 2웨이 구성이라면, 거의 교과서적인 접근이라 일단 믿음이 간다. 단, 매칭 앰프의 경우 대략 80W의 출력을 요구하는 만큼, 어느 정도 힘 있는 앰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결코 작다고 깔보지 말란 뜻이다.

한편 에바 시리즈는 센터와 서브우퍼도 아울러 갖추고 있어서, 일종의 홈시어터용으로도 괜찮다. 특히 작은 공간에서 멀티채널을 구현하고자 하는 경우, 스피커의 사이즈는 물론이고, 그 퀄러티도 고려해야 하는 바, 그 점에서 에바 시리즈가 갖는 강점이 분명히 있다. 시청을 위해 앰프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M6 500i를 동원했고, CD 플레이어는 럭스만의 D-08u.
첫 곡으로 얀센이 연주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원곡이 가지는 약간 스산한 느낌이 잘 살아있고, 빠르면서 명징한 바이올린의 존재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길게 활을 그을 때의 깊이 있는 음향은 무척 인상적이다. 여기에 적절한 사이즈로 백업하는 오케스트라의 존재도 괜찮다. 팀파니나 더블 베이스가 비교적 명료하게 나온다. 기본기가 튼실한 제품이라 하겠다.
이어서 정명훈 지휘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중 행진을 듣는다. 스피커 사이 안쪽에서 서서히 등장하는 큰 북의 존재나 휙휙 공간을 긋는 바이올린의 음향, 다양한 관악기의 표출 등, 기본적인 정보량이 괜찮다. 우려했던 저역도 그리 허한 편은 아니다. 시청 공간을 좀더 줄여서, 이를테면 컴퓨터 모니터 양쪽이라고 하면 말이 된다. 별다른 서브우퍼는 필요없을 듯싶다.
마지막으로 멜로디 가르도의 ‘Worrisome Heart’. 다소 복잡한 편성을 배경으로 차분하게 다가오는 그녀의 존재가 매력적이다. 결코 샤우트하거나 고역을 내지르지 않아도 충분히 그 감성이 전달된다. 오르간, 피아노, 드럼, 베이스 등 복잡한 편성도 비교적 일목요연하게 분해하고, 그 앞에 가르도가 꼿꼿이 서 있다. 소형 스피커만이 낼 수 있는 정교한 음장은 본기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하겠다.

수입원 에이프릴 뮤직 (02)3446-5561
가격 38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0kHz  임피던스 4-8Ω  출력음압레벨 88dB  크기(WHD) 18×28×20cm 
무게 3kg

51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1월호 -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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