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oon Products
상태바
Bakoon Products
  • 월간오디오
  • 승인 2015.01.01 00:00
  • 2015년 1월호 (51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쿤 프로덕츠의 수장, 아키라 나가이 씨를 만나다 Part.2

한음전자(이하 한음)  살고 계시는 구마모토는 일본의 최남단인데 서울에 오셔서 춥지는 않으신지요?
Akira Nagai(이하 Akira)  괜찮습니다. 2년 전 이맘때 고 니쇼지상(한국에 바쿤을 소개해 오셨던 분)의 장례식에 왔을 때는 매우 추운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올 때 히트택을 준비해 왔는데 입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21SOUND(이하 21)  일본에서의 바쿤의 앰프는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는지요?
Akira  일본의 오디오 숍에서는 바쿤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격에 비하여 너무 좋은 소리이기 때문에 판매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변의 고가의 앰프와 소리를 비교하면 너무 싸기 때문에 다른 앰프 판매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나중에 중고 매입을 한 후에 다시 판매할 때도 너무 싸기 때문에 숍 운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합니다. 한국과 호주가 우리의 가장 큰 고객입니다. 그렇지만 한 번 구입한 고객들은 꾸준히 바쿤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에 한 오디오 잡지에서 유명 평론가가 리뷰를 쓰고 ‘올해의 제품’으로 바쿤을 선정한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그 잡지의 편집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요청도 없는 상태에서 리뷰를 쓴 것은 바쿤이 처음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당시 평론가는 마크 레빈슨, 와디아와 비교하여 글을 썼는데 대단한 호평을 해 주었습니다.
 
한음  그 제품이 어떤 제품인가요?
Akira  DAC-2000-SP입니다. 지금은 USB 시대에 맞추어서 DAC-9730으로 대체되었습니다.
한음  그 제품은 저희 숍에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역사적인 제품을 갖고 있다는 것이 행운입니다.

21  우리가 고객들에게 바쿤을 소개할 때 어떤 점을 어필하면 좋을까요?
Akira  바쿤의 최대의 화두는 정밀도입니다. 좋은 소리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정밀도가 올라가면 정보량이 증가합니다. 바쿤의 앰프는 정밀도가 높기 때문에 정보량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소리가 나옵니다. 다른 앰프는 사람이 듣지 못하는 영역의 소리는 왜곡이 되어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들이 듣지 못하고 도망을 가버리지만 바쿤의 소리는 사람이 듣지 못하는 영역까지도 있는 그대로 재생을 하기 때문에 반려동물들도 좋아하는 소리입니다. 바쿤의 고객들 중에는 여자 고객들이 많은 편입니다. 불면증에 걸려 있는 여성 고객이 바쿤의 소리를 듣고 편안하게 잘 수가 있어서 잠을 잘 때 바쿤으로 음악을 듣는다고 합니다. 진하고 자극적인 소리는 오래 듣기가 힘들지만 자연의 소리는 오래 들어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일본의 오디오 페어에 와서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것은 난생 처음이라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요즘의 일본은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일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음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좋은 음질로 제대로 된 녹음을 해도 좋은 시스템으로 들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판매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 좋겠습니다.
 
한음  바쿤의 고객들이 어떤 시스템을 갖고 있는지 사진을 보내 주시면 영업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kira  바쿤은 병원 환자들의 치유용 앰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 시간에 20만엔 하는 음악 치료실에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종교용 시스템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흥 종교에서 세뇌를 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을 싫어합니다. 스튜디오 엔지니어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철야 작업을 해서 피곤한 상태에서는 바쿤의 음악이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동경의 대형 병원에 치유에 좋은 소리(음악이 아닌)를 내주는 앰프로 설치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1  향후의 전개 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Akira  회로 설계의 정밀도를 계속 높여 왔습니다. 정밀도를 어느 수준까지 높이게 되면 그 이상으로 올리는 것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매우 많이 필요한 시점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렇지만 고객들에게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음  바쿤은 8년 전에 헤드폰 앰프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고객 중에 새벽에 음악을 듣는 분이 계시는데 가족들이 잠을 잘 시간이기 때문에 헤드폰을 많이 듣는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 고객이 놀라운 것을 보여 주겠다고 초청을 해서 가보니 바쿤의 HDA-5210이라는 헤드폰 앰프를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소장하고 있는 고가의 2,800만원짜리 헤드폰 앰프보다 바쿤의 HDA-5210이 더 좋은 것이 참 신기하다고 들려주었습니다. 제 귀에도 HDA-5210의 소리가 좋아서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바쿤을 숍에서 취급하고 싶었는데 환뮤직에서 독점 판매를 하여서 안 되었습니다. 일본제 앰프는 또 다른 경험이 있는데 47LAB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크기를 보면 딱 7511 정도인데 그 당시 800만원이었습니다. 47LAB에서는 카트리지도 만들었습니다. 가격이 3000만원이나 되었지요. 소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크기가 작아서 존재감이 없어서인지 아쉽게도 수입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본제 앰프가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다른 나라의 오디오에 비하여 이윤 폭이 매우 타이트하기 때문에 수입원들이 취급하는 것을 꺼리는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21  10여 년 전에 바쿤의 앰프를 처음 접했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음악성이 좋아서 바쿤을 늘 곁에 두고 있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일본제라는 핸디캡과 사이즈, 디자인 때문에 성공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소리가 좋기 때문에 바쿤의 판매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Akira  감사합니다. 정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한음  바쿤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앰프는 SCA-7511 MK3입니다. 이 앰프는 스피커도 잘 구동하지만 헤드폰 앰프 기능도 좋아서 유행에도 맞고 가볍게 음악을 즐기기에 이만한 앰프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앰프도 그리 저렴한 앰프는 아닙니다. 더 많은 수량을 판매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바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는데, 더 저렴한 앰프에 대한 계획은 없으신지요.
Akira  오디오는 예술품이 아닌 음악을 재생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산품 가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작 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반 공산품보다 비쌉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제작 비용 상승으로 매년 공급 가격을 인상해 오고 있습니다.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제품의 개선과 신제품 개발이 지속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엔트리 모델인 7511은 가격이 올라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엔트리 모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한음  현재 가장 비싼 앰프는 SHP-5516M입니다. 그런데 저의 고객들은 그 앰프도 비싼 것이 아닙니다. 고객들께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보다 비싼 앰프가 없다 보니 바꾸고 싶어도 바꾸어 드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더 비싼 하이엔드 앰프를 만들 수 있습니까?
Akira  가장 비싼 앰프는 10여 년 전에 만든 10W(100W가 아니라)짜리 AMP-5501입니다. 모노 앰프인데 그 당시에 두 덩어리가 1천만엔이었습니다. 프랑스 고객에게 보냈는데 무게가 한 쪽당 96kg이나 되어 모두 분리해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더 이상 20kg 이상 되는 앰프는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비싼 앰프는 현행 플래그십 파워 앰프인 SHP-5516M의 전원부 분리형인 시그너처 모델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올 혼 스피커 시스템에 SHP-5516M-S 파워 앰프 12대를 멀티 앰핑하는 고객이 있습니다. 20대 이상의 판매 수량이 예상된다면 신제품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21  바쿤을 취급하면서 어려운 점은 볼륨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입니다. 어테뉴에이터는 돌릴 때 잡음이 날 때가 있습니다. PRE-7610 MK3 프리앰프의 경우 기본 볼륨 사양은 타사의 고출력 파워 앰프와 연결했을 때 볼륨을 최소로 낮추어도 소리가 작게 새어 나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테뉴에이터로 교체하니 그런 현상이 없어졌습니다만 그런 부분들을 고객들에게 이해시키기가 어렵습니다.
Akira  그런 불만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볼륨과 게인은 개념이 다릅니다. 바쿤의 경우는 게인입니다. 기본형 볼륨을 장착한 프리앰프는 최저로 낮추어도 임피던스가 0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게인이 달려 있는 바쿤의 파워 앰프와 연결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타사의 고출력 파워 앰프와 물리면 소리가 새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어테뉴에이터는 스위치 방식이기 때문에 최저에서는 0에 근접한 수치가 되어서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한음  좋은 소리를 듣고 싶은데 돈이 부족한 고객들이 있습니다. 예전 어떤 분께서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소리를 듣고 싶다고 하셔서 스피커 내부 배선을 카다스, 실텍, 문도르프 등의 배선재로 모두 바꾸어 준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 SCA-7511 MK3의 단자를 모두 WBT로 바꾸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앰프 가격보다 단자 가격이 더 비싸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7511이 되었지요. 일종의 고객 맞춤형 앰프를 만들어 드린 것입니다. 좋은 부품과 좋은 음질의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kira  제가 앰프를 만들던 초기에는 지금보다 훨씬 비싼 부품들을 투입했습니다. 최초에 만든 앰프는 부품이 50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만 지금 SCA-7511 MK3의 경우 300개가 넘습니다. 회로의 부족함을 비싼 부품으로 보완을 했던 셈입니다. 회로가 단순하면 부품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만 회로를 제대로 설계하면 부품의 편차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정밀도가 나옵니다. 값이 비싼 고급 부품들은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소리가 달라지지만 더 정밀해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예전 어떤 고객이 대리점에서 비싼 부품과 배선재로 바꾼 것을 구입했는데 소리가 이상하다고 문의가 와서 원래 있던 부품과 배선재로 원상 복구를 해서 돌려보냈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고객이 이렇게 정보량이 많았었느냐고 놀랐습니다. 평범한 부품과 선재를 사용하고도 높은 정밀도가 나오도록 회로 설계 단계에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음  너무 딱딱한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 오셨으니 혹시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신지요. 쇠고기, 복어, 만두집 등을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것이 드시고 싶으신지요?
Akira  다 먹어 보았지만 만두전골을 안 먹어 봤습니다.

한음  그럼 만두집도 한 번 모시겠습니다. 제가 모시고 싶은 쇠고기 집이 있는데 굉장히 잘하는 곳입니다. 숯불에 굽지 않고도 그렇게 잘 하는 집은 드뭅니다. 전라도식 밑반찬이 나오고 보리굴비, 홍어도 나옵니다. 혹시 삭힌 홍어는 드셔 보셨는지요?
Akira  감사합니다. 삭힌 홍어는 안 먹어 봤습니다. 덕분에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많이 먹게 되어 감사합니다. 예전에 한국에 오면 산요전기 한국 지사의 일본 직원들과 먹으러 다니다 보니 맛있는지 몰랐습니다. 
 
한음  혹시 먹고 싶은 한국 음식이 있는지요?
Akira  갈치조림을 맛보고 싶습니다.

한음  남대문에 갈치조림을 아주 잘 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번에 남대문으로 한 번 모시겠습니다. 무에 고춧가루를 두껍게 덮고 조리는데 드실 만하실 겁니다. 혹시 드립 커피는 좋아하시는지요?
Akira  드립 커피는 가끔 마시고 있습니다. 어제 한음전자에 방문하였을 때 커피 맛이 좋았습니다.

21  한음전자와 21SOUND 두 대리점을 둘러보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Akira  두 군데 대리점의 소리가 좋아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고 니쇼지상은 바쿤은 일본제 앰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판매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래서 앰프를 들고 가서 직접 들려주는 방법을 취했습니다만 언제든 청음을 할 수 있는 대리점이 두 군데가 생겨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방문하여 많은 분들이 우리 제품을 사랑해 주시고 계시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한국에 당사의 제품을 소개한 지 20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우리의 제품이 한국 오디오계의 주류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숍의 입구에 당사의 로고를 장식하고 우리의 제품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리점이 두 개나 있는 것을 보고 큰 기쁨과 자부심, 그 책임의 무게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새로운 제품 개발과 동시에 안정적인 공급과 충분한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51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1월호 - 51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