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쯤, 지금보다는 오히려 덜한 듯하지만, 외모로만 승부하는 비디오형 여성 그룹 사이에서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하겠다며 빅마마라는 그룹이 데뷔했다. 나 역시 이들 음반을 좋아했는데, 좋은 평가임에도 활동이 오래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 4인조 여성 보컬 그룹 빅마마의 리더인 신연아가 이번에 솔로 음반을 발매했다. 당시 주로 백 코러스로 활동하던 멤버들이 많았었고, 신연아 역시 그러했다. 이 음반은 재즈 음반이라고 내게 전해졌지만, 재즈라기보다 샹송이라 구분하는 것이 맞다. 프랑스 유학 시절과 가족 관계 역시 프랑스 남자와 10여 년간의 결혼 생활을 해서 인지, 전편에 흐르는 감성이 정통 샹송의 느낌이다. 빅마마 시절에도 소울(Soul)풍의 파워풀한 노래 사이에 간간히 들어 있는 이 같은 샹송들은 모두 신연아의 작품이었다. 이같이 오랜 경험과 검증된 확실한 가창력이 한국풍의 샹송을 만들어 낸다. 이전에 보여 준 감각적이고 감상적인 느낌의 나른한 노래가 변함없이 유지되면서 불어로 방랑이란 뜻의 바가본드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음반사는 포니캐년으로 마이너 장르의 국내 음악가의 작품을 뛰어난 녹음 상태로 들려준다.

신연아 <Vagabonde>
PCSD-01008
연주 ★★★★
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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