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힘이 나를 오디오 세계로 인도하다
상태바
음악의 힘이 나를 오디오 세계로 인도하다
  • 월간오디오
  • 승인 2007.05.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포 김우성 씨

대략 20여 년 전쯤인가. 사춘기의 감수성이 강한 시절, 영화 <라스트 콘서트>를 감상한 후 본격적으로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게 된 것 같다.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은 클래식 음악과는 거리가 멀지만, 주인공이 피아니스트라는 점과 영화 중에 나오는 ‘스텔라를 위한 협주곡’에 너무 감명 받아서 음반을 구입해 매일 들었다. 어느 날 이 곡의 주 선율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유사하다는 선배의 말을 듣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클래식 음반을 구입하게 되었다. <라스트 콘서트>라는 영화는 결국 이렇게 나를 클래식 음악으로 입문시켜 줬다. 이때부터 시작된 클래식 음악 취미는 이후 지금까지도 내 삶의 동반자가 되어 항상 같이하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당연히 음반 구입에 중독이 되었고, 음악 관련 각종 서적 구입, 음악회 참석 등 학창 시절을 음악과 함께 보내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오디오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 입학 후 3년 동안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드디어 나의 본격적인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는데 당시로는 상당한 하이엔드 기기인 탄노이 GRF 메모리 스피커, 쿼드 앰프, 필립스 CD 플레이어, 토렌스 턴테이블 등의 시스템 구성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디오 입문기로는 너무 고가의 시스템을 마련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오디오 기행은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와 다양한 기기를 경험하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쌓으며 현재에 이르게 된다. 그동안 거쳐 간 기기를 간단히 정리하면, 스피커는 탄노이 GRF를 시작으로 탄노이 오토그라프, B&W 801, 알텍 604, 클립시 혼, 매킨토시 XRT 20, 윌슨오디오 와트 퍼피 2/3, 5.1, 프로악 리스폰스 4, 스펜더 S100, 던래비 SC-4, 인피니티 입실론 등이며, 파워 앰프는 쿼드를 시작으로 마크 레빈슨 23.5, 20.5, 크렐 KSA-200, FPB-300, 골드문트 9.5, 제프 롤랜드 8, 캐리 805C, 그리폰 DM-100, 안틸레온, 스레숄드 T-800, 첼로 Duet 350, 패스 XA-160 등의 하이엔드 기기들과 마란츠 8B, 2, 9, 매킨토시 240, 275, 60, 웨스턴 142, 124, 91 등의 빈티지 기기들이다, 프리앰프도 각종 하이엔드 기기들과 빈티지 명기들을 사용해 보았으며, 소스기기들도 수십 번의 교체 후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음악 애호가로서 부끄러울 만큼 기기교체가 잦았고, 나 자신이 음악 애호가인지 오디오 애호가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오디오 기행이 있었지만 나는 음악 애호가라고 자부하고 싶다. 음반은 특히 클래식을 중심으로 LP 2000장, CD 2000여 장을 가지고 있으며, 오페라를 좋아해 오페라를 중심으로 음악 관련 DVD 300여 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의 시스템은 베리티오디오의 자라스트로 스피커, 다질 NHB-108 파워 앰프, MBL 6010D 프리앰프의 매칭이며, 아날로그 소스기기는 클리어오디오의 맥시멈 솔루션 AMG 우드 더블 플래터 사양에 전용 스탠드, 그래험 팬텀 암에 반덴헐 콘도르 카트리지, 클리어오디오 마스터 TQ-I(리니어 트랙킹) 암에 골드 핑거 카트리지, 클리어오디어 유니파이 롱암에 미야비 모노 카트리지의 구성이다.
디지털 기기는 어큐페이즈 DP-100/DC-101 조합이다. 일반적으로 오디오 애호가들은 빈티지파와 하이엔드파로 나뉘는데 내 경우는 특이하게도 빈티지와 하이엔드 사이에서 몇 번의 방황을 거듭했다. 현재는 하이엔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현 시스템은 특히 입체적인 음장 재현과 자연스러움을 위주로 선정된 기기들로서 20년 남짓한 오디오 라이프 중 최상의 소리를 들려주며, 내가 원하는 궁극의 재생음에 거의 도달한 느낌이다. 나의 오디오 라이프 중 윌슨 오디오 와트 퍼피 스피커는 3번씩이나 사용했던 기기인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윌슨 오디오의 대형기를 운용하고 싶다. 물론 현재의 공간에서는 무리라 생각되어, 당분간은 현재의 시스템에 만족하며 음악을 즐길 예정이다.
사실 오디오란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내가 오디오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음악적인 감동을 통한 예술과의 교감인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오디오를 예술에 비유하곤 한다. 단순한 전기적 음향 재생 기기를 예술에 비유하는 것이 지나친 비약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최종적인 목표가 예술적 감흥을 가져다주는 시스템의 완성이라는 의미에서 오디오는 분명 내게 단순한 기기 이상인 것 같다. 같은 음악을 어느 연주자가 연주하는가에 따라 예술적 감동과 느낌이 다르듯이 같은 기기를 사용해도 운용하는 사람에 따라 시스템은 완전히 다른 경향의 소리를 내주기도 한다. 내가 음악회에 갔을 때 청취 위치와 연주자의 연주 기법에 따라 아무리 좋아하는 음악이라도 감동 없이 들리는 경우가 많다. 이를 오디오에 비유한다면 아무리 좋은 기기의 조합이라도 나에게 음악적 감동을 주지 않으면 싸구려 기기만큼의 가치를 제공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오디오는 사용자 주도하에 소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며, 튜닝과 매칭을 통해 나에게 감동을 줄 때 비로소 음악적인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같다.

그동안의 경험으로는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할 때 기기 선정 외에도, 룸튜닝, 케이블 튜닝, 전원 문제 등도 시스템의 퀄러티를 결정하는 데 무척 중요한 요인인 것 같다. 특히 하이엔드로 갈수록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기기 외의 주변 장치의 튜닝과 선정은 시스템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위해 중요한 요소이다. 그럼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에서 얻은 시스템 튜닝에 관한 간략한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다.
1. 전원 문제 : 양질의 전원은 오디오 기기의 수명과도 연관될 정도로 중요하며 특히 사운드 퀄러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주거 공간은 오래된 아파트로서 평소 전압이 205V 정도로 고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승압 공사를 하여 리스닝 룸에 225V 정도로 전원을 공급하고 있다. 승압 공사 이전에 각종 차폐트랜스 및 AVR 등을 사용해 보았지만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고(물론 취향 문제이겠지만), 승압 공사 이후 현재의 사운드는 구동력 증가, 배경의 정숙성, 다이내믹, 음장 재현 능력 등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사운드 퀄러티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원 장치는 RGPC사의 1280과 Chang Lightspeed 사의 멀티 탭이다. 특히 RGPC사의 전원 장치는 병렬 방식의 전원 장치로 이전에 사용했던 전원 장치와는 다르게 음색과 다이내믹스의 손실 없이 좋은 효과를 보여 주고 있다.
2. 룸 튜닝 : 아무리 좋은 하이엔드 기기들로 구성된 시스템이라도 튜닝되지 않은 공간에서는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음의 흡음과 분사에 관련된 튜닝은 각자의 리스닝 룸 환경에 맞추어 적절한 구사가 중요하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카펫과 커튼의 경우 중고역의 흡음이 강조되어 데드한 음향 특성이 되기도 하는데 선택 시 재질과 배치 면적에 무척 신중해야 한다. 룸 튜닝에 따라 음장 형성과 심지어는 음색까지도 변화되는데 일반적으로 스피커 쪽은 약간 데드하게, 리스너 쪽은 라이브하게 튜닝한다는 기본 원칙을 갖고 각자의 룸 환경에 맞추어 튜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리스닝 공간은 약 6평 정도로 넓지 않은 상황이나, 룸 튜닝 후 깨끗한 저역과 음장의 깊이감, 음의 자연스러운 이탈감 등 튜닝 이전 좁은 방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다. 나는 특히 3차원적인 입체적 음을 좋아하는데, 현 시스템이 보여주는 입체적인 음장 재현 능력은 대부분 현재의 룸 튜닝 덕분인 것 같다. 주변의 애호가들 중 일부는 고가의 하이엔드 기기들을 튜닝 없이 배치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기기들의 성능을 끌어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3. 케이블 : 사실 요즘 케이블 중에는 웬만한 기기보다도 비싼 제품도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소리의 변화가 기기 교체 이상의 효과를 내기도 해서 케이블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는 편이다. 경험상으로는 케이블 중 전원 케이블이 음에 가장 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인터선과 스피커 케이블의 경우 시스템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특히 전원 케이블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인데 심지어 나의 경우 고가의 기기에 저급의 전원 케이블을 쓰는 것보다 중급의 기기에 하이엔드급 전원 케이블을 매칭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보여 주었던 것 같다. 케이블은 항상 시스템 구성 후 마지막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매칭해 나가는 편이다. 얼마 전 어느 회사의 케이블이 너무 마음에 들어 시스템 전체 케이블을 한 회사의 케이블로 구성한 경험이 있었는데 이 경우 시스템의 특징은 없어지고 케이블의 특성이 시스템의 성향을 지배해 버린 다소 황당한 경험을 했다. 그 이후 동일 회사의 케이블들을 과용하지 않는다는 철칙 하에 케이블들을 선정하고 있다.
시스템 매칭의 첫 번째 기본은 스피커와 파워 앰프의 매칭이다. 나는 항상 처음 매칭을 할 때는 파워 앰프 쪽을 좀 강하고 넘치게 음을 만들고 이후 과한 것은 다른 컴포넌트를 통해 더는 방식으로 최종 음을 완성한다. 부족하고 약한 부분을 채우는 것보다는 일단은 넘치게 튜닝한 후 더는 방법이 훨씬 쉬운 방법이라 생각한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동력 부분에 프리앰프의 역할을 간과하는데 그동안의 경험을 볼 때 프리앰프가 파워 앰프의 구동력을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많은 기기들의 조합을 경험해 본 결과 (당연한 이야기지만) 절대적인 명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기기라도 다른 시스템에서는 엉망인 경우가 허다한데, 전체의 시스템을 구성할 때 반드시 원하는 소리의 방향을 먼저 정하고 그 목표에 맞춰 음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오디오 기기라는 것이 조합을 통해서만 소리를 내주기 때문에 각 기기들 간의 매칭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 밸런스 있는 재생음을 만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것 같다.

최근에 아날로그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내 경우 아날로그 전성기 시대에 오디오를 시작했고, 잠시 동안 아날로그를 접은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LP와 CD의 청취 비율이 9:1 정도이니 아날로그 마니아라 자부해도 될 것 같다. 내가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이유는 첫째로 좋아하는 연주자들 대부분이 아날로그 시대에 명연들을 남겼고, 좋은 LP 소스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고가의 초반 위주 컬렉션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명연의 경우 대체적으로 초반 구매를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아날로그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58년에서 65년 사이에 녹음된 음반들의 경우 지금의 디지털 녹음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음악적인 감동과 놀라운 음향 사운드를 보여 준다. 당시에 음반 한 장의 제작을 위해 쏟은 정성은 지금의 CD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며, 그런 정성들이 고스란히 음반에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수준급의 아날로그 사운드 재생을 위해서는 기기의 선정과 매칭이 무척 중요하다. 한동안 아날로그를 접었던 적도 있는데, 하이엔드 CD 플레이어에 대한 호기심과 당시의 아날로그 플레이어가 디지털 재생 장치의 성능보다 못했던 것 같다.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아날로그 기기의 경우 과거의 아날로그 플레이어와 비교해 몇 단계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느낌이다. 특히 아주 작은 소신호를 다루는 아날로그의 경우 진동, 노이즈, 전원 문제 등이 디지털 기기들보다 훨씬 민감한 편으로 아날로그 소스의 경우 과거의 녹음들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아날로그 재생 장치는 첨단 기술이 도입된 현대의 하이엔드 기기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 들여놓은 클리어 오디오 턴테이블의 경우 최첨단 기술들이 모두 투입된 하이엔드 성향의 기기로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극한의 정숙성, 입체감, 실체감을 겸비한 능력을 보여주어 소스에 담긴 정보들을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재생음으로 재현해 준다.
지나온 나의 오디오 라이프를 돌아보면 항상 극한의 재생음을 위한 도전과 실패의 반복이었다. 언제나 오디오는 단순한 재생 장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원하는 방향의 소리를 위해 기계를 바꾸고 세팅에 몰두하며 희열과 절망을 반복해 왔던 것이다. 그래도 항상 오디오를 내 생의 동반자처럼 진지한 자세로 대해 왔으며, 단순한 기계 이상으로 애정을 쏟은 결과 각 기기들의 최대한의 성능과 개성을 발휘하도록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주변에 계신 분들 중 간혹 기기를 들여 놓고 성능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또 다른 기기로 업그레이드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기만 하다. 극한의 하이엔드 기기들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기기 성능의 최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기기들을 경험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기기들을 사랑하고 애정을 갖고 운용하려 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내 자신이 원하는 소리에 근접했으므로 당분간은 내가 좋아하는 음반들과 음악 공부를 하며, 내 생의 활력소로서 취미 생활을 하려고 한다. 물론 또 언제 바람이 불어 시스템을 교체할지는 장담 못 하겠지만, 이 또한 내 생활의 활력소이니 언제나 기기들을 사랑하는 진지한 자세로 도전하려 한다.
나는 음악의 힘을 안다. 때로는 우수 어린 아름다운 현악을 들을 때 내 마음은 생활에 지친 모든 근심 걱정을 털어 버리고 나를 꿈 많던 학창 시절로 다시 돌려놓고는 한다. 아마 이런 감동과 느낌은 나이가 더 들어서도 계속될 것이며,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내 자신을 돌이켜 볼 때마다 정말 좋은 취미를 갖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해 할 것이다. 음악이 있는 한 나는 항상 젊음을 유지하며 정열적으로 살아갈 것이다.

▶▶ 사용하는 시스템
스피커 베리티 오디오 자라스트로   프리앰프 MBL 6010D   파워 앰프 다질 NHB-108
턴테이블 클리어오디오 맥시멈 솔루션  
톤암 그래험 팬텀, 클리어오디오 마스터 TQ-I, 클리어오디어 유니파이 롱암
카트리지 반덴헐 콘도르, 골드 핑거, 미야비 모노  
포노EQ 클리어오디오 밸런스드 레퍼런스, BAT P-10 SE   CD 플레이어 어큐페이즈 DP-100/DC-101  
인터커넥트 케이블 XLO 리미티드 에디션, 노도스트 발할라, 실버 뷸렛   스피커 케이블 JPS 알루미나타
파워 코드 XLO 리미티드 에디션, 시너지스틱 리서치 디자이너 레퍼런스, 노도스트 발할라, 아르젠토 오디오 마스터 레퍼런스 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