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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우의 슈퍼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2]
중곡동 김명환 씨
글 정승우 2014-12-01 |   지면 발행 ( 2014년 12월호 - 전체 보기 )




“음악이 없는 제 삶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전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항상 음악과 같이 합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이번 아날로그 탐방의 주인공은 전기, 정보통신, 소방 감리 전문 J엔지니어링 대표 김명환 사장님이다. 이분은 대단한 음악 애호가이자 학구적인 오디오파일로서 생활 속에서 항상 음악과 함께 행복한 취미 생활을 영위하고 계신 분이다. 또한 필자와는 오랜 인연으로 비록 오디오파일로서 추구하는 길은 다르지만 확고한 자기 주관과 진지한 탐구 자세로 항상 필자에게 많은 교훈을 주시는 분이기도 하다. 특히 진공관을 중심으로 한 빈티지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은 대단한 수준으로 인터뷰를 통해 이 분의 독특한 오디오 철학을 정리하려고 한다. 메인 시스템은 사무실에서 서브시스템을 자택에 운영하시는 욕심 많으신(?) 오디오 마니아로서 이번 방문은 메인 시스템이 설치된 중곡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탄노이 밀레니엄 오토그래프의 위용에 압도된다. 사실 탄노이 하면 필자와도 오랜 인연을 같이 했던 스피커인데, 많은 단점이 있지만 중독성이 강한 특유의 성향으로 필자의 리스닝 룸을 몇 번씩이나 들락거렸던 기억이 있는 제품이다. 이분의 경우 얼마 전 젠센 610B에서 업그레이드되어 최고의 사운드를 위해 다양한 시도 중이고 특히 이 스피커를 중심으로 한 튜닝과 노하우를 자세히 정리하려 한다.



지난번 방문보다 특히 대역폭의 확장과 자연스러움이 많이 개선된 느낌입니다. 이제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인 것 같은데 아직도 불만스러우신지, 향후 어느 방향으로 튜닝을 하실 예정이신지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근 들어 공간 튜닝에 대한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저 같이 대형 스피커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공간의 변화에 따른 음의 퀄러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스피커의 배치부터 오디오 기기들의 진동 방지, 최적의 위치 설정 등 변화의 차이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탄노이 스피커의 경우 그 엄청난 크기 때문에 바닥 면에 바퀴를 달아 사용하곤 했는데 최근 다양한 받침대를 이용한 결과 그에 따른 음의 변화가 대단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직 최종적인 튜닝이 완성된 상태는 아니지만 특수 재질의 받침대를 사용하면서 저역의 퀄러티와 대역 특성 측면에서 많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이 밖에 케이블의 선정 작업과 진공관 교체 등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세심한 정성과 다양한 실험 없이 그냥 좋은 소리를 얻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바이앰핑(350B 저역, 300B 중고역)의 위력을 경험하고 있는데 탄노이 스피커의 경우 사실 높은 출력 음압 때문에 바이앰핑을 시도하는 분들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기대 없이 실험 삼아 시도해 본 결과 큰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음의 특성이 상당히 여유롭게 바뀌었고 특히 중고역만을 담당하는 300B의 경우 특유의 미음과 질감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300B의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구동능력과 저역의 특성 때문에 고생하시는 것 같은데 중고역만을 담당하는 경우 특유의 장점이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필자 역시 탄노이 스피커를 사용할 때 엄청난 음압 때문에 진동과 끈질긴 싸움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특히 빈티지 애호가들 중 주변의 영향에 대해 무관심한 분들이 많은데, 현대 하이엔드 기기들보다 진동 대책이 상대적으로 적은 빈티지 제품들의 경우 주변의 영향에 훨씬 더 민감하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오늘 이분 댁에서 들어본 맑은 저역과 정확한 음상의 배치 등은 특히 주변 환경에 대한 세심한 연구와 튜닝에 따른 노력의 결과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으며, 특히 빈티지 애호가들께서는 이 부분에 대한 세심한 튜닝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 현대적인 성향도 가지고 있지만 고전적인 느낌이 강한 탄노이 밀레니엄 오토그래프.

빈티지 애호가들 중 아직도 젠센 스피커의 마니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 데 탄노이와 비교 시 장단점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젠센의 호방함, 직진성과 탄노이의 우아함, 단정함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사실 전 탄노이 스피커를 오랫동안 사용한 입장에서 잠시 다른 길로 가고 싶어서 젠센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자꾸 탄노이의 사운드가 그립던 차에 밀레니엄 오토그래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레드, 실버, 골드 등의 구형 유닛을 국내 제작 인클로저와 함께 사용했었는데 오리지널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오리지널 오토그래프는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밀레니엄 오토그래프의 구입을 결심했습니다. 사실 주변 분들의 만류도 많았지만 단골 숍에서 들어보고 충분한 가능성을 느껴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레드, 골드, 실버 등의 구형 알리코 유닛들의 경우 섬세함과 음색의 마약 같은 중독성은 인정하지만 저역의 디테일과 해상력 측면의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페라이트 유닛들의 경우 저역의 특성은 많은 개선을 보이나 탄노이 특유의 질감과 음색이 아쉬운 편이라 생각합니다. 밀레니엄 오토그래프의 경우 알리코와 페라이트의 장점을 적용한 알코맥스 유닛을 장착하여 다소 현대적인 성향도 있지만 같은 유닛을 장착한 웨스터민스터 로열보다 고전적인 느낌을 갖고 있어 구형 유닛들과 비슷한 성향의 음색을 보여줍니다. 사실 정통파 빈티지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소 이단적인 스피커이나 빈티지 유닛들의 단점을 보완한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탄노이 스피커 중 특히 대역 특성, 음장감 등에서 비교되지 않을 만큼 좋은 사운드인 것 같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으신지요.
말씀 드린 주변 환경에 대한 세심한 튜닝과 밀레니엄 오토그래프 특유의 장점과 더불어 다소 모험적인 시도였으나 스피커 내부 네트워크의 개조 작업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외부 스피커 케이블의 경우 최고급을 선호하면서도 내부 선재 등에 대해서는 둔감한 편입니다. 이때 회로 설계는 그대로 계승하면서 내부의 부품 및 배선재 등을 교체하면 대역 특성과 해상력 측면에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 듣고 있는 좋은 소리는 분명 이분의 노력과 과감한 시도가 만들어낸 결과라 생각한다. 필자 역시 항상 노력하는 자세와 다양한 시도 등을 통해 음질 개선을 이루어 내고 있지만 탄노이 스피커에 바이앰핑 시도, 스피커 내부의 개조 등 다소 모험적인 개선을 통해 최상의 음을 튜닝하는 자세는 분명 배울 점인 것 같다. 흔히 우리들 오디오 마니아의 특성상 불만족스러운 경우 기계 교체에만 집중을 하는데 각 기기들의 극한의 성능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과 자세는 귀 담아 듣고 실천해야 할 것 같다.

진공관 애호가이신데 선호하시는 관이 있으신지요. 3극관 5극관 할 것 없이 상당히 많은 진공관들을 사용해 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관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제 취향은 역시 3극관인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 5극관인 350B를 사용하고 있지만 구동 능력을 제외하고는 3극관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성악을 특히 좋아하는 저의 경우 3극관이 재생하는 포근함과 실체감 등 그 매력은 비할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211과 300B를 특히 좋아하는 데 211의 경우 소박함과 순수함이 300B는 아름다움과 화려함에서 뛰어난 것 같습니다. 흔히 3극관의 경우 저역 특성에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만들어진 3극관 앰프의 경우 현대 스피커들을 구동할 정도의 실력을 보여 줍니다. 저 역시 바이앰핑을 시도한 것은 300B의 최고의 성능을 이끌기 위한 것이지 결코 구동력 측면에서 불만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 1 보편적인 회로에 현대적인 회로를 더해 두툼한 살집이 느껴지는 소리가 특징인 아날로그 포노 EQ와 전원부. 2 고전적 회로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고 커플링과 2단 증폭을 없애 손실을 최대한 줄인 한국적 스타일의 사운드가 특징인 아날로그 프리앰프와 전원부. 3 아날로그의 감성과 섬세한 소리가 매력적인 와디아 270 트랜스포트. 4 놀라운 정보력에 유연함과 섬세함을 더한 와디아 2000 DAC. 5 UTC 14X는 실렉터를 제작하여 A모드에서 45Ω으로 골드핑거 카트리지를 사용하며 B모드에서 3Ω로 오토폰 카트리지를 사용하고 있다. 중저역이 중점적이며 플랫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현재 사용하고 계신 앰프들의 경우 자작 앰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성 제품을 마다하시고 자작 앰프를 사용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사실 자작 앰프의 경우 일반 애호가들에게는 외면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유명 메이커의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빈티지 앰프들의 경우 열화된 부품들 때문에 제 성능을 갖고 있는 기계를 찾기가 무척 어려웠고, 현대 진공관 앰프들의 경우 저와는 취향이 안 맞았습니다. 사실 진공관의 전성기 때 만들어진 진공관들과 부품들이 진공관식 앰프의 경우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무래도 트랜지스터의 전성기이고 그 당시는 진공관이었으므로 최고의 기술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당시의 부품들이 최고의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열화되지 않은 최고급 빈티지 부품을 사용하여 앰프를 제작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제작도 시도해 보았으나 한계를 느껴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진주에 계시는 박재희 사장님을 통해 제작을 시도했으며 결과는 대 만족이었습니다. 이후 회로에 대한 의견 교환과 부품 선정 등 많은 부분들을 서로 상의하여 최상의 제품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 현재의 시스템이 완성된 겁니다. 사실 제 나름대로의 자부심이겠지만 적어도 어떤 기성 제품과 비교해도 성능 측면이나 가격 측면에서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향후 원하는 음의 특성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개조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어 자작 앰프에 대한 큰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앰프들과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잠시 후 다시 언급할 예정이며, 필자의 느낌으로는 디자인적으로도 자작의 냄새가 나지 않을 만큼 훌륭했으며 음질적으로도 기성 제품에 결코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갖춘 것으로 느껴졌다.

오디오 경력이 상당히 오래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 사실 아직도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클래식 기타 연주를 좋아하고 뭐든지 만드는 데 관심이 있었던 덕분에 고등학교 시절 슈퍼 라디오 제작을 시작으로 오디오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집에 있던 장 전축을 시작으로 앰프도 제작해 보았고 심지어 구형 유닛들을 구해 간단한 스피커를 제작한 경험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사실 오래된 구형 유닛들의 경우 가격이 없을 만큼 고물 취급을 받던 시절이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대역 특성도 제대로 나오지 않던 형편없는 음질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잠도 안자고 음악을 들을 만큼 감동을 받았던 기억납니다. 이후 계속되는 음악과 오디오의 열정으로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네요.

사실 이분의 경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시는 취향은 아니지만 성악과 기타곡들에 대한 조예가 상당히 깊으신 분이다. 특히 앰프 및 스피커를 직접 제작하시는 등 엔지니어적인 식견과 노하우는 대단한 수준으로 30년이라는 오디오 생활의 대부분을 단순한 기계 구입에 그치지 않으시고 회로 연구, 부품 연구 등 다양한 공부를 통해 오늘에 이르신 대단한 오디오 공력의 소유자로 필자 역시 빈티지 오디오 시절 많은 조언을 구할 만큼 다방면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다.



▲ 숯으로 음을 분산하고 흡음하는 패널 바이오월.

특별히 인상에 남는 제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요.
물론 제가 만든 제품들입니다(웃음). 사실 지금은 시간적인 여유와 실력의 한계를 느껴 중단했지만 자작이 주는 기쁨은 정말 대단합니다. 특히 탄노이 웨스터민스터 로열 스피커와 제가 제작한 211 앰프의 조합이 들려주던 사운드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밖에 실버 오토그래프와 마란츠 7 프리앰프는 사용 당시 제게 충격을 준 기계들이었습니다. 레드 유닛을 사용하다 실버로 교체했는데 레드의 벙벙함과 약간은 뭉툭한 느낌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특히 중고역의 청아함은 비길 바 없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음악의 전 장르를 표현하기에는 약간의 부족함이 있어 젠센을 들이게 되었지만 지금도 그 매력은 밀레니엄 오토그래프가 갖지 못하는 오소독스한 측면이 많은 중독성이 강한 스피커였던 것 같습니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블랙 유닛을 꼭 써보고 싶은데 상태 좋은 유닛을 만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마 블랙을 구입하면 지금 있는 밀레니엄 오토그래프 인클로저에 장착할 예정입니다.

시스템 구성 시 어느 부분에 가장 큰 비중을 두시는 지요. 특히 스피커와 앰프의 매칭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앰프, 스피커, 소스 기기 등에 70% 정도의 비중을 두고 외부 케이블 및 내부 배선재, 룸 튜닝 등에 30%를 할애합니다. 제 경우 매칭 앰프 선정 시 일단 음색에 가장 큰 비중을 둡니다. 일단 음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특성이 아무리 좋더라도 배제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바이앰핑 시도까지 하게 된 것 같네요.

케이블에 대한 의견은 어떠하신지요.
최근 몇 년 동안 케이블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진공관 및 부품 등은 빈티지를 선호하지만 저 역시 최근 하이엔드 오디오 흐름에서 케이블의 발전은 100% 인정하는 경향입니다. 사실 아직 변변한 케이블을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몇 종류의 하이엔드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으며 업그레이드 계획 중입니다. 얼마 전 지인께 빌린 초고가 하이엔드 케이블을 매칭시키고 대단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마 정 사장님도 사용하고 계신 것 같은데 스피커가 바뀐 것 같은 변화에 놀라운 경험을 하고 얼른 돌려 드렸습니다. 아직은 튜닝이 완성되지 않은 관계로 향후 신중히 구입할 예정입니다. 아무튼 놀랍더군요. 좋은 케이블들 많이 보유하고 계셔서 부럽습니다(웃음).

빈티지 애호가들의 경우 케이블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분의 경우 좀 독특한 경향을 갖고 계신 것 같다. 그건 아마도 좋은 음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아직도 끊임없이 최상의 음을 향해 노력하시는 열정 때문인 것 같다. 필자 역시도 빈티지 시스템 운용 시절 하이엔드 케이블의 덕을 많이 본 경험이 있다. 아무튼 케이블의 중요성은 이제는 시스템의 일부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동안 줄곧 빈티지 시스템만을 추구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이엔드 시스템에 대한 의견과 호기심은 어떠신지요.
과거에 잠깐 하이엔드 시스템을 운용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 자택에 와트퍼피 5.1 스피커와 스펙트럴 DMC 30, DMA 150, 토렌스 124에 와디아 16 CDP의 구성으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당연한 의견이지만 뛰어난 해상력과 대역 특성 때문에 대편성 관현악 곡 및 오페라 등에 큰 장점을 보여줍니다. 사실 그동안 성악 및 기타 곡들에 주력했지만 이 시스템을 도입한 후 편성이 큰 교향곡 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전 비록 빈티지 애호가이지만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에 대한 매력과 우수성 등은 인정하는 편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좀더 좋은 하이엔드 시스템을 계획 중이나 메인 시스템에 대한 완성을 이룬 후 시도할 예정입니다.

필자가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 바로 두 시스템의 운용인 것 같다. 필자의 경우 한때는 대단한 빈티지 애호가로서 아직도 빈티지 시스템이 주는 중독성 강한 매력을 그리워한다. 아마 지금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하이엔드 쪽이겠지만 여건만 허락한다면 필자 역시도 서브시스템으로 빈티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갖고 있다. 자택을 방문해 들어 볼 기회는 없었지만 아마 이분의 실력이라면 최상의 사운드가 재생될 것 같은 예감이다. 사견이지만 극한의 하이엔드만을 추구하다 보면 잃는 점도 많은 것 같다. 한번쯤은 빈티지 시스템이 주는 장점들을 인정하고 하이엔드 시스템에도 접목한다면 단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시스템이 탄생할 것이다. 이분의 경우 그동안의 노하우가 접목된 시스템이라면 아마도 와트퍼피 스피커의 단점들이 극복된 사운드가 재생될 것 같다는 예감이다.

오랜 세월 오디오를 하시면서 에피소드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신혼 초 자작 앰프 완성 후 최초로 스피커에 연결하여 음악을 듣던 날이었습니다. 무척 비가 많이 오던 날이었는데 밖에서 집사람이 자꾸 나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한창 자작앰프에서 나오는 기타 연주와 비가 오는 분위기에 젖어 그냥 무시하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감동 받던 순간이었는데 방문이 열리며 집사람이 들어 오더군요. 밖에 나가보니 집안이 온통 물난리가 날 정도로 비가 새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천장을 막고 물을 퍼내면서 계속 사과를 했습니다. 그래도 소리가 궁금해 대충 치워 놓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음악을 들으니 집사람이 어이없어 하더군요. 아무튼 자작에 미쳐 있던 시절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부품을 구하러 다니고 납땜하며 화상도 입고 돌이켜 보면 참 열정적인 시절이었습니다.


▲ 1 탄노이 밀레니엄 오토그래프의 중고역을 담당하는 아날로그 300B 앰프. 2 바이앰핑으로 저역을 담당하는 아날로그 350B 앰프.


현재 사용하고 계신 메인 시스템에 대한 소개 및 선택하신 배경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지금 사용 중인 모든 앰프들은 앞에서 소개한 박사장이 제작한 앰프입니다. 직장 시절 당시 진주에 근무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되어 이후 많은 의견들을 교환하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자작을 하는 입장이었으므로 회로 및 앰프 제작에 대한 노하우에 자부심이 강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저보다 훨씬 더 훌륭한 지식과 식견을 가진 것에 대해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박사장이 만든 앰프들과 제 앰프들을 비교 시청한 후 그동안의 제 지식과 기술들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고 앰프 제작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의 경우 캐스코드(Cascode) 라는 회로를 채용하여 진공관 고유의 장점에 폭 넓은 대역 특성과 음장감 등이 보완된 소리를 얻을 수 있으며, 인터스테이지 채용과 넉넉한 전원부의 채용을 특징으로 제작하였습니다. 현재 저역에는 350B를 중고역에는 300B를 사용 중이며 211 앰프도 새로운 회로를 도입하여 박사장이 제작 중입니다. 프리앰프와 포노 앰프 역시 박사장 작품으로 지면상 자세한 회로는 소개해드리기 어렵지만 과거 빈티지 앰프들 대비 개선적인 회로의 채용과 최고급 부품의 선택으로 만족감을 줍니다. 앞에서 소개해드린 대로 메인 스피커는 밀레니엄 오토그래프에 마이크로 1500 턴테이블, 그래험 팬텀 톤암에 클리어 오디오 골드핑거 카트리지 조합과 오토폰 309 톤암에 SPU Gold G-Type 모노 카트리지를 운용 중입니다. 디지털 소스는 와디아 270 트랜스포트에 2000 D/A 컨버터의 조합이며 승압 트랜스는 UTC 14X를 사용 중입니다. 사실 마이크로 1500의 경우 메인 플레이어였던 동사의 8000-II가 기계 상의 문제 때문에 내보내고 다른 플레이어를 찾는 중 임시로 들어온 제품입니다. 현대 플레이어를 검토 중인데 아직 어느 제품을 구매할지는 결정 못 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계신 카트리지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골드 핑거 카트리지 이전에는 주로 구형 카트리지를 사용했었습니다. 아까 언급한 케이블의 발전과 더불어 카트리지의 발전 역시 놀랄 정도인데 이제는 구형 카트리지만을 선호했던 취향을 바꿀 계획입니다. 압도적인 해상력, 임팩트, 대역 특성 등 과거에 사용하던 오토폰 계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며 음색 역시 탄노이와 위화감 없이 잘 맞습니다. 특히 뛰어난 고역 특성을 장기로 현악기들의 경우 탄노이의 특성을 배가시켜 오히려 더 맑고 투명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기회가 된다면 현대의 다양한 카트리지를 경험해 볼 계획입니다. 모노의 경우 SPU 특유의 굵직함과 구수한 음색으로 불만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노 음반의 경우 대부분 성악을 위주로 감상하므로 SPU가 주는 장점을 당분간 버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상당히 많은 카트리지를 경험하신 걸로 압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제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토폰 MC30입니다. MM을 계속 사용하다 처음으로 바꾼 MC 카트리지입니다. 그때 받은 충격은 참 놀라운 것으로 그동안 줄곧 오토폰 계열의 카트리지를 선호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LP 플레이어는 어떤 제품이 기억에 남으시는지요.
성악을 좋아하다 보니 EMT 930이 특히 기억에 남는군요. TSD 카트리지와 조합에서 얻은 성악의 깊고 정감 있는 소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집에서 운용 중인 토렌스 124의 경우도 나긋나긋한 질감과 음색으로 오랜 시간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잠시 사용했던 마이크로 8000-II의 경우도 기계 상의 문제가 없었을 때 들려주었던 극한의 치밀함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기회가 된다면 EMT 927도 꼭 써보고 싶습니다. 아마도 EMT 특유의 장점에다 930의 단점들이 많이 보완된 사운드를 재생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아날로그는 각종 변수들이 많아 매칭에 대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본인만의 특별한 원칙이나 노하우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전 개인적으로 특별한 원칙은 없습니다. 단 아날로그 플레이어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세밀한 세팅이라 생각합니다. 침압이라는 단순한 변수부터 각종 기계적인 조정을 해야 하는 문제 및 진동 대책 등 정확하고 완벽한 조정이 이루어져야 최상의 사운드로 보답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CD와 LP 중 어느 쪽이 메인이신지요.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LP입니다. 8:2 정도의 비율인 것 같은데 음반 한 장에 얽힌 추억과 제가 좋아하는 취향을 생각하면 역시 아날로그에 정이 많이 갑니다. 전 아직도 메인시스템은 진공관을 고집하고 탄노이 스피커를 선호하는 것을 보면 당연히 아날로그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 만약 디지털 중심이라면 현대의 시스템을 선호하겠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편의성 때문에 CD를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전 이 의견에도 반대입니다. 음악을 듣는 행위는 단순한 취미 이전에 마음의 안식과 추억에 잠길 수 있는 고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음반 한 장을 들고 깨끗이 클리닝하여 정성스럽게 세팅 된 플레이어에 올려져 재생될 때 거기에는 단순한 소리가 아닌 음악이 있는 겁니다. 전 지금도 음악을 들을 때면 경건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LP를 올려놓는 답니다.

사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들으면 이해가 어려운 의견일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현대를 살아가면서 편리성을 추구하다보면 잊고 사는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 것 같다. 필자의 생각 역시 아날로그는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성도 없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취미 생활이지만 그 속에 빠졌을 때는 모든 것을 잊고 음악 자체만 몰입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어 버리기 어려운 것 같다.

주로 즐겨 듣는 음악은 어떤 것인지요.
예전에는 클래식 중심의 성악곡과 기타 음악을 주로 들었습니다. 성악을 워낙 좋아하고 나이가 들다보니 이제는 제 젊은 시절에 유행했던 가요나 올드 팝 등도 즐겨 듣습니다. 집에 있는 시스템으로는 주로 CD를 중심으로 한 대편성 위주의 곡들을 감상합니다. 마리아 칼라스를 특히 좋아해서 직원들 퇴근하고 가끔은 혼자 남아 음량을 높이고 그녀의 목소리를 초대합니다. 아직은 감수성이 남아 있는지 감동을 받고 찡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음반 컬렉션의 원칙은 있으신지요.
사실 요즘은 음반 구매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많은 컬렉션은 아니지만 그동안 모아 놓은 음반 듣기에도 바쁘니까요. 전 컬렉터적인 기질은 별로 없는 관계로 현재 LP 2000여장, CD 1000여장을 보유 중입니다. 성악과 기타 음악 중심이며, 최근 녹음은 가끔씩 CD를 구입합니다.

향후 계획하고 계신 궁극의 시스템은 있으신지요.
아마도 진공관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시스템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빈티지 애호가지만 웨스턴 계열의 사운드는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탄노이 블랙 유닛이 스피커로는 최종적인 목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밖에 다양한 진공관을 중심으로 한 최상의 앰프 조합을 계획 중입니다. 아마 기성제품을 구입할 계획은 없을 것 같습니다. 좀 더 깊은 연구와 박사장님과의 의견 조율을 통해 제가 좋아하는 최상의 음을 만들어 낼 겁니다. 기대하십시오.

아무튼 자작 앰프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대담 중 피력하신 이분의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세라면 아마도 대단한 앰프가 나올 것 같은 예감이다. 어차피 오디오라는 게 자기 만족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만족할 만한 소리를 위해 본인 스스로가 연구하는 자세라면 자작의 세계 역시 인정해야 할 장점들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후배 애호가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취미 생활에 대한 진지한 접근입니다. 그리고 오디오 취미라는 것 자체를 누리고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라는 것입니다. 분명 단순한 취미 생활이지만 음악을 사랑할 수 있는 품성과 감수성, 그리고 좋은 소리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항상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좋은 소리는 결코 노력 없이 단순한 고가의 제품으로 성취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한 기계 하나라도 거기에는 분명 제작자가 추구한 노력과 철학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이해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때 오디오는 좋은 소리로 보답한다고 생각합니다. 앰프 제작을 하면서 느낀 점은 단순히 나만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데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서만 좋은 제품이 탄생된다는 겁니다. 하물며 인지도 높은 메이커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수많은 경쟁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였겠습니까. 분명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만큼의 노력의 산물인 제품들을 제대로 운영해서 가능성도 얻지 못하고 교체하는 것을 주변에서 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오랜만에 필자의 옛 친구 탄노이 스피커와 함께 풍요로운 음악을 듣는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실 밀레니엄 오토그래프에 대한 필자의 선입견은 구형 인클로저에 신형 유닛 장착이라는 다소 언밸런스한 음향을 생각했었는데 나름대로의 장점과 가능성을 많이 보여 준 놀라운 경험이었다. 특히 바이앰핑의 위력은 실로 대단해서 중고역만 담당하는 300B의 특성이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특히 350B의 저역 제어력은 탄노이 스피커라 믿기 어려울 깨끗한 특성을 보여 주었다. 밀레니엄 오토그래프에 대한 주변의 선입견을 깨고 도전하는 자세와 바이앰핑, 내부 네트워크 부품 교체 및 세심한 튜닝까지 이 분의 오디오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열정은 참으로 본받을 만한 것 같다. 특히 하나의 기계를 단순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성능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과 자세는 필자 역시도 본받아야 할 만큼 진지한 자세였던 것 같다. 가을 하늘이 유난히 맑고 높게 느껴질 만큼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을 맛보고 돌아가는 필자의 발걸음이 가벼운 것도 아마 좋은 음악과 예술의 힘이라 생각한다.   
 
▶▶  사용하는 시스템
스피커 탄노이 밀레니엄 오토그라프   프리앰프 아날로그 라인프리(사제)
파워앰프 아날로그 300B(중고역), 350B(저역) 바이앰핑   SACD 플레이어 소니 9000ES
CD 트랜스포트 와디아 270   D/A 컨버터 와디아 2000   턴테이블 마이크로 1500
톤암 그레험 팬텀, 오토폰 30Pi   카트리지 골드핑거, 오토폰 골드, 모노(SPU)
승압트랜스 UTC 14X   포노EQ 아날로그 포노앰프(사제)
전원장치 태진전기 TCR방식 3kw(노이즈, 차폐기능첨가)
인터커넥트 케이블 XLO, 오디오퀘스트, 아르젠토, LAT   스피커 케이블 킴버, XLO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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