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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우의 슈퍼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 [6]
양재동 정도용 씨
글 정승우 2008-02-01 |   지면 발행 ( 2008년 2월호 - 전체 보기 )




‘재생 음향의 극한을 추구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다소 욕심이 과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어차피 한 번 추구하면 끝을 보는 성격상 최고의 목표를 위해 항상 탐구하고 정진하여 궁극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저의 이상향입니다.’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 6호의 주인공인 정도용 사장님, 댁에 방문한 필자는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오디오계의 유명한 분을 탐방한다는 설렘과 함께 집안 곳곳에 배치된 기함격 제품들의 위용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좀 과장하자면 웬만한 오디오 숍을 능가하는 기계들과 하나하나 훌륭한 밸런스와 완벽을 향한 집념을 엿볼 수 있는 정성에 부러움과 더불어 경외의 마음까지 드는 대단한 시스템이었다. 리스닝 룸에 배치한 4조의 스피커 시스템과 거실의 AV 겸용 시스템이 있고 그밖에 지금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완벽한 매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몇몇 하이엔드 시스템까지 소장하고 있는 오디오가 이분의 전부이자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임을 아마도 이곳을 방문한 사람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초면이지만 이분의 전설과 스토리는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이번 탐방은 다수의 시스템 중 메인 리스닝 룸의 시스템 위주로 진행하였다. 먼저 간단한 소개를 하면 TAD 유닛을 이용한 더블 혼과 원목 인클로저로 마무리한 SANO 오디오 사의 혼 스피커를 메인으로, 이소폰 사의 뉴 아라바 스피커와 소닉스 사의 패션 스피커, 그리고 B&W 노틸러스 스피커 등 4조의 스피커가 메인 리스닝 룸에 자리 잡고 있다.


▲ B&W 기술의 집대성과 현대 스피커의 금자탑인 노틸러스 스피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소닉스의 최상위 모델인 패션, 그리고 80년 역사의 이소폰사 기술을 집대성한 모델인 뉴 아라바(좌로부터).


▲ TAD 유닛과 원목 인클로저로 마무리한 SANO 오디오의 스피커와 아카펠라 슈퍼 트위터.

"리스닝 룸에 배치한 4조의 스피커 시스템과 거실의 AV 겸용 시스템이 있고 그밖에 지금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완벽한 매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몇몇 하이엔드 시스템까지 소장하고 있는 오디오가 이분의 전부이자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임을 아마도 이곳을 방문한 사람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단한 시스템입니다. 현재 4조의 스피커를 모두 운용하고 계신지요? 각각의 운용 현황과 장단점 등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노틸러스의 경우 공간 문제 및 4조의 앰프를 운용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잠시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외 3조의 스피커는 매일 울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번갈아 듣고 있습니다. 혼 스피커를 좋아하는 취향 때문에 TAD 유닛 스피커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아라바와 패션도 자주 듣습니다. 아라바의 경우 뛰어난 해상력과 사운드 스테이지 재생 능력으로 주로 대편성곡 위주로 듣고 있으며, 패션의 경우 작고 아담한 음상에 빈티지적 음색을 가미한 듯한 이미지로 튜닝하여 소편성곡 위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라바는 비올라의 브라보 파워 앰프에 스피리토 프리앰프의 조합으로 구동하고 있으며, 패션에는 오디오 리서치 레퍼런스 210 파워 앰프에 부메스터 808 MK5 프리앰프의 조합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밸런스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매칭한 조합이며, 바꾸어 매칭할 경우에도 큰 단점은 없지만 음악적인 감동이라는 측면에서 현재의 매칭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라바의 경우 FM 어쿠스틱스나 다질 등 여러 가지 앰프와조합한 후에 비올라로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며, 대편성곡의 사운드 스테이지 재생 능력과 해상력 등에서 최상의 결과를 보여 주어 당분간 변화 없이 사용할 예정입니다. 사실 제 취향은 혼 타입을 선호하여 아라바를 구매한 후 상당히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특히 아큐톤 하면 최첨단 유닛으로 혼 타입과는 정반대로 볼 수 있지만, 현대 스피커의 진화를 느낄 수 있는 하이엔드적 기질은 저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패션은 경우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브랜드의 제품이지만 해외 사이트에서 높은 평가와 함께 구조적인 우수성 등의 장점 때문에 구입하였습니다. 특히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가 잊고 있는 질감이나 음색적인 요소 등에 상당한 매력을 갖춘 제품으로 진공관인 오디오 리서치 파워 앰프와의 상성이 무척 좋은 것 같습니다. 가끔은 빈티지적인 스피커로 오인할 만큼 아름다운 음색의 매력을 선보입니다. 메인인 TAD 유닛의 스피커의 경우 멀티 앰프로 구동하고 있습니다. 저역에는 JBL 유레이 6260 파워 앰프, 중고역에는 크라운 앰프 2대로 운용하는 중이며 채널 디바이더는 어큐페이즈 DF-45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한 시스템으로 이제는 무르익은 듯한 사운드의 질감과 가장 좋아하는 취향인 혼 사운드의 매력 때문에 메인 시스템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소스기기는 에소테릭 사의 P-01·D-01을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골드문트 미메시스 10 D/A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라바의 경우 현재 필자의 메인 시스템으로 필자와는 다른 느낌으로 재생하는 경향이었다. 오디오는 주인을 따라간다는 정설상 같은 사운드로 재생하는 것은 어렵다고 알고 있지만 지난번 3호 마니아 탐방의 권인희 회장님 댁과 필자의 자택, 그리고 이번 탐방의 정 사장님 댁까지 각각 다른 개성으로 울리는 3조의 시스템을 경험하니 역시 오디오는 감성과 정성에 따라 전혀 다른 음으로도 울릴 수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오디오 생활의 개성과 재미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 아방가르드의 트리오와 베이스혼 시스템

이렇게 많은 시스템이 각각의 개성으로 운용하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듭니다. 그동안 들인 노력이 대단한 것 같은데 어떤 방향으로 튜닝을 하셨는지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은 시스템을 경험했습니다. 아마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중 좋다고 평가하는 제품은 직접적이든 간접이든 경험을 했습니다. 그런 경험 덕분에 이제는 머릿속으로도 제품의 이미지와 매칭에 따른 사운드 역시 상상이 가능해졌습니다. 가령 ‘A라는 스피커의 대역 밸런스상 특정 대역이 부족하다거나 혹은 음색의 특성을 바꾸고 싶다’ 이런 경우 상상을 통해 매칭을 해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머릿속에 그렸던 사운드와 실제 사운드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고 대부분 일치합니다. 물론 간혹 의외의 결과로 고생을 한 경우도 있지만 그동안의 경험이 이상향의 사운드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매칭의 철칙으로 전 기존 하이엔드 케이블 등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케이블 메이커의 부단한 노력에 따른 현대 하이엔드 케이블의 장점은 인정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개성이 너무 강해 시스템 전체의 성향을 지배하는 경향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취향에 맞게 자작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선재, 피복 재질, 단자 선택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시스템 특성에 맞는 케이블을 자작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도 오랜 제작 경험과 실패와 반복을 통해 얻은 결론으로 저의 오디오 튜닝의 비법이자 가장 중요한 노하우이기도 합니다.

사실 요즘 하이엔드 케이블의 가격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의견이다. 자신의 시스템에 잘 맞는 케이블을 자작할 수만 있다면 필자 역시도 그렇게 하겠지만 상당한 정성과 경험이 없으면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도 케이블에 쏟은 금전적인 투자 역시 대단한데 정 사장님의 경우를 보니 부러울 따름이다.

그동안 수많은 기계들을 섭렵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한 소개 및 특별히 인상적인 제품들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힘들 것 같군요. 가령 최근 유행하고 있는 FM 어쿠스틱스 사의 앰프들의 경우 십여 년 전에 이미 도입하여 사용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기계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실험 정신이 강합니다. 저의 경우 빈티지와 하이엔드를 넘나들며 추구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혼 사운드를 좋아하다 보니 혼 스피커인 패트리션 4와 FM 801A을 매칭한 사운드는 아직도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소 생소하지만 텔레풍켄 앰프를 내장한 EMT 모니터 스피커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웨스트레이크 우드 혼 시스템을 통한 멀티 시스템 운용을 계기로 최근에는 하이엔드 쪽에 더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웨스트레이크 스피커의 경우 당시에는 빈티지적 개념의 하이엔드 스피커로 하이엔드 쪽으로 주류를 잡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이후 자디스의 유리스미 스피커와 캐리 300B, 805B를 통한 매칭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세한 지면으로 소개해드리기 어려울 만큼 이 분의 오디오에 대한 경험과 편력은 상상 이상으로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날카로운 식견들과 함께 필자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 1 독일 하이엔드의 대명사 부메스터의 최상위 최장수 모델인 808 MK5 프리앰프. 2 골드문트 최고의 프리앰프인 미메시스 22S. 3 구 첼로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완성한 비올라의 플래그십인 스피리토 프리앰프. 4 스펙트랄 DMC-30 프리앰프와 골드문트 미메시스 10.

거실 시스템인 아방가르드의 트리오와 베이스혼의 시스템의 경우 아직 연결하기 전인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추구하실 계획이신지요?
워낙 대형 시스템이라 아직 최상의 사운드를 위한 매칭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앰프로는 솔루션 710·720 조합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리는 앰프로 조만간 매칭을 할 계획입니다. 일단 골드문트 29.4 모노블록 파워 앰프에 스펙트랄 DMC-30의 매칭으로 시험 삼아 울려 보았습니다. 전반적인 밸런스나 질감이 훌륭하여 일단은 이 조합으로 연결할 예정입니다. 베이스혼을 한조 더 추가할 예정인데 추가한 후 최상의 사운드를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혼 타입의 장점에 현대 하이엔드 기질까지 담고 있어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는 시스템입니다. 워낙 공간을 많이 요구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저의 집 거실 크기로도 버거운 감이 있지만 최상의 튜닝으로 도전할 생각입니다.

오디오 경력과 그동안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이제 한 25년 남짓 되었습니다. 원래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한순간도 정열을 잃지 않고 추구했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단출한 시스템으로 시작했던 오디오 취미가 이렇게까지 오게될 줄은 저 역시 상상도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고 언제나 정열을 잃지 않게 만들어 저의 생활과 사업에도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필자가 지금껏 만나본 분 중 가장 많은 열정과 그에 걸맞은 시스템, 그리고 사용하는 모든 시스템에서 인상적인 사운드를 재생하는 등 열정과 노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 외에 수많은 이야기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오고 갔지만 지면 관계상 그만하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아날로그와 관련된 시스템을 중심으로 탐방을 진행하겠다. 간략한 시스템 소개를 해드리면 턴테이블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V.Y.G.E.R 사의 플래그십 기종인 인디언 시그너처 시스템에 자작 흑단 톤암, 라이라 파르나소스 카트리지의 조합이다. 특히 이 턴테이블의 경우 플래터 무게가 70kg에 총 중량 300kg에 이르는 초 중량급 시스템으로 에어 컴프레셔의 공기압으로 플래터를 띄우는 구조이다. 현재 포노 앰프는 다소 생소한 스위스 브랜드인 TP사의 수제 앰프로서 진공관 타입이다. 별도로 부메스터의 포노 모듈도 함께 운용하는 중이다.


▲ 1 오디오 리서치의 대표 모델이자 진공관 방식의 대출력 파워 앰프인 레퍼런스 210. 2 비올라의 브라보 파워 앰프. 3 골드문트 미메시스 29.4 파워 앰프. 4 에소테릭의 상징이자 초중량급 하이엔드 SACD/CD 시스템인 P-01·D-01.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인디언 시그너처 군요. 어떤 계기로 도입하게 되셨는지요?
다양한 턴테이블을 사용한 결과 초 중량급 턴테이블을 꼭 한 번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구조적인 접근 등 설계사상을 고려할 때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보여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특히 중량급임에도 설치 공간 측면에서 콤팩트하게 마무리된 점 역시 장점입니다. 사운드는 그동안 제가 생각했던 아날로그 사운드의 관점을 바꿀 만큼 훌륭하며 최근에는 LP로 자주 듣지 않던 대편성곡 등도 자주 듣게 됩니다. 음의 안정감 측면에서 발군이고 디테일과 질감, 공간 장악 능력 등에서 그동안 사용하던 플레이어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특이하게 자사 조합의 리니어 트래킹 톤암 대신에 흑단 톤암을 사용 중이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리니어 트래킹 톤암을 매칭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저 역시 궁금하지만 흑단 톤암의 장점 역시 대단합니다. 특히 기성품의 흑단 톤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한 가공과 구조로 완성되어 흑단 특유의 질감과 하이엔드적 성향까지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공진을 철저히 고려한 구조를 채택하여 특유의 안정성과 정숙성 또한 대단합니다. 톤암 하나를 더 추가할 계획인데 리니어 트래킹 톤암을 쓸지 아니면 좀더 개선된 자작 흑단 톤암을 매칭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다수의 플레이어를 운용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 시스템 도입 후 모두 정리 했습니다. 그만큼 이 조합에 대한 만족도는 높습니다. 특히 부드러움과 공간을 장악하는 밀도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운드 능력이 탁월한 것 같습니다.

필자 역시 처음 경험하는 이 턴테이블의 사운드는 초 중량급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당당한 스케일을 수반한 질 높은 사운드는 경이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런 하이엔드적 기질에 흑단 톤암의 절묘한 매칭은 하이엔드와 빈티지적인 질감과 음색을 담고 있어 형용하기 어려운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였다.

포노 앰프가 다소 특이한 제품인데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셨는지요?
오디오에 대한 탐구와 연구에 따른 제품입니다. 아마 국내에 사용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외 사이트나 해외 오디오 친구들을 통해 정보를 얻었습니다. 이전에 사용한 포노 앰프가 FM 222이었는데 모든 면에서 적수가 되지 않을 만큼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특히 현악기의 음색 측면에서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든 중독성을 보이며 남성적인 스케일에 디테일을 겸비한 제품입니다. 특히 진공관 방식임에도 완벽한 설계 덕분에 험이나 노이즈 측면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보여 줍니다.

그동안 사용하셨던 아날로그 제품들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다수의 유명한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거쳐 간 것 같군요. 최근 가장 인상적이었던 조합은 VPI TNT-5와 마이크로 8000 턴테이블입니다. VPI의 경우 그래험 2.2 톤암에 고에츠 우루시 골드의 조합이었는데 특유의 미음과 아날로그적 분위기의 재생이 일품이었습니다. 사실 이 플레이어의 경우 정교한 세팅이 관건으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최상의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 8000의 경우 SME V 암에 라이라 파르나소스 조합과 3012 암에 오토폰 카트리지의 조합으로 운용했었습니다. 정돈된 음상과 밀도감이 특히 인상적인 플레이어로 현재의 플레이어를 사용하기 전까지 메인으로 활약한 제품입니다. 가라드 301 역시 중역의 두께감이 매력으로 오랫동안 함께 했던 제품입니다. 포노 앰프로는 BAT VK-P10SE가 인상에 남을 만큼 좋은 제품이었고, FM 222 역시 대표적인 하이엔드 포노 앰프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수입되어 아날로그 애호가들 사이에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바이거 사의 인디언 시그니처.

카트리지는 어떤 제품이 가장 인상적이셨는지요?
고에츠 몇몇 기종들이 매력적 음색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현재는 중립성이라는 측면에서 다소간의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사용을 하지 않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사용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카트리지라고 생각합니다. 라이라 파르나소스가 제게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는 카트리지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상위 기종인 티탄보다 훨씬 더 기본기가 훌륭한 스탠더드한 음의 성향을 보여주어 최상의 만족도를 줍니다. 아직까지 사용 경험은 없지만 반델헐 카트리지를 꼭 한 번 써보고 싶군요. 좋은 제품이 있다면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반델헐 콜리브리 XPP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고 과거에 콘도르 역시 경험했던 기종으로 현대 하이엔드의 최고의 카트리지로 추천해 드리고 싶군요. 콜리브리의 경우 섬세한 여성적인 특징과 다이내믹의 특징을 동시에 보유한 하이엔드의 한 전형으로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압도적인 정보량은 경험해보지 못하고는 표현이 힘들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콘도르의 경우 콜리브리와 비교 시 오히려 음의 두께감이나 온도감 측면에서는 더 장점이 많은 제품으로 아날로그적 분위기의 재생이 뛰어납니다. 두 제품 모두 상당히 세련되고 현대적 성향의 매혹적인 음색을 자랑합니다. 아무튼 반델헐에 바이거 턴테이블의 조합이라면 대단한 사운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메인이 어느 쪽이며 보유 중인 소스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비율을 5:5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때는 특정 소스 쪽으로 집중했던 적도 있지만 각각의 장점을 고려하여 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디지털 녹음은 역시 디지털로 아날로그 녹음은 아날로그로 재생하는 원칙하에 운용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현대의 연주와 과거의 연주를 동시에 즐겨 듣는 입장이라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이 남들을 따라 보유 중인 소스도 없이 무작정 아날로그를 하는 애호가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음악 재생이라고 생각하기에 자신이 보유한 소스에 맞추어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LP는 2천 5백장 정도이고 CD는 3천장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바이거의 도입 후에 대편성곡도 아날로그 재생을 통해 감상하고 있지만 대부분 소편성 위주로 즐겨 듣습니다. 코간과 길레스를 특히 좋아해서 그들의 연주를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즐겨 듣습니다.

아날로그 시스템의 매칭에 특별한 원칙이 있으신지요?
일단 기본적인 요소인 험이나 노이즈 등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밀한 세팅을 통해 카트리지가 최대한 정확하게 소리골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환경들을 조성하지 않으면 아날로그 시스템은 결코 좋은 사운드로 보답하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정성을 기울여 항상 세팅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노력을 할 때 최상의 사운드가 확보됩니다. 이 밖에도 카트리지와 톤암의 공진주파수, 기본적인 무게 등의 매칭을 고려하여 세심한 선택을 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아무튼 아날로그는 정성과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더욱더 오디오적 재미가 큰 것 같습니다.

궁극으로 생각하고 계신 시스템이 있으신지요?
사실 이제는 어느 정도 오디오에 대한 열정도 식을 때가 됐는데 아직은 눈에 띄는 제품을 보면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시스템을 기본으로 꾸려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스피커 중에 아카펠라 사의 트리올론 엑스칼리버라는 스피커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혼과 이온 트위터의 조합으로 상당히 인상적인 사운드인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보고 싶은 스피커입니다. 전 아직도 잘 만들어진 혼 스피커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혼 마니아입니다. 호방하고 남성적인 성향을 기본으로 섬세함을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에 최근 하이엔드 혼 스피커가 취향상 최상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아큐톤 유닛을 사용한 아라바나 소닉스의 패션도 특유의 매력이 있지만 혼 스피커는 제게 첫 사랑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아직도 강한 애착과 미련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튼 욕심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오디오에 정열을 갖고 해온 지난 세월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건이 닿는 한 추구할 예정입니다. 가까운 장래에는 일단 아방가르드 시스템의 완성 후 노틸러스 스피커의 사운드를 완성할 예정이고 이후에 아카펠라 등 현재 검토 중인 스피커를 중심으로 완성할 계획입니다.

현재 골드문트 아날로그, 에필로그, 아포지 디바 등 보관 중인 제품도 다수 있으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기계에 대한 애착과 사랑의 각별함 때문이겠죠. 오랜 세월 정 들었던 기계들을 내보내기가 제 경우에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의 사연과 또한 기계 각각의 장점들 역시 대단하기 때문에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공간의 제약이 따르지만 가까운 장래에 별도의 공간이 생긴다면 보유 중인 제품들 역시 사운드를 다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특히 쉽게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의 경우 가급적이면 보유하는 경향입니다.


끝으로 후배 애호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정열이 없는 취미 생활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이 음악 애호가, 오디오 애호가, 그리고 둘을 동시에 추구하는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음악 애호가이자 오디오 애호가인 부류에 속할 것 같은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부류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고 그 음악을 위해 오디오가 존재한다는 의미를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기계만을 좋아해서 오디오 애호가에 속하는 분들 중 아무 의미 없이 기계 바꾸기에 전념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습니다. 어차피 바꿈질이야 오디오 취미의 속성이니 어쩔 수 없지만 사용하는 기계의 특징이나 가능성 등을 추구해보지 않고 무작정 기계만 바꾸는 행위는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본인이 사용하는 기계의 매뉴얼 한 번 읽어 보지도 않고 사용하다 바꾸는 경우도 있으니 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본인의 여건에 맞게 진지한 자세로 접근할 때 오디오 취미는 더 가치를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의 감동을 찾아 추구하고 고생을 통해 희열을 느끼는 사운드를 얻는다는 것은 진정으로 행복하고 멋진 순간인 것 같습니다.

장시간을 함께 오디오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한 값진 시간이었다. 솔직히 눈요기만으로도 대단한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세상은 넓고 숨어 있는 실력 있는 고수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계기가 된 것 같다. 다수의 시스템을 자유자재 탁월한 밸런스로 운용하시는 정 사장님의 경우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단순한 경지를 떠나 25년을 한 결같이 집중해서 추구하신 경험의 산물임을 이번 탐방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기계에 대한 애착과 탐구력, 해박한 지식 등 분명 많은 교훈을 주신 이번 탐방은 많은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내용과 더불어 엄청난 시스템의 위용을 소개해드렸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방가르드 트리오와 노틸러스 스피커의 사운드 완성이 벌써부터 기대되며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지면을 통해 독자 분들께 소개해드리고 싶을 만큼 향후 시스템의 사운드 역시 최상일 것으로 확신한다.

▶▶ 사용하는 시스템
스피커 B&W 노틸러스, 소닉스 패션, 이소폰 아라바, SANO 오디오, 아카펠라 이온 TW 1S, 아방가르드 트리오·베이스혼
프리앰프 비올라 스피리토, 부메스터 808 MK5, 스펙트랄 DCM-30, 골드문트 미메시스 22S
파워 앰프 JBL 유레이 6260, 비올라 브라보, 골드문트 미메시스 29.4, 오디오 리서치 레퍼런스 210
CD 트랜스포트 에소테릭 P-01    D/A 컨버터 에소테릭 D-01, 골드문트 미메시스 10
채널 디바이더 어큐페이즈 DF-45   턴테이블 바이거 인디언 시그너처   톤암 자작 흑단 톤암
카트리지  라이라 파르나소스   포노 앰프 TP 수제 앰프, 부메스터 포노 모듈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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