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우의 슈퍼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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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우의 슈퍼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 [8]
  • 정승우
  • 승인 2008.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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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최두홍 씨

‘오디오와 음악은 제 삶의 영원한 취미이며, 앞으로도 계속할 겁니다. 이런 취미 생활 자체도 물론 큰 의미를 갖지만 같은 취미를 가진 많은 동호인들과의 교류 및 추억들도 제게는 소중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이번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 8호의 주인공은 경기도 부천의 최두홍 원장님. 필자와는 오랜 지인으로 평소 잦은 의견 교환과 교류를 갖는 분이시다. 현재 모 잡지사의 평론가로도 활동 중이시며 오디오를 하는 웬만한 분이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이분의 명성과 활동력은 실로 놀랍다. 댁에 방문한 것은 적어도 10번 이상으로 그동안 서로간의 교류가 많았지만 잡지에 글을 올릴 만큼 본격적인 대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통해 독자 분들도 느끼시겠지만, 결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열정과 실력을 갖추신 분으로 필자에게도 많은 교훈을 남겨주셨다.

루멘화이트의 다이아몬드 라이트 스피커, 이제 이곳에 입성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은 것 같네요. 필자 역시 처음 설치된 날 같이 동석했던 관계로 감회가 남다릅니다. 그동안 어떤 방향으로 소리를 완성하셨는지요?
이 제품 전에 사용했던 스피커는 로엔그린이었습니다. 사실 대형기를 좋아하지만 두 스피커 모두 제 방에서는 사용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상대들입니다. 실제로 대형기에 대한 튜닝은 로엔그린을 통한 많은 시행착오와 어느 정도의 경험을 통해 완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루멘화이트가 들어왔으므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대형기를 좁은 방안에서 사용하는 경우 직선적인 음의 잔향감 처리나 저역의 부밍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리스닝 룸 곳곳에 세심한 배려를 통해 이미 해결한 상황이었고, 이후 제가 한 작업은 루멘화이트의 성향에 맞는 케이블 교체 및 설치 위치 등을 통해 현재의 시스템을 완성한 것입니다. 특히 다질 프리·파워 앰프의 경우 로엔그린 스피커와는 환상의 궁합이었으나, 세라믹 및 다이아몬드 등 신소재 유닛을 채용한 루멘화이트의 상성 부분을 상당히 걱정했었는데 우려와는 달리 상당히 좋은 매칭으로 불만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사용 중인 RGPC 전원 장치 역시 상당 기간 실험을 통해 현재의 시스템에 이르렀으며, 특히 최근 채용한 피니테 엘레멘테(Finite Elemente) 사의 오디오랙 설치 후 놀랄 만한 음질 개선을 이루었습니다. 평소에도 진동 방지 등의 목적으로 다양한 받침대 등을 사용한 경험이 있기에 원천적인 진동 문제에 대한 해결을 자부했으나 피니테 엘레멘테 랙 설치 후 변화되는 음의 향상은 놀랄 정도였습니다. 본래는 음상 등의 방해에 대한 우려로 랙 사용을 선호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이 랙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습니다. 디테일의 향상과 기본적인 음의 순도 측면에서 대단한 성능을 보여주며, 오디오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밖에 샥티 사의 홀로그래프, 어쿠스틱 시스템의 공명종 등 다양한 액세서리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전에 사용하시던 로엔그린 역시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사운드였는데 루멘화이트로 교체한 후 어떤 차이를 느끼셨는지요?
전 기본적으로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자연스러운 질감을 추구하는 음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루멘화이트 역시 상당한 대형기로 스케일 측면에서 뒤지지 않는 실력을 발휘하지만 로엔그린의 스케일감은 차원을 달리할 만큼 대단합니다. 전반적인 음의 밸런스나 완성도 측면에서는 현재의 시스템을 더 선호하지만 가끔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스케일감과 엄청난 저역의 에너지 등으로 오디오적 쾌감을 주던 로엔그린이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단, 신형 아큐톤 유닛들을 절묘한 음악적인 밸런스로 마감한 루멘화이트의 밸런스와 음의 이탈감, 순도, 전 대역에 걸친 섬세한 해상력 등은 분명 루멘화이트가 몇 수 위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채용한 고역의 아름다운 개방감은 물론이고, 빠른 스피드를 갖춘 중역대와 저역대의 자연스럽고 해상력 높은 음의 성향은 분명 이 스피커가 기술적인 진보를 이룬 현대의 최첨단 스피커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물론 제가 사용했던 로엔그린은 구형이었고, 최근의 로엔그린 2 모델의 경우 단점들을 많이 보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아날로그 시스템을 제외한 시스템 구성을 살펴보면, 소개해드린 루멘화이트의 다이아몬드 라이트 스피커를 중심으로 다질의 프리·파워 앰프, dCS의 베르디 라 스칼라 SACD/CD 트랜스포트, dCS 엘가 플러스 D/A 컨버터, 에소테릭의 G-0s 마스터 클록 제너레이터의 구성이다. 스피커 케이블 및 인터커넥트 케이블은 아르젠토의 서레너티 마스터 레퍼런스, 파워 케이블은 아르젠토의 마스터 레퍼런스와 플로우 모델, JPS 랩스의 알루미나타 등의 구성이다. 모두 현대의 최첨단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기종이며,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최고 수준의 사운드를 위해 세심하게 튜닝한 제품들이다. 철저한 실험과 경험을 통해 이룩한 시스템으로 단순히 고가의 조합을 통해 시스템을 구성한 경우와는 차원이 다른 경우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dCS의 풀 시스템이 아닌 마스터 클록 제너레이터의 경우 에소테릭의 제품을 사용하고, 케이블에도 상당한 배려를 많이 하신 것 같으신데 이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루비듐 발진자를 이용한 이 마스터 클록 제너레이터의 경우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dCS의 베로나와 비교 시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 가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단순한 표현을 해드리면 소스 자체의 마스터가 바뀐 듯한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런 변화는 오디오적인 표현으로는 불가능한 음의 혁신이죠. 사실 전체 시스템의 밸런스 측면에서 디지털 소스기기 쪽이 좀 구형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이 마스터 클록 제너레이터를 적용한 후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최근 디지털 소스기기 중 메트로놈 칼리스타 레퍼런스 트랜스포트와 오르페우스의 헤리티지 D/A 컨버터의 조합이 가장 만족스러운데 SACD 대응이 안 되어 고민 중입니다. 이 조합이 들려주는 음의 성향은 흡사 아날로그 사운드를 방불케 하는 자연스러운 음의 입자와 정보량으로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현 시스템의 SACD 사운드 매력 역시 포기하기 어려워 결정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의 경우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하이엔드 제품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후 아르젠토의 제품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특히 질감 표현이 우수하며 아름다운 음색 등이 제 취향에 상당히 일치합니다. 또한 사운드 스테이지의 깊이감 및 전 대역에 걸친 높은 해상력 등 스케일감 역시 대단합니다. 일부 하이엔드 케이블들이 가지고 있는 특정 대역의 과장 없이 자연스러움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듭니다. 사실 저의 경우 시스템에서 케이블이 차지하는 비중을 상당히 높게 두는 편이며, 적어도 시스템 전체의 밸런스를 고려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들은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오디오 경력과 그동안 사용한 기계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사실 대부분의 애호가들과 마찬가지로 음악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시스템의 구성은 80년대 말부터이고 어느덧 20년 정도의 경력이 되었습니다. 워낙 오디오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많다 보니 시대를 대표하는 기계들의 경우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시스템이 없을 정도로 섭렵하였고, 이에 따라 많은 시스템들이 제 리스닝룸을 거쳐 갔습니다.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로열, JBL 4344, 에어리얼 모델 20T, 베리티 오디오 로엔그린, 소누스 파베르 아마티 오마주 등 주로 대형 스피커를 선호했습니다. 소리에 대한 제 자신의 기준이 생긴 이후에는 주로 진공관을 선호하였으며, 한동안 진공관의 매력에 빠졌던 적도 있습니다. 사실 제 사견으로는 반도체 방식의 앰프들이 진공관 방식의 앰프의 성능을 뛰어넘었다고 생각을 확립한 것은 최근 몇 년 전입니다. 요즘 출시되는 트랜지스터 방식의 앰프들의 경우 음의 질감이나 음악성 등 음악적인 풍요로움 측면에서 진공관 대비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반도체 방식의 특유의 장점들이 혼합되어 이제는 개인적으로 트랜지스터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볼더 앰프 이후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다질 앰프 모두 제가 좋아하는 특성인 질감과 음악적인 아름다움이 오히려 진공관 방식을 뛰어넘어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줄곧 아날로그 사운드를 선호하여 린 LP-12, 토렌스 520, 베이시스 데뷔 MK5, 롤프 켈츠 레퍼런스 Ⅱ와 현재 사용 중인 캘리번까지 많은 기계들을 사용했습니다. 디지털 기기 및 케이블 역시 많은 종류의 제품을 교체 및 사용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조합은 어떤 것인가요?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로열에 마란츠 8B 조합을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군요. 당시에는 음악을 분석적으로 듣기보다는 편안함 위주로 즐기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요즘도 편안함이 가장 우선적이지만, 현대 하이엔드의 최첨단 음을 추구하다 보니 당연히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청각이 인정할 수 있는 오디오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음을 구현한 이후에 비로소 편안함의 세계로 돌입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의견에 반기를 드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더욱더 많은 음악적 감동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분석적인 관점에서 만족도가 높아야만 보편타당한 편안한 음향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아무튼 그 당시는 완벽하게 하이엔드적인 청각이 열리기 이전의 최상의 조합으로 음악적 아름다움의 향연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후에도 이상적인 조합이 몇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조합이 모든 면에서 가장 만족할 만한 조합입니다. 20년의 오디오 경력의 정열을 모두 투입해서 얻은 조합이니 당연히 만족도가 높습니다.

오디오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우리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홍콩 여가수 진추하와 관련된 일입니다. 제 동료 의사 중 그 여가수의 대단한 팬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경우 본격적인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의 부탁으로 진추하의 10여개 이상 되는 앨범을 제 시스템에서 CD 레코더로 복원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진추하의 팬 카페가 국내에서 활성화 되어 결국은 7080 무대에 초청되어 콘서트를 갖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저의 오디오 시스템을 통한 복원이 이런 인연을 만들어 콘서트가 개최되었으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 할 수 있겠죠.

시스템 구성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령 소스기기 혹은 스피커나 앰프 매칭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음의 입구가 재생 음향의 사운드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소스기기를 사용하면 그만큼 앰프나 다른 기계들의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녹음의 소스를 재현할 경우 재생 음향이 평소보다 훨씬 더 공간에 자연스럽고 밀도 있게 재생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음의 입구인 소스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는 소스기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날로그의 경우 카트리지보다는 톤암이, 톤암보다는 플레이어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디지털의 경우 트랜스포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빈티지 시스템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과거 즉, 약 10년 전의 관점에서 봤을 때 빈티지 시스템은 충분히 매력적인 성향을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제가 사용했던 마란츠 8B의 경우도 그렇고, 과거에 사용했던 다수의 빈티지적 성향인 진공관 제품들 역시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빈티지를 바라보는 개인적인 관점은 이제는 하이엔드 쪽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 격차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콘서트홀의 자연스러운 감동을 과연 어떤 시스템이 더 훌륭하게 재생할 수 있을까요? 이는 당연히 대역 특성이 좋고 응답속도가 빠른 하이엔드 시스템입니다. 물론 잘못 매칭한 조합의 경우 가끔 형편없는 사운드를 재생하지만,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의 발전은 특히 최근 10년 사이에 엄청난 혁신을 이룩해냈다고 생각하며 갈수록 이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 음의 감동보다는 낭만이나 추억 등으로 빈티지 오디오를 바라본다면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이니 빈티지 애호가분들께서는 오해가 없으시기 바랍니다(웃음).

일단 전체 시스템 관련 내용은 이 정도로 마무리 짓고, 아날로그 시스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려 한다. 현재 메인 플레이어는 호주의 컨티뉴엄 오디오랩 최상위 기종 캘리번 풀 시스템(전용 스탠드, 코브라 톤암), 에어타이트 사의 PC-1 카트리지, 다질 프리 전용 포노단의 구성이다. 전반적인 시청 소감은 일단 압도적인 스케일감을 기본으로 모든 오디오적인 스펙적 완벽함에 아날로그적 부드러움, 따스함, 풍만한 등을 두루 갖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일부 현대 최첨단 플레이어의 경우 해상력과 스케일감을 강조해서 아날로그적 질감과 온도감 등이 부족하고, 반대로 질감과 온도감을 추구하는 구형 플레이어의 경우 음의 해상력과 협대역 등 여러 문제를 갖기 마련인데 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이 조합이 들려주는 아날로그 사운드는 이런 모든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 재생이 가능하다고 여기며 이는 현대 최고의 시스템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난번 방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사운드 완성도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전용 스탠드 도입에 따른 변화로 이해되는데 이 점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사실 전용 스탠드의 비용 문제 때문에 상당한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경험상 턴테이블 시스템에서 스탠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탠드 설치 이전의 사운드도 불만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기에 구입을 보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설치 이후 그동안 제가 알고 있던 세계와는 또 다른 음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경외감과 더불어 오디오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역대의 해상력이 대폭 증가되면서 이에 따른 상위 대역까지도 몇 단계의 업그레이드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고 스피커의 존재감을 없애주는 자연스러운 사운드는 그동안의 방황을 멈추게 할 만큼 큰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디지털 쪽에는 거의 손이 가지 않을 만큼 현재 아날로그 사운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사용하셨던 롤프 켈츠 레퍼런스 Ⅱ 모델의 경우도 상당히 완성도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떤 계기로 교체를 결심하게 되셨는지요?
린 LP-12, 베이시스 데뷔 MK5, 롤프 켈츠까지 줄곧 플로팅 구조의 플레이어를 선호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음의 리드미컬한 선율, 온도감, 유연성 등 아날로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취향 때문이었습니다. 롤프 켈츠의 경우 플로팅의 최고봉이라 평할 만큼 어른스럽고 자연스러운 음이 일품이었습니다. 리지드 턴테이블 대비 임팩트나 음의 정확성 등 약간의 불만은 있었지만 만능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사용하던 중 컨티뉴엄 사의 하위 기종인 크라이테리온에 코퍼헤드 톤암 조합을 경험하고 상위 기종에 대한 구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리지드와 플로팅 타입의 장점을 교묘히 배합해놓은 듯한 음의 경향에 일단 놀라게 되었고, 어차피 상위 기종에 대한 동경과 욕심이 생길 것 같아 다소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리지드 타입을 베이스로 자기부양 구조의 채택 및 각종 신기술을 채택한 장점이 분명 음에도 그대로 나타나 당분간은 곁눈질 없이 사용할 예정입니다.

캘리번의 경우 추가로 톤암 장착이 가능한데 다른 것을 장착할 계획은 없으신지요?
사실 아날로그의 경우 카트리지 하나로 만능의 음악 재생이 어렵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일단 포노 앰프 구입부터 시작해 상당히 복잡한 문제들이 많이 있고, 현재 사용하는 다질 프리앰프의 포노단 성능에 상당한 만족감을 갖고 있어 쉽게 결정을 못 하고 있습니다. 다질 포노단은 제 경우에는 볼더 2008 포노 앰프를 포기하게 할 정도의 만족감을 주었지만 추가 포노단 장착이 불가능하여 일단 포노 앰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카트리지의 경우도 현재 사용 중인 에어타이트 PC-1에 대한 믿음과 애착이 강하여 이와 견줄 만한 제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덴헐 카트리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지만 아직은 말씀드린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계획은 없습니다.

반덴헐 카트리지의 경우 음색적인 우아함을 첫 번째로 언급하고 싶군요.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유럽제와 일본제 카트리지를 비교해보면 가장 먼저 음색적인 특징이 다릅니다.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을 선호하고 전통의 피가 흐르는 민족적 성향상 적어도 음색 측면에서 일본제 제품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우아함과 감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클래식 특히 현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는 반덴헐 카트리지의 매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다변성으로 인해 제 경우에는 총 3종의 스테레오 카트리지와 1종의 모노 카트리지를 사용 중입니다. 물론 일본 제품과 유럽 제품을 섞어 사용 중이며 특정 제품의 우열을 판단하기 힘들 만큼 고유의 개성을 보여줍니다. 국가별로 음색이 다르다는 의견이 경우에 따라 좀 억지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사람의 수공으로 만들어내는 카트리지의 경우 제작자의 음향 철학과 좋아하는 음악 장르를 중심으로 튜닝되는 것을 고려하면 꼭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여건이 되시면 톤암을 추가하셔서 꼭 다른 카트리지에 대한 시도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저도 이런 훌륭한 시스템을 통해 흘러나오는 다른 재생음을 경험할 기회가 생기니까요(웃음). 그동안 사용해보신 아날로그 제품에 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롤프 켈츠 플레이어를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군요. 물론 지금의 시스템과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사용 시 특히 보컬곡에서 보여주는 매력은 지금도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같은 소스라도 롤프 켈츠 플레이어의 재생 음은 가수가 갑자기 노래를 잘하는 듯한 리드미컬하고 생생한 표현력으로 격을 달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카트리지로는 라이라의 타이탄과 클리어 오디오의 골드핑거가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이탄의 경우 현대 카트리지의 진보를 느끼게 해 줄 만큼 기존 제품들과는 다른 성향의 음이었으며 골드핑거의 경우 이런 특징을 완성해 적어도 여러 오디오적 스펙 측면에서는 따라올 적수가 없을 만큼 대단한 능력을 선보여 준 제품입니다. 솔직히 취향상 질감 위주의 음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현재의 에어타이트 PC-1 제품을 사용 중이지만 각각의 장단점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에어타이트 PC-1 카트리지의 경우 방금 전 플레이어 부분에서 언급해드렸던 현대적인 스펙 특성과 아날로그적 성향을 배합한 제품으로 특히 음의 온도감을 수반하여 세밀하게 음을 표현하는 디테일 측면에서 최상의 능력을 보여줍니다. 베이시스, 린 모두 훌륭한 제품들로 기억되며, 볼더 2008 포노 앰프의 경우 하이엔드 포노 앰프의 세계를 처음으로 일깨워준 제품으로 음의 안정감과 고급스러운 음색 등 장점이 많았던 제품입니다.

좋아하시는 음악 장르와 현재 보유 중인 소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LP가 2천장, CD가 2천장 남짓 되는 것 같네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특별한 원칙에 의한 컬렉션은 없으며 음악이 좋고 연주가 좋으면 컬렉션하는 스타일입니다. 최근에는 재즈의 매력에 푹 빠져서 주로 이를 위주로 한 컬렉션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의 시스템 도입 후 재즈 음악이 더욱 매력적으로 재생되어 즐겨 듣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쪽에는 거의 손이 가지 않아 청취 비중이 9:1 정도로 아날로그를 즐겨 듣습니다.

좋아하시는 연주자가 궁금하군요.
클래식 쪽은 카라얀을 특히 좋아합니다.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완벽에 가까운 서정성도 좋아하고 한국적 정서를 갖고 있다 보니 정경화의 연주도 무척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재즈에 심취하고 있는데 참 좋은 연주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직은 깊은 단계가 아니어서 마일즈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빌 에반스 등 대표적 연주자들의 음악을 주로 들으며 앞으로 좀더 공부를 하게 되면 선호하는 연주자들이 생길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획 중인 궁극의 시스템은 어떤 것인지요?
오디오가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현 시스템 정도면 99% 이상 만족하지만 사실 또 다른 획기적인 제품을 발견하면 교체로 연결될 수 있겠죠. 단 어느 정도의 큰 방향상 만족도가 높은 시스템이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단 현실적인 제약으로 AV와 하이파이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여건이 허락한다면 동일한 공간에서 운영하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습니다.

끝으로 후배 애호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음악 감상을 위해서 그렇게 좋은 시스템이 필요할까요? 참 우스운 이야기죠. 저 역시 원하는 소리를 위해 고민과 경제적 지출, 탐구한 시간을 합하면 참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제가 왜 이런 고락의 힘든 길을 가면서까지 오디오를 추구하는 걸까요? 그건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드름 때문에 고민했던 학창시절에 즐겨 들었던 아바에 대한 추억일 수도 있고, 원하는 소리를 찾았을 때의 희열일수도 있고, 주변의 지인의 시스템을 듣고 자신의 소리보다 좋았을 때 느끼는 좌절감과 동시에 도전 의욕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혼재해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음악 이외에 오디오 시스템 자체에 대한 자신의 욕구와 정열을 통해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단순히 무작정 남을 따라하는 어리석음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여 추구하며 정열과 희열 또는 추억의 재발견을 통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의 경우 오디오 취미를 통해 자신의 생활과 정신 건강이 윤택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오디오를 시작하시는 많은 분들께 무한한 가능성과 어떤 취미 생활보다도 재미있는 세계에 입문하신 것을 축하하며 이만 맺을까 합니다.

최두홍 원장님, 필자의 오랜 취미 생활의 동반자로 그동안 나눈 많은 이야기들과 식견들이 필자의 취미 생활이나 평론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먼저 인정하고 싶다. 현대 최고의 시스템을 자신만의 확고한 주관과 철학으로 운영하시는 모습과 더불어 언제나 인자하시고 인정 많은 이분의 인품은 필자에게 많은 가르침을 던져주었다. 오늘 시청한 모든 음악과 모든 소스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가 재생되었다고 인정할 만큼 보편타당성을 갖춘 사운드는 쉽게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시간이었고 앞으로 이분의 행보가 더욱 기대될 만큼 오디오에 대한 내공과 실력은 가히 천하제일이라고 인정하며 글을 맺으려 한다.


▶▶  사용하는 시스템

스피커 루멘화이트 다이아몬드 라이트   프리앰프 다질 NHB-18NS  
파워 앰프 다질 NHB-108 model one   SACD 트랜스포트 dCS 베르디 라 스칼라
D/A 컨버터 dCS 엘가 플러스   마스터 클록 제너레이터 에소테릭 G-0s   턴테이블 컨티뉴엄 캘리번
톤암 컨티뉴엄 코브라 톤암   카트리지 에어타이트 P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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