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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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을 마치며
  • 정승우
  • 승인 2008.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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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탐방을 통해 아날로그의 세계는 취미 생활 이상의 고품격 예술 활동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추구할 때 아날로그 시스템은 단순한 기계가 아닌 감동의 존재로서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던져드리고 싶다. 그동안 탐방한 모든 분들은 오디오 제품 중 특히 아날로그 관련 제품을 단순한 도구의 의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진지한 열정과 자세로 최상의 튜닝과 세팅을 거듭하여 사운드를 완성한다는 사실을 독자 분들은 이해하고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음악을 사랑하는 자세와 LP 한 장 한 장에 얽힌 추억과 소중함을 간직하며 소스에 담긴 음악적인 뉘앙스와 감동을 재현하기 위해 시스템의 존재 가치를 부여하는 진지한 자세 역시 우리들 모두가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아날로그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아직 이 세계에 발을 들여 놓지 않은 분들 모두에게 이 탐방의 내용들이 큰 도움과 참조가 되어 행복한 취미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슈퍼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 지난 호까지 정확히 1년을 연재한 코너로서 자칫 자기 자랑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필자가 이 탐방에 들인 공과 정열과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그동안 이 탐방을 통해 소개한 분들의 시스템과 음반 컬렉션, 그리고 아날로그에 대한 열정과 기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해박한 지식, 뚜렷한 가치관 등 결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진정한 아날로그와 오디오 분야의 대가들이라고 평가하고 싶으며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다시금 전하고 싶다. 당초 계획은 약 6회 정도의 분량이었으나, 주변 지인 분들의 소개 등 이 탐방을 위해 간접적으로 애써주신 모든 분들의 도움으로 1년간 진행할 수 있었으며 도움을 준 지인 분들에게도 역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탐방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아쉬움도 강하게 존재하지만, 섭외 자체의 어려움과 더불어 적어도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아날로그 시스템을 소개했다는 필자 자신의 만족도 등을 고려하여 이 탐방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이 탐방의 결론으로 그동안 탐방한 모든 분들의 시스템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며 정리하고, 최종적으로 최근 완성된 필자의 시스템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전개하도록 하겠다.

먼저 1호 탐방의 주인공인 박수진 부장님. B&W 800D와 FM 어쿠스틱스의 조합으로 총 2조의 턴테이블을 운용 중인 진정한 아날로그 마니아로서, 필자와는 현재도 자주 회동을 같이 하는 지인으로, 특히 1만장이 넘는 주옥같은 LP 컬렉션으로 항상 필자를 위축시키시는 분이다. 탐방 후 본인의 목표였던 오리지널 노틸러스 스피커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하여 운용 중이며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코너를 통해 최근 시스템을 독자 분들께 소개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2조의 메인 플레이어 중 한 조는 클리어 오디오의 맥시멈 솔루션에 유니파이 톤암과 고에츠 오닉스 플래티넘 카트리지, 다이나벡터 MK2 톤암에 미야비 커스텀 카트리지, 이케다 IT407 톤암에 헬리콘 모노 카트리지 조합이다. 다른 한 조는 베이시스 데뷔 MK5 시그너처에 그래험 팬텀 톤암, 반덴헐 프로그 카트리지의 조합이다. 매칭 포노 앰프는 그리폰 헤드앰프에 포노스테이지, 올닉 H-1500, 그리폰 레가토 등이다. 최근 이와 같은 시스템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유니파이 톤암은 트라이 플레이너의 MK7 톤암으로 교체되었으며 이외에 트랜스피규레이션 오르페우스 카트리지, 페이즈테크의 EA-1, EA-3 포노 앰프 등으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하였다. 현재도 완성도가 높은 오리지널 노틸러스의 사운드가 향후 어떻게 변화될지 필자 역시도 기대가 큰 상황이다.

2호 탐방의 주인공인 김명환 사장님. 자작의 전문가로서 오랜 자작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의 독특한 개성과 완성도는 인상적이었다. 탄노이 밀레니엄 오토그라프를 메인 스피커로 하여 내부의 네트워크 교체부터 자작 앰프로 바이앰핑을 시도하는 등 그 혁신적이고 과감한 시도는 오디오에 대한 노하우와 오랜 경력이 없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마이크로 1500 턴테이블을 메인으로 그래험 팬텀 톤암에 골드핑거 카트리지의 조합과 RMG 309 톤암에 SPU Gold G-Type 모노 카트리지를 운용 중이며 최근 진선의 아이리스 턴테이블로 업그레이드를 했다고 한다. 튜닝이 사운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 것인지 실제로 보여준 경우로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대단한 능력에 필자 역시도 깊은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3호 탐방의 주인공인 권인희 회장님. 이소폰 아라바를 메인으로 TAD 및 메리디안 스피커를 넓은 공간에서 운용 중이며 실제 연주에 맞추어 음을 튜닝하는 철학으로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분이다. 특히 이 분 댁에서 감명을 받은 아라바 스피커의 매력에 빠져 직접적으로 필자가 이 스피커 도입을 하게 한 경우로 그만큼 시스템 자체의 사운드 완성도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노르마 베이스로 제작된 토렌스 124 턴테이블, 가라드 301 턴테이블과 미야비 커스텀 및 모노 카트리지, FM 어쿠스틱스 222 MK2로 구성된 아날로그 사운드 역시 하이엔드와 빈티지 사운드의 절묘한 조합이라 평가될 만큼 인상적이었으며 특히 실제 연주회장의 음을 베이스로 튜닝한 사운드는 자연스러운 사운드와 더불어 넓은 공간의 이점이 어우러져 실제 연주회장이 부럽지 않은 밸런스감과 배음, 홀 톤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

4호 탐방의 주인공인 정영현 사장님. 에벤 X-4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2조의 매칭 앰프를 통해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운드를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매칭의 중요성을 실제로 터득할 수 있을 만큼 같은 스피커로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각각 나름대로의 개성과 장점을 갖춘 사운드 경향은 필자 역시도 놀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다소 이례적인 자신만의 길을 걷는 분으로 기억된다. 클리어 오디오사의 마스터 레퍼런스 턴테이블에는 마스터 TQ-I 톤암에 인사이드 레퍼런스 카트리지 조합이며 롤프 켈츠 레퍼런스 2 턴테이블을 중심으로 SME V 암에 골드핑거 카트리지, 그래험 팬텀 톤암에 동일한 골드핑거 카트리지의 조합이며 골드문트 PH-3와 FM 어쿠스틱스 222 포노 앰프로 구성된 아날로그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특히 같은 클리어 오디오 계열의 카트리지에서 전혀 다른 개성을 갖는 사운드가 재생되어 추구하는 매칭에 따른 사운드의 변화라는 철학에 정확히 일치된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5호 탐방의 주인공인 최재근 사장님. 밀레니엄 오토그라프를 중심으로 한 총 3조의 시스템을 운용 중인 분으로 탄노이의 사운드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광대역을 중심으로 한 스케일 감이 큰 재생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EMT 927st 턴테이블에 반덴헐 콘도르라는 현대 카트리지의 매칭 역시 혁신적인 시도로 그 사운드의 장점은 오리지널 EMT 카트리지 대비 필자의 취향상 훨씬 더 우수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927st에 별도로 매칭된 미야비 모노 카트리지 역시 오리지널 EMT 대비 많은 장점을 선보였다. 별도로 린 LP12 턴테이블에 네임 에어로 톤암과 그라도 레퍼런스 카트리지의 조합, 가라드 301에 FR 66S 톤암과 SPU GE 구형 카트리지의 조합 역시 나름대로의 개성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특히 가족 모두가 함께 음악을 즐기고 연주회장을 찾으며 오디오 생활을 같이 하는 모범적 자세 역시 교훈적인 취미 생활의 모범을 보여 주는 것 같아 흐뭇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다.

6호 탐방의 주인공인 정도용 사장님. 단순한 애호가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많은 시스템을 운용 중인 분으로 단순한 수집적인 의미가 아니라 공간이 허락하는 한 대부분의 시스템을 운용 중인 진실로 오디오를 사랑하는 애호가라는 평가를 할 만하다. 이소폰 아라바, B&W 노틸러스, TAD 유닛을 채용한 SANO사의 스피커 시스템, 소닉스사의 패션 스피커 등을 메인 리스닝 룸에 운용 중이다. 특히 각 시스템마다의 절묘하게 다른 개성적 요인도 인상적이었지만, 어느 시스템이나 오디오적, 음악적인 밸런스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 분의 실력과 경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바이거사의 인디언 시그너처 턴테이블에 자작 흑단 톤암과 라이라의 파르나소스의 조합이 선사하는 아날로그 사운드 역시 모든 장르에 걸친 매혹적인 음을 선사하였다.

7호 탐방의 주인공인 남경복 사장님. 오시리스라는 대형 스피커와 현대 최고의 파워 앰프중 하나인 에지의 NL 레퍼런스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의 위용에 일단 압도된다. 시스템 외에 그동안 수집한 LP 컬렉션의 수준 역시 최고의 경지로 각종 초고가 음반 및 희귀 음반 등 평소 쉽게 구경조차 힘들었던 LP들을 실제로 보았다는 점 역시 필자에게는 행복한 경험이었다. SME 모델 30/2를 메인으로 마이 소닉의 하이퍼 에미넌트, 고에츠 로즈우드 플래티넘 카트리지에 올닉 H-3000 포노 앰프의 조합 역시 대형 시스템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질감 높은 사운드 경향을 보여 주었다. 특히 이 분의 경우 사무실에 오디오 시스템을 운용하며 항상 음악과 함께 생활을 하는 진정한 음악 마니아로, 단순히 시스템만 추구하는 일부 하이엔드 오디오 마니아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음악적인 식견과 지식 역시 배울 점이 많았던 탐방으로 기억된다.

8호 마니아 탐방의 주인공인 최두홍 원장님. 필자와는 지인 사이로 같이 평론을 하기에 항상 많은 정보를 교류하는 분이다. 루멘화이트 다이아몬드 라이트라는 현대 최고의 스피커 시스템에 다질 앰프의 매칭, 그리고 최고의 턴테이블로 알려진 컨티뉴엄의 캘리번 시스템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현대 최고의 아날로그 사운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매칭된 코브라 톤암과 에어타이트 PC-1 카트리지의 조합 역시 초 하이엔드적 경향을 적절한 온도감과 음악적인 밸런스 감을 수반한 사운드로 어우러져 역시 이분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통한 절묘한 매칭을 선보여 주었다. 룸 튜닝이나, 특히 주변 액세서리를 활용한 음악적 튜닝 역시 대단한 수준으로 항상 깊은 관심과 실험 정신을 통한 오디오적 정열 역시 이분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자 배울 점이라는 의견이다. 최근 별도의 톤암 장착과 매칭 카트리지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 향후 캘리번의 새로운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필자 역시 부풀어 있다.

9호 탐방의 필자 시스템은 잠시 후 자세한 소개를 할 예정이다. 10호 탐방의 주인공인 김인호 사장님. 필자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열정적인 음악 애호가로서 일단 음악적인 정열을 통해 이룩한 LP 컬렉션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 만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놀라운 수준이었다. B&W의 노틸러스 801 스피커를 8년 이상 애용한 경우로 코드 앰프와의 조합은 무르익을 대로 익은 밸런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가라드 301을 중심으로 RMG 309 톤암에 SPU 실버 마이스터 카트리지 조합, 듀얼 골든 1에 슈어 V-15 카트리지 조합의 아날로그 시스템이다. 이외에 별도의 AV나 모노 시스템을 구축 준비 중으로 방대한 양의 LP 컬렉션과 함께 이분의 정열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대담 중 나눈 음악가와 LP 등에 관련된 내용들은 필자에게도 상당히 유익한 정보였으며 아날로그 LP 애호가들을 위한 동호회까지 운용하는 진정한 LP 애호가로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다.

11호 탐방의 주인공인 김현수 사장님. 진정한 자작의 전문가로서 특히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진선 턴테이블의 설계자로 아날로그 분야에 대한 이분의 경험과 노하우는 단순한 애호가를 넘어선 전문가 수준이다. 스피커부터 앰프, 심지어 케이블까지 대부분의 시스템을 자작으로 운용하는 분으로 특히 이 분이 제작에 참여한 진선의 아이리스 턴테이블 두 조를 중심으로 한 아날로그 사운드는 최첨단 하이엔드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회의감이 들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었다. 진선 톤암에 에미넌트 솔로 모노 카트리지, 팬텀 톤암에 골드핑거 카트리지, 다빈치 톤암에 고에츠 오닉스 플래티넘 카트리지, 코브라 톤암에 에어타이트 PC-1 카트리지의 구성이며 자작 LCR 포노 앰프와 볼더 2008 포노 앰프로 구성된 아날로그 시스템 각각의 개성과 사운드는 결코 단순한 유명 메이커간의 조합이 아닌 이분의 해박한 경험과 지식을 통한 조합으로 재생 사운드의 경지는 실로 놀라웠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또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이분의 향후 작품에 대한 필자의 기대감이 클 정도로 인상적인 사운드의 시스템이었다.

12호 탐방의 주인공인 홍종근 사장님. 이분의 오디오 경력은 무려 50년 이상으로, 어찌 보면 현대 오디오 산업의 발전 과정을 함께한, 관록과 경험으로 완성된 최종적 시스템의 밸런스는 결코 쉽게 얻어진 단순한 산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클랑필름의 Biodyn 스피커와 마란츠 7·9의 매칭 구성은 그동안 필자가 알고 있던 독일 계통의 빈티지 스피커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운드로 현대 하이엔드 사운드의 장점이 부럽지 않은 실력을 보여 주었다. 특히 대편성곡에서 보여 주는 자연스러운 연주회장과 같은 분위기의 사운드 경향은 역시 취미 세계에도 득도의 경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50년의 경험이 고스란히 전개되는 사운드였다. EMT 927st를 중심으로 한 TSD-15, 미야비 커스텀의 조합으로 아날로그 사운드를 즐기며 특히 50년간 컬렉션한 LP의 수준이나 음악성 역시 배울 점이 많은 하나의 모범성을 제시해준 것으로 기억된다.
이상 필자의 시스템을 제외한 총 11분의 시스템에 대한 간략한 정리를 했다. 필자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이 탐방에 참여한 모든 분들은 충분히 주변의 부러움을 살 만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세팅과 튜닝이 중요한 아날로그의 세계로 볼 때 단순한 조합들이 아닌 최상의 매칭을 보여주는 시스템으로 그 가치는 높다고 생각한다. 이 탐방을 통해 필자는 독자 분들께 아날로그의 세계는 분명 취미 생활 이상의 고품격 예술 활동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이런 연유로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추구할 때 아날로그 시스템은 단순한 기계가 아닌 감동의 존재로서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던져드리고 싶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그동안 탐방한 모든 분들의 공통점인, 오디오 제품 중 특히 아날로그 관련 제품을 단순한 도구의 의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진지한 열정과 자세로 최상의 튜닝과 세팅을 거듭하여 사운드를 완성했다는 사실을 독자 분들은 이해하고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음악을 사랑하는 자세와 LP 한 장 한 장에 얽힌 추억과 소중함을 간직하며 소스에 담긴 음악적인 뉘앙스와 감동을 재현하기 위해 시스템의 존재 가치를 부여하는 진지한 자세 역시 우리들 모두가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쉽지만 슈퍼 아날로그 마니아 탐방은 최근 완성된 필자의 시스템에 대한 소개로 막을 내리려 한다. 필자는 현재 총 3조의 턴테이블에 총 6조의 톤암을 운용 중이다. 이를 먼저 도입 순서대로 정리해보면, 먼저 쿠즈마 스타비 XL 턴테이블에 2조의 에어라인 톤암과 에미넌트 솔로 모노 카트리지, 반덴헐 콜리브리 XPP 카트리지의 조합, 그리고 트라이 플레이너 MK7 톤암과 고에츠 오닉스 플래티넘 커스텀 버전을 사용 중이다. 두 번째로 도입한 턴테이블은 스파이럴 그루브의 SG-1 턴테이블에 트라이 플레이너 MK7 톤암과 클리어 오디오 골드핑거 다이아몬드 카트리지, 그리고 헬리우스 디자인의 오메가 루비 12인치 롱암에 트랜스피규레이션 오르페우스 카트리지의 조합이다. 이 턴테이블의 경우 원래 한 개의 톤암 전용 설계이나, 최근 연구 끝에 별도의 설계를 통해 톤암 타워를 제작하여 추가 톤암을 장착한 경우이다. 가장 최근 도입한 턴테이블인 베이시스의 데뷔 MK5 시그너처 모델에는 그래험 팬텀 톤암에 페이즈테크사의 P-1 카트리지를 조합하였다. 매칭 포노 앰프는 페이즈테크사의 EA-1 Ⅱ, EA-3, 올닉의 H-1500과 H-3000 모델을 사용 중이다. 사실 LP 한 장을 재생하는 데 이 정도의 시스템이 필요할지에 대한 의문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각 조합의 독특한 매력과 최상의 매칭을 위해 추구하는 즐거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필자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각 턴테이블과 톤암, 카트리지, 그리고 포노 앰프까지 다양한 수백 가지 이상의 조합을 통해 나름대로 최상의 조합을 이룩한 것으로 자평하며 이를 통해 얻은 단순한 진리는 반드시 황금의 조합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함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최악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을 밝혀둔다. 특정 제품에 대한 비방이 될 수 있어 예를 들어 설명하면 A라는 카트리지가 A라는 플레이어에서는 최상의 매칭을 보여 주지만, B라는 턴테이블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보여 주는 등 매칭이라는 변수는 정말 해 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다변성을 경험하였다. 이런 변수는 비단 턴테이블과 카트리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톤암이나 포노 앰프와의 조합 등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드라마틱하게 변화된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아날로그의 재미이자 어려움 중의 하나라는 경험을 하면서 정열과 탐구심으로 필자의 시스템을 완성하였다. 물론 향후 어떤 변수에 의한 또 다른 변화가 있을지 필자 역시도 예상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현재 상태에서는 본 매칭 조합을 당분간 운용할 계획이다.

각각의 조합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를 하면, 먼저 쿠즈마 턴테이블의 경우 저역의 무게감, 해상력, 펀치력 등의 강점으로 입체적인 음장의 재현과 음장 공간을 꽉 채우는 듯한 밀도감에서는 달리 적수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적절한 온도감 역시 아날로그적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며 톤암에 따른 변화도 상당히 민감한 편으로 에어라인 톤암과 매칭할 경우 앞서 언급한 특징을 그대로 보여 주며, 특히 어느 한 대역으로 치우침이 없는 완벽한 밸런스감이 돋보인다. 트라이 플레이너의 경우 음의 잘게 쪼개는 듯한 입자감이나 해상력 부분이 특히 우수하며 에어라인 톤암 대비 섬세함과 중고역의 개방감이 뛰어난 대신에 음장의 밀도감이나 저역의 무게감 등은 약간 줄어드는 경향이다. 이런 연유로 고에츠 오닉스 플래티넘과의 조합은 특히 실내악곡의 재생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섬세한 표현력과 더불어 특유의 마색적인 음색이 돋보이는 등 최상의 조합을 보여준다. 에어라인에 매칭된 콜리브리 XPP의 경우 특히 중고역 부분의 섬세한 표현력 부분에서는 따라올 적수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반면, 다소 여성적이고 저역의 무게감이 부족한 경향을 갖는데 쿠즈마 턴테이블과 에어라인 톤암의 조합으로 이런 단점들이 대부분 극복된 탁월한 밸런스감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의 재생에 특히 실력을 발휘해 준다. 에어라인 톤암에 조합된 에미넌트 솔로의 경우 필자가 경험한 최고의 모노 카트리지로 쿠즈마의 당당한 스케일감과 온도감과 어우러져 모노 음반의 깊은 맛을 재현하기에 최상의 실력을 보여 준다. 특히 모노 음반의 단점인 내주부로 들어갈수록 재생 사운드가 찌그러드는 듯한 경향은 에어라인 톤암의 탁월한 트레이싱 능력으로 극복되어 만족스러운 매칭으로 사용 중이다.
스파이럴 그루브사의 SG-1 턴테이블, 국내 1호로 도입한 모델로 앨런 퍼킨스라는 천재적인 턴테이블 디자이너에 의해 탄생한 현대 아날로그 플레이어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다소 경량급으로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사운드의 경향은 한마디로 알차고 스케일감이 큰 경향을 보여준다. 탁월한 S/N비는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일단 이 플레이어로 재생되는 사운드는 디지털을 능가하는 조용함과 투명함으로 다른 턴테이블들이 다소 빈티지적 음색으로 들릴 정도로 탁월하다. 리듬감 역시 발군으로 어쩌면 향후 현대 턴테이블이 가야 할 이상형을 제시하는 듯한 초현대적인 사운드 경향이다. 높은 만족도로 인해 필자는 결국 별도로 제작한 톤암 타워까지 마련하여 두 조의 톤암을 운용할 정도로 이 플레이어에 대한 애착은 각별하다. 트라이 플레이너와 골드핑거 다이아몬드 카트리지의 조합은 필자의 모든 조합 중 광대역 지향적인 해상력, 저역의 디테일, 음의 개방감 등 가장 현대적인 특징을 보여 준다. 재즈곡을 중심으로 한 클래식 오페라 재현 등 현장감과 실체감이 가득한 사운드는 언제나 즐거움을 선사하며 특히 구형 골드 핑거 카트리지 대비 음의 온도감의 개선과 특유의 면도날 같은 날카로움이 많이 유순해진 신형 다이아몬드 버전과의 매칭은 대부분의 장르에서 단점을 찾기 힘들 만큼 높은 만족도를 갖고 있다. 최근 도입한 헬리우스 디자인의 톤암의 경우 최근 하이엔드 톤암 중 해외 시장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제품으로 많은 턴테이블 메이커들이 이 제품을 스탠더드 모델로 채용하고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실력을 평가받은 제품이다. 음의 경향은 광대역 지향의 상당히 현대적인 경향을 기본으로 분석적인 경향보다는 음의 두께감과 온도감에 초점을 맞추어 아날로그적 분위기 재현에 뛰어난 보편타당적인 음을 갖춘 제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고역대에 특유의 세련된 음색은 노블한 분위기를 재현해주며 트랜스피규레이션 오르페우스와의 조합으로 재현되는 첼로곡은 온도감을 수반한 섬세한 현의 보잉과 세련된 음색으로 본 악기의 재현 시 최상의 만족을 선사해 주고 있는 조합이다. 이외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오르페우스 카트리지의 범용성 덕분에 이 조합을 대부분의 장르에 있어 메인 조합으로 애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시스 데뷔 MK5 시그너처는 그래험 팬텀 톤암에 페이즈테크의 P-1 카트리지의 조합으로 운용 중이다. 이 턴테이블의 평가야 워낙 널리 알려진 플로팅 타입의 대표적인 최고 기종으로 사운드의 경향 역시 선율의 아름다움을 잘 포착하는 유려함과 맑고 깨끗한 음상 재현 등 장점이 상당히 많은 제품이다. 페이즈테크의 다소 여성적이고 섬세한 질감과 조합되어 보컬곡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이 조합 역시 플로팅 방식의 아름다움과 아날로그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조합으로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다.

"필자의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집착과 방황이 언제 끝이 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거의 종착역에 다 왔다고 생각한다. 50년이 넘은 한 장의 소중한 LP를 감상하며 음악적인 최고의 감동을 전달받기 위해 이 길을 달려 왔던 것이다. "

최근 약 2년 동안 필자는 포노 앰프에 대한 실험과 집착이 대단하였다는 것을 고백한다. 아날로그 시대만 하더라도 프리앰프에 부속된 모듈이라는 개념 정도로만 생각했던 포노 앰프에 대한 가치와 다변성을 경험하면서 필자 나름대로의 포노 앰프에 대한 주관을 확립하게 되었다. 필자가 최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노 앰프의 능력은 험이나 각종 노이즈의 완벽한 차단을 보장하는 정숙성이다. 아날로그라는 특성상 진공관 방식의 포노 앰프가 음질적으로 우수하다고 항상 생각했지만, 필자가 언급한 노이즈나 험 대책 부분에 있어서 만족할 만한 제품이 없었던 관계로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을 주로 사용했는데, 최근 발견한 가장 이상적인 진공관 포노 앰프가 바로 페이즈테크 EA-1 Ⅱ와 올닉 H-1500, H-3000 모델이다. 이 제품들의 경우 회고적 의미의 진공관 사운드가 아닌 초 광대역을 갖춘 음의 특성에 앞서 언급한 최상의 정숙성과 온도감, 질감 등 어느 한 군데 약점을 잡기 어려운 제품들로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별도로 사용하고 있는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의 EA-1 모델 역시 정숙함의 완벽성에 솔리드스테이트답지 않은 질감을 갖추고 있는 제품으로 골드핑거 카트리지와의 매칭이 특히 뛰어나다. 이상할 정도로 이 조합의 경우 다른 어떤 포노 앰프와의 조합보다도 뛰어난 경향을 보여주어 가격을 뛰어넘는 최상의 조합을 보여준다. 이외에 다양한 조합을 통해 최근 완성한 최종적 매칭은 올닉 H-3000 MC단에 콜리브리 XPP, MM단에 코터 MK2L과 고에츠 오닉스 플래티넘, 페이즈테크 EA-1 Ⅱ 모델에 트랜스피규레이션 오르페우스, 올닉 H-1500 MC단에 에미넌트 솔로, MM단에 페이즈테크 T-1 승압트랜스와 P-1 카트리지의 조합이다. 포노 앰프의 전원 케이블이나 프리앰프와의 접속 케이블이 차지하는 사운드적 영향 역시 상상외로 하나하나의 접속 케이블이나 파워 케이블에도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 세팅한 상황이다.
필자의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집착과 방황이 언제 끝이 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거의 종착역에 다 왔다고 생각한다. 50년이 넘은 한 장의 소중한 LP를 감상하며 음악적인 최고의 감동을 전달받기 위해 이 길을 달려 왔던 것이다. 디지털의 대세 속에 시대착오적인 행위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필자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40~60년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며 이런 대가들의 음악은 복각된 CD가 아닌 진정한 궁극의 아날로그 사운드의 추구로 실연에 가까운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마다 아날로그를 추구하고 선호하는 나름대로의 이유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앞서 설명한 이유와 더불어 LP 한 장에 담긴 추억과 낭만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이와 같은 아날로그 사운드는 필자와 영원히 함께 할 동반자적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아날로그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아직 이 세계에 발을 들여 놓지 않은 분들 모두에게 이 탐방의 내용들이 큰 도움과 참조가 되어 행복한 취미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마지막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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