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와 음악은 하나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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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와 음악은 하나의 사랑이다
  • 월간오디오
  • 승인 2009.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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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 김준학 씨

나에게 오디오 생활이란 무엇이냐고 물어 본다면 나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뜨거운 사랑, 유희적 사랑, 우정 같은 사랑, 소유적인 사랑, 실용적 사랑, 가장 고귀한 헌신적 사랑 등. 그와 비례하여 나의 오디오 생활은 음악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과 오디오를 통해서 느끼는 음악적 쾌감, 십 수 년이 넘도록 같이 해온 음악과 오디오에 대한 우정, 더 좋은 사운드를 위한 욕구와 애정, 때로는 경제적인 환경도 고려해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앞으로 오디오와 음악에 쏟아 부어야 하는 헌신적인 모습이 너무나 사랑의 모습과 같지 아니한가.

사실 나의 오디오 생활은 소싯적의 연주 활동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음악 생활의 시작은 중학생 시절이었던 사물놀이패에서 장구를 배우면서였다. 4가지 악기가 어울려서 리듬을 만드는 사물놀이의 가장 큰 매력은 각각의 악기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신명나게 두드려 대는 신나는 리듬과 팔이 빠져 버릴 듯한 느낌의 빠른 몸놀림이 필요한 힘든 상황에서도 미친 듯이 장구를 때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혼이 깃든 음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물놀이패에서의 생활은 나의 음악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을 갖게 하였고, 멀지 않은 시간이 흐른 고등학교 어느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또 다른 연주의 길에 들어서는 인연을 맺도록 하였다. 조용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사이에 영화 <라붐> OST의 주제가인 ‘Reality’를 플루트로 연주하는 소리를 듣게 된 것. 학교 건물 내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플루트 소리는 결국 밴드부에 가입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고등학교 3년간의 밴드부 생활, 대학교 4년 동안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생활, 군악대 2년 동안의 프로들과의 합주 생활, 그리고 지금도 취미 생활로 긴 시간 동안 플루트와 음악에 인연을 맺고 있다. 지금도 나의 훌륭한 취미이자 생활의 활력 지지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악기를 연주할 시간을 갖기가 어려워졌다. 사회인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열심히 생활할수록, 음악을 직접 연주하고 연주자들 사이에서 황홀경을 느끼는 기회가 멀어 질수록, 점점 음악이 듣는 것으로 생활의 패턴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 결국 오디오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받은 조그마한 휴대용 카세트. 아직도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 사은품으로 받았던 테이프에는 ‘Gloria’라는 노래가 들어 있었고,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한없이 며칠을 반복적으로 잠에서 깨면 그 노래만 들으려 했다. 그 노래는 나의 마음속에서 무엇인가를 끌어내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어린 시절 내가 몰랐던 음악에 대한 나의 작은 재능과 사랑이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집에서 인켈 오디오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글렌 메데이로스의 ‘Nothing Gonna Change My Love for You’를 듣게 된 나는 부모님에게 오디오에 대한 필요성을 자연스레 설득하게 되었고, 1년 후에는 결국 조그마한 미니 컴포넌트가 나의 첫 오디오 시스템이 되었다. 이때는 CD보다는 테이프와 LP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부터 각종 팝송 테이프와 LP, CD를 사서 모은 것이 3~5년이나 되었다. 그때의 나는 연주하는 플루트 외에 별도로 팝과 록에 심취하였고, 하루 종일 미니 컴포넌트 앞에서 라디오를 녹음하고, 친구들에게 빌려온 음반들을 공 테이프에 녹음하면서 스스로 많은 장르의 음악들을 담아가기 시작했다. 다만 지금 아쉬운 것은 그때 모아 두었던 대부분의 음반들이 군대시절 집에서 폐기 처분되었다는 것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IMF로 인한 한파가 몰아치던 1998년, 개인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취업을 하게 되어 다니던 대학교를 잠시 접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는 서울에서 자취 생활을 하였고, 2000년에 플레이스테이션 2를 사게 되면서 DVD라는 매체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홈시어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한달 후 완벽한 홈 시네마 환경을 위해 내 돈으로 처음 구매한 시스템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사의 DTT3500이라는 조그마한 홈시어터용 5.1채널 패키지다. 조그마한 놈이지만 충실하게 AV 사운드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 라는 감을 익히게 하였고, 이후에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의 계기가 된 시스템이기도 하다. 1년 후 분당의 더 큰 원룸으로 이사를 하면서 나의 AV 시스템은 몇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되었다. 그때의 구매했던 품목이 데논 3802, 빔 프로젝터 인포커스 LP340, 프론트에 JBL 4344, 리어는 JBL HSL-820, 그리고 마지막 센터 스피커는 JBL AC-센터였으며 AV 시스템이 보편화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몇 달간 카드 값을 지불하기 위한 긴축제정 속에서 친구의 저녁 약속과 술자리를 모두 거절하였고, 각종 핑계로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것은 빈곤함 속에 풍요함을 느끼게 했던 나의 본격적인 오디오 생활을 시작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당시 대형 기기인 JBL 4344는 전통적인 아메리칸 사운드의 호방함과 거대한 우퍼에서 나오는 전율적인 울림, 그리고 그와 비례해 만들어지는 스테이지는 오디오 시스템 초보에게 너무나도 과분한 소리를 들려주었기에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내 마음속의 명기로 남아 있다. 이후 소리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으며 좋은 소리와 사운드를 찾아 오디오 장터에 수없이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한다. 좋은 소리를 찾기 전에 먼저 좋은 음악을 많이 준비했어야 했는데 음악을 했던 내가 음악에 대한 본질보다는 오디오에 대한 오직 기계적인 욕심에만 빠져 나의 음악 생활 중 몇 년을 소비했다는 것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여튼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수많은 바꿈질과 장터 거래를 통하여 다양한 시스템을 경험하게 되었고, 나름 AV 시스템과 하이파이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갖게 되었다. 3년 동안 거쳐 간 AV앰프만 4종(야마하 RV-1000, RV-1500, 데논 3802, 온쿄 797)이며 스피커는 수시로 변경(JBL TI600, JBL TI6k, 미션 775, NHT 슈퍼 제로, NHT 2.5i, NHT 클래식 4, KEF 104/2, Q5, IQ3)했고, 또 여기에 다양한 중·저가형 인티앰프(로텔, 캠브리지, AVI, NAD, 네임)들을 물렸다. 이렇게 대부분 누구나 한번쯤 사용해 봤을 오디오 보급기과 중급 기기를 사용해 보았다. 오디오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거쳐 가는 바꿈질과 수업료 지불이지만, 그리고 이러한 비용을 지불하기엔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소리에 대한 욕심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스스로 오디오에 대한 궁금증과 사운드에 대한 갈증을 풀어야만 했다. 대체로 3년간의 기기 변경은 대부분 중급 기기에서의 성향이 다른 조합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보고, 그 사운드를 감상한 것으로 진정한 하이파이 시스템에 대한 갈증은 높아져만 갔다.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스피커와 앰프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난 올라운드적인 시스템을 원했다. 팝, 가요, 록, 메탈, 클래식, 재즈 어느 것 하나 가리지 않았던 나의 음악생활이 오디오 시스템에도 그대로 반영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렇게 바꿈질을 거듭할수록 이러한 성향을 중급 기기에서는 찾아내고 조합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엔 하이파이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큰 비용을 들여야 하는 하이엔드로 가야 하느냐의 결정만 남게 되었다.
2008년에 결국 자동차를 바꾸려고 모아 두었던 목돈을 와이프와 상의하여 하이엔드로 가기로 결심했고, 3달동안 서울시내 오디오 숍 방문으로 시작하여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레퍼런스 오디오들을 많이 접했다. 최종 후보 스피커는 JBL K2 9800, B&W 802D, KEF 205/2, 모니터 오디오 PL-300 정도였는데, 선정의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소는 앰프와 소스기기 조합에 따라서 소리의 형태가 가장 많이 변할 수 있는 예민하고도 아주 모니터적인 스피커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은 스피커라고 생각되는 B&W 802D로 결정했고, 앰프는 코드의 프리·파워 앰프로 조합하게 되었다. 이 조합은 B&W와 거의 표준, 또는 교과서 조합이라고들 한다. 녹음된 그대로를 순수하게 내보내주는 하이파이의 교과서적인 사운드. 그러나 3주 정도 테스트를 거치면서 질감에 대한 불만이 생기게 되었다. 너무나 정확하고 너무나 표준적인 사운드 때문에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내가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는 느낌을 받게 되었고, 좋은 사운드를 내주지만 좋은 마음가짐을 갖도록 편한 사운드를 내주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다시 앰프 조합을 한 번 더 변경한 것이 마란츠 분리형 최상급 시스템인 SC-7S2 프리앰프와 MA-9S2 모노블록 파워 앰프의 조합이다. 누군가는 마란츠가 매우 심심한 사운드를 내준다고들 한다. 그리고 마란츠에 대한 오디오적 편견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저음은 풀어지고, 중·고역은 예쁘게 포장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이런 의견이 마란츠를 장기간 동안 시청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분명 처음 들었을 땐 같은 느낌을 받았으나, 시간이 지나고 좀더 많은 음악을 연주시킬수록, 더 많은 시간을 음악을 듣는 데 할애할수록 음악에 집중하게 해주는 높은 몰입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이 바로 마란츠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나오는 현대적인 오디오 사운드들이 이상하게도 나에게는 음악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자꾸만 소리만 듣게 하는 버릇을 들여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적인 입장을 느꼈기 때문에 현재는 장시간 동안 감상을 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마음에 평온을 선물하며 극명의 순도를 내주는 마란츠 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든다. 최소한 1달 이상 마란츠 스타일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심심하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다. 마란츠 플래그십 조합은 매우 낮은 볼륨에서도 802D를 매우 잘 울려주는데다가 해상력과 소리의 깊이가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대음량으로 가게 되면 4.5x4.8m인 전용 룸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 강력한 사운드를 내준다. 여기에 엄청난 정보량을 방출해주는 에소테릭의 X-03SE SACD 플레이어는 마란츠 사운드를 한 번 더 업그레이드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극명한 해상력과 오디오적 쾌감을 느끼게 하는 시스템으로 다시 한 번 탈바꿈하게 하는 것이다.

아파트에서 전용 룸을 꾸민다면 나는 반드시 룸 튜닝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802D와 같은 대형 스피커를 들였을 때에는 반드시 적절한 흡음과 분산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스피커 뒷벽에는 음향판을, 그리고 옆벽 상부와 윗벽 상부에는 흡음재를 적절히 배열하여 불필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저역을 조절해 청아하고도 단아한 소리가 나오도록 3달여간의 튜닝을 거쳤다. 거기에 사운드 완성도를 위해서 전용 룸에 있는 가구와 음반 장식장도 수없이 옮겼고, 결국 몇 번이나 땀을 흘려야 했는지 모른다. 스피커를 10cm만 옮겨도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틀려지는데 하물며 방 안에 있는 가구들의 배치를 바꾸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겠는가. 최근에 본 개그콘서트를 인용하자면 ‘가구 배치 옮겨 보셨어요? 소리의 변화가 있냐고요? 안 옮겨 보셨으면 말을 하지마세요’라고 할 정도로 그만큼 변화가 다양한 것이 룸 튜닝인 것 같다.
최근 오디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파워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에 대한 많은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지금 사용하는 PS 오디오의 프렐류드 SC 파워 케이블은 전원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깨끗한 배경을 제공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안정된 전원 공급이며 이는 전달 매체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전원은 투자한 만큼의 정갈함을 제공해준다. 현재 사용하는 스피커 케이블인 오디오퀘스트사의 Cv-8(바이와이어링)은 크게 불만이 없지만 조만간 다시 한 번 적절한 상급 케이블로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고 있다. 사실 케이블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던 내가 케이블 조합에 따라 또 한 번의 소리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낀 후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졌다. 오디오라는 것은 내가 노력한 만큼 좋은 소리로 보답해주는 아주 정직하고도 멋진 취미 생활이 아닐까 싶다.

거실에는 집사람과 아기를 위한 별도의 시스템을 준비해 놓았다. 10개월밖에 안된 아기 때문에 항상 거실에서 보내야 하는 집사람은 나와 마찬가지로 음악을 듣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또한 오디오 시스템에 대한 적당한 열정도 가지고 있다. 나 같은 오디오쟁이에게는 참으로 축복받을 일이다. 게다가 미인이시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하하하. 나는 팔불출). 시스템을 사야 된다면 사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경제적인 이슈와 더불어 집사람 설득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후자의 어려움을 크게 겪지 않는 나는 행운아이다. 각설하고 거실에는 엘락 330.3 Jet와 NHT의 엡솔루트 제로 스피커가 있고, NAD사의 M3 인티앰프와 최근 CD, 라디오, MP3, USB, DVD 등을 한꺼번에 재생할 수 있는 티악의 DR-H300을 조합해 주었다. 집사람은 거실에서 영화도 감상하고, 음악도 듣고, 때론 가사일 도중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라디오도 듣는다. 사운드의 질도 중요하지만 육아에 바쁜 집사람에게는 좀더 편리함을 주어야 했기 때문에 현존하는 모든 미디어의 재생이 가능한 올인원 시스템으로 언제든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만 했다. 이 조합의 콘셉트는 편리함과 사운드 퀄러티의 중용이다. 남들이 보면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동안 모아두었던 하나하나의 오디오 아이템이 메인 기기에서 밀려나 자연스럽게 거실에서 완성되었기 때문에 크게 경제적으로도 문제될 것은 없었다. 결국 아주 쉽게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서브시스템이 아닌 집사람 전용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전용 룸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는 단출한 튜닝 이외에는 당분간 계획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오디오를 사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첫 번째 이유가 음악을 듣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의 상향 조정을 아직까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만약 현재의 시스템을 통해 음악에 집중할 수 없어 또다시 바꿈질을 해야 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이제 진저리가 난다. 그리고 그러했기 때문에 나는 하이엔드로 진입한 것이다. 하이엔드에 진입하고 나면 대체로 원하는 사운드를 조합해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과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하이엔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보다 더 멋지고 수준 높은 사운드가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의 사운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나는 더 이상 오디오 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나는 업그레이드보다 음반에 대한 구매와 음악에 대한 공부에 더 빠져 들고 있다. 최근 3~4개월 동안 구매한 음반수가 거의 300~400여장이 되어간다. 게다가 모두 재즈 장르의 음반이다. 최근 음반사에 다니는 분을 우연하게 알게 되었고, 그분을 통해 그분이 보유하고 있던 50년대에서 80년대 사이의 재즈 뮤지션 음반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당분간 이 앨범들을 들으며 재즈에 대한 조예를 높이려고 마음먹고 있다. 하이파이에 관심을 가지면서 가장 먼저 듣게 된 음반은 고음질로 다양한 보컬들의 노래가 녹음된 ‘The Best Audiophile Voice’ 시리즈였다. 여성 보컬들의 아름다운 선율과 하모니, 그리고 오디오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엄청난 사운드에 한방에 매료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결국 현재도 여전히 여성 재즈보컬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노래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살고 있다. 또한 클래식 연주자들의 크로스오버 곡들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OST나 유명 팝 음악들을 클래식의 대가들이 재해석하고 그들만의 깊은 음악의 세상으로 재탄생시키는 이러한 과정이 나에겐 음악적 쾌감을 느끼게 한다. 대표적으로 요요마가 연주한 엔니오 모리꼬네의 가브리엘 오보에라든지 리차드 스톨츠만의 클라리넷과 바흐가 만드는 ‘World Beat Bach’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오랫동안 클래식을 공부하고,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하곤 했던 내가 클래식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린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에도 서곡과 행진곡, 그리고 가벼운 소품집 같은 것들은 과거의 연주 생활이 떠오를 때마다 즐겨 찾는 아이템으로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나에게 오디오 생활이란 무엇이냐고 물어 본다면 나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뜨거운 사랑, 유희적 사랑, 우정 같은 사랑, 소유적인 사랑, 실용적 사랑, 가장 고귀한 헌신적 사랑 등으로 우리를 아름답게 살아가게 한다. 그와 비례하여 나의 오디오 생활은 음악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과 오디오를 통해서 느끼는 음악적 쾌감, 십 수 년이 넘도록 같이 해온 음악과 오디오에 대한 우정, 더 좋은 사운드를 위한 욕구와 애정, 때로는 경제적인 환경도 고려해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앞으로 오디오와 음악에 쏟아 부어야 하는 헌신적인 모습이 너무나 사랑의 모습과 같지 아니한가. 그래서 나는 오디오는 사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의 오디오 생활의 오아시스처럼 항상 주변에서 도와주는 니어필드 리스닝 동호회 방장과 회원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항상 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지속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지해주고 있는 나의 집사람에게 ‘그대를 만나 오늘의 내가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음악과 오디오를 통하여 지인과 집사람에게 이러한 감사하는 마음과 그들에 대한 애정이 커져만 가는 것을 보면 역시 오디오와 음악은 하나의 사랑이다.


▶▶ 사용하는 시스템
스피커 B&W 802D, 엘락 330.3 Jet, NHT 앱솔루트 제로   프리앰프 마란츠 SC-7S2
파워 앰프 마란츠 MA-9S2 모노블록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NAD M3   DVD 리시버 티악 DR-H300
SACD 플레이어 에소테릭 X-03SE   CD 플레이어 어드밴스 어쿠스틱 MCD-203II
스피커 케이블 오디오퀘스트 Cv-8, IXOS XHS 806-W 감마 지오메트리
인터커넥터 케이블 오야이데 PA-02   파워 케이블 PS 오디오 프렐류드 SC
HDMI 케이블 와이어월드 아일랜드 5 2   액세서리 소노 마운틴(흡음재), 음향판  
AV 리시버 데논 AVR-4308   프로젝터 LG AN-110   프론트 스피커 KEF iQ3
리어 스피커 KEF 2005   센터 스피커 KEF iQ6c   서브우퍼 야마하 YST-SW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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