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den Masterclass LA-4·SPA-4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해 내는 스탠더드 A급 앰프 출현

마치 작은 아들이나 작은 딸처럼 약간 귀엽고 미려하면서도 제 역할을 훌륭히 해 내고 있는 마치 스탠더드 앰프와도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가격대도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다소 높지만, 최근의 하이엔드 경향으로 본다면 중간 가격대에 속하는 제품이다. 그러나 평균을 웃도는 소리에 비추어볼 때에 오히려 염가라는 생각.

이 시청기들은 서그덴의 플래그십 라인인 마스터클래스의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이다. 영국의 서그덴이라는 제작사가 몇 해 전 국내에 갑자기 등장했다. 갓 등장하면 신생 업체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제작사는 사실 1960년대부터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으니 무려 반세기가 넘는 오디오 업체로서는 장구한 연혁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초기의 인티앰프 한 기종이 화제를 모으면서 롱런의 길로 들어갔지만, 지금까지 특별히 두드러지는 제품 대신 영국제답게 검소한 가정용 제품 위주로 생산을 계속해 와 특별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홈 스타일의 제품으로 유럽 쪽에만 판매를 해 온 판매 정책 때문에 아시아나 미주권에는 비교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근래 들어서야 국내에 선을 보이게 되었지만, 국내에서 서그덴을 보게 된 것은 그나마 운이 좋은 셈이다. 왜냐하면 음악을 사랑하는 보통 사람들은 하이엔드라는 범접하기 어려운 제품보다도 이런 검약하면서도 성능은 우수한 제품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시판 후 국내의 평가는 기대치 이상이라고 한다. 당연히 제품의 우수성 때문이다. 굉장한 하이엔드로 보이지만 결코 고가라고는 할 수 없는 가격대와 그 라인을 뛰어 넘는 성능, 그리고 미려한 생김새 때문일 것이다.
프리앰프 LA-4는 라인 레벨 전용으로, 밸런스 입력과 함께 4개의 RCA 입력이 있고, 바이 패스 입력(RCA), 테이프 입·출력(RCA)이 있다. 또 프리앰프 출력으로 2조의 RCA 출력과 밸런스 출력을 구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 프리앰프는 듀얼 모노, DC 커플드, A급 동작, 전류 피드백 게인 스테이지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게인 스테이지는 그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큼 역점을 두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게인 스테이지를 전류 션트 차동 파워 서플라이에 의해 구동을 시키고 있다.

파워 앰프 SPA-4는 4Ω에서 75W의 출력을 가진 A급 회로의 앰프다. 거부감을 느낄 만큼 과장된 체구도 아니고, 단정 미려하다는 인상이 깊다. A급 출력으로 당연히 발열이 높고, 진공관 앰프처럼 출력이 다소 낮은 편이지만, A급 앰프 사용자들은 알겠지만 이 정도의 출력으로는 못 들을 스피커가 별로 없다. 더구나 4Ω 스피커가 많은 현실에서 75W 출력은 적정선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거의 반도체 앰프 A급의 경우 심한 발열 때문에 트러블이 잦았고, 심지어 계란 프라이를 해 먹을 수 있겠다는 평가를 받은 제품도 있었지만, 이 파워 앰프는 그러한 약점에 대비해 전원부에 특별한 그들만의 신 설계 회로를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상당 시간 구동을 했지만 따스할 정도의 온도만을 보여 주어 안심이 된다. 내부는 그다지 복잡한 구조가 아니며, 정통적인 A급 앰프의 제품 구성인데, 밸런스 입력 단자가 있는 정도이며, 물론 RCA 단자 기본으로 있다. 밸런스 입력 회로에는 디스크리트 구성의 가상 변압기를 사용했고, 게인 스테이지는 DC 오프셋이 서보에 의해 제어되며, 대칭적인 구조와 전류 피드백, DC 커플드, 다중 이미터 출력 장치를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그 외에 상세한 자료는 나와 있지 않지만, 고전적인 정통 제품에 속하며, 기본에 충실한 것이 특징인데, 이야말로 이 제품의 미덕일 것이다. 이 파워 앰프의 형뻘인 MPA-4라는 모노블록 파워 앰프 버전이 있지만 처음에는 스테레오인 본 시청기를 사용해 본 후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웬만한 스피커라면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사 측에서는 홀로그래픽한 3D 입체 사운드 스테이지를 구현할 수 있다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여러 종류의 스피커와 매칭을 했어도 (이번 호 리뷰 레퍼런스로 사용) 어떤 경우에도 까다롭거나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었다는 점을 장점으로 밝힌다. 대부분의 리뷰가 한 스피커와 매칭해서 들어 본 소리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객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은 터지만, 이번 호에서는 2웨이의 소형기부터 대형기인 탄노이와 트라이앵글 스피커, 그리고 올닉의 대형 풀레인지 스피커까지 모두 6기종의 스피커와 골고루 매칭이 이루어졌다.
마치 작은 아들이나 작은 딸처럼 약간 귀엽고 미려하면서도 제 역할을 훌륭히 해 내고 있는 마치 스탠더드 앰프와도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가격대도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다소 높지만, 최근의 하이엔드 경향으로 본다면 중간 가격대에 속하는 제품이다. 그러나 평균을 웃도는 소리에 비추어볼 때에 오히려 염가라는 생각. 그리고 스피커 구동력을 높이기 위해 대출력 위주로 만든 하이엔드 제품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근래에는 잘 만든 A급 앰프가 드문 편인데, 이런 정도의 출력 수치를 지닌 적합한 가격대의 A급 앰프 출현이 진정으로 반갑다. A급 앰프의 우수한 특성은 확실히 그 나름대로의 한 세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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