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net DNA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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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net DNA 1
  • 월간오디오
  • 승인 2014.12.01 00:00
  • 2014년 12월호 (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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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 없는 레퍼런스 사운드의 축소판

하이엔드 메이커는 유독 그 제품을 만드는 국가에 대해 민감한 편이다. 아무리 선진국이며 높은 복지 수준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하더라도 하이엔드 제품을 제작해온 이력이라든가, 기존에 뛰어난 제품을 출시한 적이 없는 나라의 제품들은 주목 받기 힘들다. 반대로 독일 같은 나라는 자동차 등을 위시로 전자제품, 그것도 소수의 오디오파일들에게 인정받는 메이커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우선 독일 제품이라고 하면 신뢰부터 간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소수의 하이엔드 메이커가 아닌 경우 원 소스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부품을 가져와 또 여러 나라를 거쳐 완제품이 출고되고 전 세계로 유통된다. 더 이상 과거 명품 같은 독자적인 제조와 유통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는 경우도 많아졌다.
오디오넷(Audionet) 같은 경우 또 다시 독일 메이커이기 때문에 믿을만하다거나 독일에서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퀄러티가 좋다는 입에 발린 소리는 더 이상 호소력이 없다. 그보다는 실제로 필드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가 더 중요한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오디오넷은 실제로 하이엔드의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최근 들어 왕성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아발론 어쿠스틱과 스펙트럴 오디오의 각 스피커와 앰프가 전통적으로 레퍼런스 매칭으로 인정받듯이, YG 어쿠스틱과 오디오넷의 매칭도 이제 레퍼런스 사운드의 반열에 올려놓을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YG 어쿠스틱은 현재 윌슨 오디오, 매지코 등과 함께 미국 하이엔드 스피커 분야에서 최고의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런데 왜 미국 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앰프 전문 메이커를 놔두고 오디오넷이 레퍼런스 매칭으로 소개되며 판매되는 것일까? 이런 레퍼런스 매칭을 만들고 소개하며 판매까지 하고 있는 GTT 오디오의 대답은 명확하다. 그 어떤 하이엔드 앰프보다 핸들링이 어려운 YG 어쿠스틱을 가장 잘 요리해낸다는 것이다.
그들이 오디오 쇼에 들고 나오는 시스템을 보면 면면이 화려하다. YG 어쿠스틱의 헤일리(Hailey), 소냐(Sonja)에 오디오넷의 DNP, 그리고 MAX 파워 앰프 등을 기본적으로 세팅한다. 그리고 추가로 최근 미국 내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듀얼 역회전 턴테이블 크로노스가 시연되고, 모든 케이블은 무시무시한 가격표만큼 뛰어난 음질로 아는 사람들 사이엔 케이블의 끝이라고 알려진 쿠발라 소스나가 시스템의 혈관을 관통한다. GTT 오디오의 대표 빌 패리시(Bill Parish)는 얼티밋 하이엔드 업계의 ‘타짜 중 타짜’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레퍼런스 매칭에서 디지털 소스기기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정통 아날로그 프리앰프이자 DAC, 스트리밍 플레이어가 내장된 오디오넷 DNP로 프리앰프와 디지털 소스기기를 모두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프리로서의 성능이야 PRE1 G3 등 기존의 오디오넷 프리앰프가 워낙 뛰어나니 이해할 수 있지만, 내장된 디지털 플레이백 성능에도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대개 억대가 넘어가는 이런 레퍼런스 시스템에서 소스기기의 중요성은 굉장히 높아지기 마련인데, DNP가 그 역할을 거의 90% 이상 해준다는 건 굉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레퍼런스 시스템을 자신의 집에서 셋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현실은 머니게임 앞에서 안타까운 눈물을 훔쳐야 한다. 그러나 포기할 필요까진 없다. 오디오넷은 얼티밋 하이엔드 라인업만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존의 인티앰프인 SAM G2 등을 테스트해본 경험에 비추어보면 각 모델 간 격차를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그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토템 마니 2, ATC 등의 저 음압 고성능 북셀프까지 어렵지 않게 구동하던 SAM G2는 오디오넷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권해주곤 하는 인티앰프다. 그런데 최근 DNA 1이라는 새로운 인티앰프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오디오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했다. 그런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번 DNA 1이라는 모델명에서도 혹시나 하는 예감을 하긴 했는데, 단순한 인티앰프가 아니라 내부에 DNC와 DNP의 그것을 쏙 빼 닮은 DAC와 네트워크 스트리머를 내장한 컨버전스 앰프 시스템인 것이었다.
사실 이러한 콘셉트의 제품은 현재 여러 하이파이 메이커에서 출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오디오넷 같은 하이엔드 메이커의 경우 대개 독보적인 기술을 통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오디오넷의 DNA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DNA 2.0이라는 모델이 기존에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 DNA 1은 DNA 2.0보다 좀더 합리적인 가격대에 출시되어 대중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DNA는 그 모델명이 ‘Digital Network Amplifier’의 이니셜을 딴 것에서 알 수 있듯 디지털 플레이백과 인티앰프를 한 몸체에 담은 콘셉트를 하고 있다. AMP 1, MAX 등의 파워 앰프가 YG 어쿠스틱을 얼마나 자유자재로 어르고 달래는지 알고, DNP, DNC 등에서 경험한 오디오넷의 디지털 관련 소스기기의 퍼포먼스가 얼마나 독보적이고 훌륭했는지 아는 사람으로서 반갑기 그지없는 모델이다.
DNA 1은 기본적으로 전작 DNA 2.0의 기능을 그대로 물려받았으며 대신 앰프의 출력을 줄이고 전원부 등을 소폭 축소하면서 슬림해진 형태를 띠고 있다. 우선 DNA는 내부에 소스기기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 입력 3계통 이외에 USB, LAN, WLAN, 광, 동축 등 총 5계통의 디지털 입력단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별도의 옵션 포노 보드를 장착하면 MM/MC에 모두 대응하는 포노 스테이지를 통해 턴테이블과 연동도 가능한 전천후 앰프가 된다. 내장 헤드폰 앰프는 덤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안 되는 게 없는 멀티 플레이어가 DNA 1이다.

깎아지른 듯 반듯하게 절삭된 알루미늄 패널에 스탠바이, 소스 실렉트 등의 버튼이 가지런히 마련되어 있는 지극히 미니멀한 디자인이다. 이어 후면을 보면 RJ-45 표준 규격의 LAN 이더넷 포트가 마련되어 있으며, 무선 전송을 위한 WLAN 포트는 SMA 전송 형태의 WLAN 전용 안테나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USB 입력단이 두 개나 마련되어 있다. 알고 보니 그 역할이 각각 다른데 타입 B와 타입 A 소켓으로 각각 다른 역할의 입력단이다. B 타입 USB 소켓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PC와 연결해 오디오 신호를 입력 받는 용도다. 윈도우와 맥 OS X에 모두 대응하며 비동기 모드로 작동한다. 나머지 하나는 A 타입 USB 소켓인데, 이것은 DAN 1에 또 다른 활용도를 부여한다. USB 스틱은 물론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해 내장된 음원을 바로 재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앰프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모든 오디오넷 모델이 그렇듯 ‘Wake Up…’이라는 글자가 전면 디스플레이에 뜬다. 그런데 만일 극성이 올바르지 않다면 ‘Attention: Mains Phase Incorrect’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일일이 파워 케이블의 소켓에 테스터 기나 검전 드라이버를 꽂고 확인할 필요가 없다. 극성 체크를 끝내고 올바르게 연결하면 디스플레이 창에서 거의 대부분의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입력 선택, 음량 외 디지털 신호가 입력된 경우 시그널의 종류와 샘플링 레이트가 표기되는데, 전용 리모컨을 통해서 조절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DNA 1 최고의 이슈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능의 내장이다. LAN이나 WLAN 안테나를 연결하고 스토리지를 선택하면 디스플레이 창에 ‘NET’으로 표기되며 인터넷 라디오, 또는 UPnP 서버 등을 선택해 자유자재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오디오넷에서는 전용 리모트 어플리케이션인 aMM(iMM)을 제공하고 있다. 볼륨은 -80dB에서 +10dB까지 1dB 단위로 조절되며 입력되는 기기의 입력 레벨을 -9dB에서 +9dB 사이에서 조절해 연결된 소스기기들의 출력 레벨이 다르더라도 거의 비슷하게 세팅할 수 있다. 이 외에도 NAS, 와이파이, UPnP 미디어 서버, SSID, Pass Phrase 등과 연관된 굉장히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청음은 NAS에 저장된 음원을 유선 랜 연결을 통해 청취하며 아이패드로 컨트롤하면서 이루어졌다. 오디오넷 리모트 어플인 iMM은 아주 심플한 디자인에 가벼우며 그만큼 빠른 반응 속도를 보여 편리하다. 스피커는 토템 포레스트 시그너처를 사용했고 소스기기는 새롭게 출시된 린데만의 뮤직북 25를 매칭했다. 그리고 크렐 S-300i가 마침 청음실에 있어 맞비교까지도 가능했다.
750VA 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에 38,000㎌ 용량의 커패시터 뱅크를 뽐내는 크렐 S-300i는 전형적인 DC(Direct Coupled) 구조에 풀 밸런스 설계로 채널당 150W(8Ω)이며 별도의 DAC 등 추가 기능은 없는 순수 인티앰프다. 여기에 비해 오디오넷은 700VA 용량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채용했고, 커패시터 뱅크는 96,000㎌로 크렐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대용량이다.
출력은 8Ω 기준 110W로 오히려 낮은 편.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를 모두 처리하는 멀티 유즈 앰프이기에 신호 처리 계통 사이에 간섭이 생길 것을 우려해 모두 격리 처리했지만 소스기기까지 한 몸체에 담은 오디오넷과 크렐과의 비교는 솔직히 불리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들어본 불리한 조건에서도 토템과의 매칭에서는 오디오넷의 손을 들어주기에 충분했다.

제니퍼 원스의 ‘Somewhere, Somebody’를 들어보면 크렐 같은 경우 활기차며 중, 저역 에너지가 앞으로 나와 호소력 짙게 노래한다. 한편 오디오넷 DNA 1으로 들어보면 피치가 바로 두어 단계 밑으로 내려앉아 훨씬 더 안정적이며 피로감이 없이 토템을 쥐고 흔든다. 취향에 따라서는 좀더 밝고 활기찬 크렐을 좋아할 수도 있지만, 토템과의 매칭에서는 토템의 밝고 청명한 고역을 산만하지 않게 다듬어주며, 저역 드라이빙에 있어 타이트한 모습을 보여주어 좀더 긍정적이었다. 만일 클래식, 재즈 등 어쿠스틱 악기 레코딩으로 가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베토벤 현악 사중주에선 오디오넷의 압승이다. 음원 소스의 원래 데이터에 훨씬 더 가까운 재생음으로 정보량, 해상력, 스테이징 무엇 하나 단점을 잡기가 어렵다.
투티 샘플러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들어보면 둘 간의 성격은 극도로 나뉜다. 크렐로 듣는 이 레코딩에서 토템 포레스트는 공간을 가득 메우며 모든 오케스트라가 커다란 목소리로 합창하는 듯 힘이 넘치는 총주를 펼쳐낸다. 굵직하고 강건한 골격의 남성적인 소리로 감상자를 압도하는 느낌이지만 고역은 약간 소란스러운 느낌이다. 그러나 오디오넷 DNA 1으로 변경한 후엔 좌중이 조용해진다. 배경은 깨끗하고 전·후 레이어링이 좀더 선명하다. 무엇보다 저역은 슬램한 쪽보다는 굉장히 타이트하고 정교하다. 실제로 들어보면 크렐보다 더욱 깊게 내려간다는 느낌인데, 이는 오디오넷의 저역 해상력이 워낙 뛰어나고 스피디하게 우퍼를 제압하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으며 민첩하지만 대강 훑고 넘어가지 않는다. 굼뜨거나 흐릿한 느낌이 전혀 없이 정교한 예각을 선명하고 민첩하게 그려나간다.
거대한 봉우리 같은 레퍼런스 사운드를 경험하다보면 플래그십 기기에 대한 열망만이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치게 마련이지만, 사실 그 봉우리에 올랐다는 만족감보다는 험난한 과정에서 더 많은 보람이 있고 또 기억에도 오랫동안 남는다. 오디오넷 DNA 1은 그 과정에 있는 모델이다. 하지만 단순히 여러 기능들을 한 몸체에 넣어 상업적인 마케팅용으로 만든 그저 그런 모델이 절대 아니다. 우선 DAC와 스트리밍 등의 디지털 기능을 제거한다고 해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성능을 내재하고 있다. 우려했던 ‘음질적 타협’은 오디오넷에게는 없었다. 오랜만에 기능과 퍼포먼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멀티 플레이어의 등장이다.

수입원 ㈜디자인앤오디오 (02)540-7901
가격 1,150만원  실효 출력 110W(8Ω), 220W(4Ω)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A×1, USB B×1, RJ45×1, SMA×1
주파수 응답 0Hz-300kHz(-3dB)  S/N비 103dB 이상  커패시턴스 96000㎌ 이상 
입력 임피던스 50KΩ  크기(WHD) 43×11×36.5cm  무게 15kg

50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12월호 - 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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