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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와 매킨토시의 황홀한 만남
방배동 김정현 씨
글 김문부 기자 2011-10-01 |   지면 발행 ( 2011년 10월호 - 전체 보기 )





브람스. 이 짧은 단어 하나만으로도, 수만 가지의 생각들이 밀려온다.
그의 인생, 그의 음악, 그리고 그가 품어왔던 수많은 고뇌와 생각들…. 이 모든 것을 평생 다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 감동 하나하나에 다가갈 때마다 가슴 벅찬 감흥에 빠져든다. 그것이 바로 우리를 가슴 깊이 애태우는 브람스의 절대적 힘. 그 힘에 이끌려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인다. 특히 가을을 맞이하면 더욱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먼지 가득한 CD 장에서 브람스 음반을 이것저것 뒤져야 하는 시기이다. 브람스의 음악이 메아리치는 계절, 또 하나의 브람스를 소개한다.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음악과 양질의 소리를 들려주고자 브람스라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김정현 씨, 그의 바람처럼 이곳에서는 값진 음악들과 최고의 소리로 가득 메워져 있다. 그야말로 그의 평생의 목표를 이 공간 안에 담아놓은 것.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이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극찬했던 이유가 짧은 시간에 드러난다.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많은 공을 들인 공간. ‘브람스…’라 조용히 읊조리며, 그의 이야기에 빠져 들어본다.


그가 처음으로 클래식에 빠졌던 계기는 많은 이들처럼 클래식 FM의 도움이 컸다. 어느 날 우연히 들었던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 그날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만큼 큰 충격을 선사했다. 그 광활하고 시원스러운 무대와 시종일관 웅장하게 펼쳐지는 멜로디, 심장을 터트릴 만큼 강렬한 대포 소리까지…. 그에게 이 음악은 일종의 각성제였다. 심장 박동수가 한동안 멈추지 않았을 만큼, 큰 쾌감을 선사했다. 클래식은 단순히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일순간에 깨져버린 것. 그때부터 그는 클래식에 웅장함과 광활함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클래식에 대한 새로운 시야가 열린 것이다. 그 날 이후 본격적인 클래식 탐미가 시작된다. 용돈이 생길 때마다 음반사로 달려갔고, 이것저것 재킷을 보고 고르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물론 그 재미가 지금의 오디오 생활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가 처음으로 클래식 음반을 모으게 된 것은 카세트테이프에서부터 출발한다. 당시 프랑스 외교관이었던 친척 덕분에 수입 카세트테이프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또 집에 있던 소니 CF580도 좋은 소리를 내주었기에 하루 종일 곁에 끼고 줄기차게 들었다. 특히 카세트테이프에 대한 애정이 컸는데, 수입반만 거의 1200장을 지금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그 추억에 대해 웃으며 이야기한다. 카세트테이프의 매력으로 우선 마음 편히 들을 수 있는 부드러움을 첫손으로 꼽는다. 추억도 크게 작용하겠지만, 그 카세트테이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요롭고 편안한 소리는 LP나 CD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 사실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도 공감하겠지만, 음악 듣는 과정에서 긴장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카세트테이프만은 여기에서 해방시켜주었다고 이야기한다. 덕분에 그는 소니 CF580을 아직도 애지중지 보관하고 있다. 그 편안함이 늘 생각나서이다. 당시 처음으로 구입했던 주커만의 카세트테이프들을 보여주며, 그 날의 감동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한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그의 인생에 첫 번째 음반이었다.


▲ 1 매킨토시 XRT22 스피커. 2 매킨토시 MC1000 파워 앰프. 3 매킨토시 MR71 튜너. 4 야마하 R-7 리시버. 5 매킨토시 C40 프리앰프. 6 파이오니아 PD5000 CD 플레이어.


▲ 1 야마하 GT2 CD 플레이어. 2 소니 CF580 카세트 라디오. 3 토렌스 TD520S 턴테이블.

본격적으로 오디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마란츠 125 튜너와 1250 인티앰프를 구입하고 부터였다. 지금까지 들었던 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소리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음악이 오디오를 부르는 자연스러운 이치에 흠뻑 빠지게 된 것. 당시 테크닉스 MK2 턴테이블을 사용했는데, 이때부터 LP도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LP로 듣는 소리는 카세트테이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무대의 크기를 알 수 없을 만큼 웅장하게 표현해주었고, 여유로운 음악성은 왜 많은 이들이 오디오에 빠지는가 알 수 있게 했다. 그야말로 음악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던 시기였다. 덕분에 LP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초판부터 시작해서 여러 값진 음반들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모은 LP 음반이 대략 2500장. 모두 추억들이 깃든 값진 것들이다. 하이페츠가 연주한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스코틀랜드 환상곡…. 처음으로 산 LP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음반 수집은 주로 뉴욕 브로드웨이 65가·85가의 중고 음반점을 이용했는데, 여기에서 참으로 많은 LP와 CD를 구매했다고 한다. 특히 이것저것 고르면서 여러 명반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음악 이외에 그것 자체로서도 큰 감동을 얻었다. 재킷만으로도 음악이 상상되고, 집에서 들어볼 생각으로 심장을 진정시킬 수 없었던 한때였다. 그러던 사이 CD도 어느덧 3500장을 향해가고 있었다. 음악으로도 배부를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알아가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구매한 음반들은 모두 날짜와 구매한 장소, 그리고 개인적인 사인을 적어놓았는데, 오래전 음반들에 빼곡히 적힌 글귀들을 보면 자연스레 그 당시의 추억에 빠져들게 된다. 이러한 철칙은 지금도 변하지 않아, 유익한 습관으로 남아 있다. 당시 구매했던 므라빈스키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과 쿠벨릭의 드보르작 교향곡들을 자랑스럽게 꺼내든다. 그의 애정 어린 표정이 그날의 감동을 알게 한다.
어느 날부터 그의 머리 속에서는 매킨토시가 떠나질 않았다고 한다. 대학교 음악실에서 보았던 매킨토시의 그 푸른 눈빛. 잊혀질 때쯤이면 다시 생각나고, 처음으로 맛보았던 그 야릇한 눈빛은 쉽사리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아마 JBL과 매칭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소리 또한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가슴이 터질 듯한 저역과 묘한 음악적 매력들이 첫 음부터 사로잡았다. 소리에 따라 움직이는 푸른색의 미터는 심장 소리에 맞춰 움직이는 듯했다. 그것이 매킨토시에 대한 첫사랑이 되어, 수십 년 간 그의 기억 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매킨토시와의 운명은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브람스에 대해 각별한 만큼, 그가 사랑하는 브람스 음반들을 몇 장 꼽아준다. 이세르슈테트의 교향곡 1번, 기돈 크레머의 바이올린 협주곡, 에밀 길렐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2번, 그리고 쉐링과 슈타커가 협연한 이중 협주곡…

마란츠에서 매킨토시로 넘어가는 순간, 시청실이 터질 새라 박수를 쳤다. 그만큼 매킨토시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것. 매킨토시 C40과 MC7300을 시작으로 MC500과 MC1000을 이어갔다. 그레이드가 높아질수록 매킨토시의 소리는 눈부시게 도약했다. 이것이 오디오의 재미 아닌가. 스피커는 탄노이 스털링부터 시작했다. 클래식을 유독 좋아했기에, 클래식하면 탄노이라는 지인들의 의견을 따른 것. 역시 모양새부터 클래식을 유감없이 전해줄 것처럼 보였는데, 그 특유의 현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결국 에딘버러를 거쳐 GRF 메모리까지 올라갔고, 탄노이의 매력에 한동안 흠뻑 빠질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일본 오디오 잡지에서 매킨토시와 매칭된 동사의 XRT22 스피커를 보게 된다. 그 집을 방문한 평론가 역시 음악적 감동에 대해 빼곡히 적어 놓았는데, 거기에 깊은 인상을 받고 그 시스템에 대해 호감과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 후 곧바로 매킨토시의 다양한 XRT 시리즈를 접했고, 그 중에서도 으뜸은 XRT22였다는 것을 여러 실패 끝에 깨우치게 된다. 특히 C40과 MC1000에서의 조합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기에 더 이상의 오랜 고민은 하지 않았다. 이 공간에서 최종적인 시스템은 매킨토시 C40·MC1000, 그리고 XRT22이라고 단번에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나에게도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이 시스템은 평생을 함께할 시스템이라고…. 덕분에 브람스를 방문하는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도 이 소리에 대해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만큼 매킨토시가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사운드가 완성된 것이다.
브람스의 공간이 최종적인 소리의 완성이라면, 자택의 공간은 일종의 도전의 연속이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수많은 바꿈질이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의 시스템은 매킨토시 C33과 MC2255의 조합, 그리고 다인오디오 컨투어 3.3이 자리하고 있다. 턴테이블은 야마하의 GT2000L이 활약하고 있고, 최근 새롭게 영입한 마크 레빈슨의 31L 트랜스포트와 30L DAC가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스피커에 욕심을 내고 있는데, B&W의 800 다이아몬드가 최근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마크 레빈슨 26SL과 20.6을 조합할 단꿈에 젖어 있는데, 그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한숨을 내쉰다.


전원장치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특히 파워텍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데, 3개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파워텍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우선 정숙성에서 타사의 제품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것이 처음에는 나름 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더구나 소리에서도 많은 부분 이득을 주었기에, 파워텍을 선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 매킨토시처럼 파워텍 마니아가 되어 버린 것. 또한 최근 여러 번의 정전 사태를 겪으면서 기기를 보호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는데, 이 또한 ‘파워텍이 없었다면…’ 하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최근에는 파워텍의 웨스턴을 영입했는데, 디자인적으로 매킨토시와 좋은 궁합을 이루어 큰 만족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에게 좋아하는 소리에 대해 물었는데, 의외로 단호하고 명쾌했다. 응집력 있고,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 덕분에 빈티지의 소리는 애초부터 배제하고, 현대적인 하이엔드 사운드에 눈을 돌렸다. 넓은 음장감과 시원스러운 무대를 맛볼 때 그는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이 함께라면 더욱 열정적으로 소리친다. 므라빈스키, 레바인, 뒤프레…. 그 이름만으로도 벌써 그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하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음악가들이다.
브람스에 대해 각별한 만큼, 그가 사랑하는 브람스 음반들을 몇 장 꼽아준다. 이세르슈테트의 교향곡 1번, 기돈 크레머의 바이올린 협주곡, 에밀 길렐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2번, 그리고 쉐링과 슈타커가 협연한 이중 협주곡…. 그가 특별히 아끼는 음반들로 언제 들어도 깊은 감동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 사용하는 시스템

스피커 매킨토시 XRT22  프리앰프 매킨토시 C40  파워 앰프 매킨토시 MC1000
CD 플레이어 파이오니아 PD5000, 야마하 GT2  튜너 매킨토시 MR71  턴테이블 토렌스 TD520S
리시버 야마하 R-7  전원장치 파워텍 PAV-5000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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