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me Speakers The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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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e Speakers The Galileo
  • 김남
  • 승인 2014.11.01 00:00
  • 2014년 11월호 (50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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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스피커가 만들어 내는 한없이 우아한 소리

이런 시스템의 소리를 듣게 되면 과연 오디오의 가치와 목표가 어디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보통의 점심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에 앉게 되는 정도의 차이. 소리가 평준화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소리를 듣게 되면 역시 소리에도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스타일의 고급 스피커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그런 질문을 하면 아마 10 중 8, 9는 이탈리아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탈리아가 아니고서는 이런 우아하고 취미적인 인클로저가 사실 어렵다. 소누스 파베르 등에서 우리가 익히 봐 왔던 사실이기 때문이다.
2006년 등장한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태동한 이 제작사는 처음부터 소리는 고사하고 그 생김새 때문에 단박 세계의 이목을 모았다. 고대 유적의 황금색 컬러를 인클로저에 도입한 특이한 스피커를 첫 대면하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신선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우아하고 강력한 소리 등으로 짧은 기간 동안 세계를 놀라게 한 셈인데, 단시간에 그런 성가를 거둔다는 것은 오디오 세계에서 사실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디오 시장처럼 군웅이 할거하는 치열한 각축장에서는 동기가 암만 야심찬 것이라 해도 수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제품이 부지기수인 것이다. 에메는 그런 치열한 관문을 통과하더니 지금은 세계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에서 강력한 신진 주자로 떠올랐다. 결코 특이한 인클로저만으로는 그러기가 불가능하다. 소리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암만 멋지고 예뻐 봐야 한계가 곧 드러나는 것이 이 세계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제작사의 한 모델을 대한 순간 영락없이 인클로저가 골드 컬러로 도색을 한 금속품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금속이 아니라 특수 목재 위에 금속박을 붙여 정밀한 도색을 한 것으로, 피아노 래커보다도 몇 곱절 더 난해한 공정이라는 설명을 듣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그런 인상적인 인클로저 마감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본 시청기는 금속박을 사용해 마감하는 8가지 럭셔리 피니시와 래커로 마감하는 6가지 패션 피니시가 마련되어 있는데, 지난 호 표지 제품은 레드 금속박으로 마감해 놓았었고, 이번 시청기는 브론즈 금속박으로 마감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스피커란 인테리어의 측면도 중요한지라 선호도가 갈릴 것이다. 화사한 분위기를 즐긴다면 레드, 좀 진중한 분위기가 필요하다면 본 시청기 쪽이 좋을 것이다.
이 제작사의 스피커 제조 방식은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데가 있다. 인클로저는 적당히 합판을 가공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라켓같이 만들어진 원형의 목재판을 십수 개 쌓아서 이어 붙이기를 한 것으로, 보통의 가공 기술력으로는 이런 제작을 할 수 없을 터이다. 이런 방식의 제작은 통나무 파내기를 한 것보다도 더 강도가 단단하다고 한다. 이러한 강도 때문인지 시청기보다 훨씬 작은 소형기에 3웨이를 앉혔어도 공진의 느낌은 전혀 없었던 것을 실제 시청을 통해 확인한 바도 있다. 오히려 소리가 더 질서정연하고 단단하며 깔끔한 저역이 나와 주기 때문에 이런 정도라면 굳이 대형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들 정도였던 것이다.
그밖에 동사의 제품은 기본적으로 모두 밀폐형이다. 인클로저를 철저히 봉합해 공기의 서스펜션을 활용하기 위한 것인데, 내부 정재파와 진동에 근본적인 대응 방식인 셈이다. 또 우퍼를 전면이 아닌 후면에 배치한 발상, 후면에 배치된 우퍼가 전혀 혼탁하거나 정재파 등을 야기하지 않고, 질서정연하며 청결하게 울리는 것을 보면서 또 감탄해 마지않았다.

이 시청기는 전면에서 보면 보통의 잘 만든 2웨이 제품으로만 알게 된다. 그러나 10인치짜리 대형 우퍼는 정작 후면에 모아서 장착되어 있다. 그것도 단발이 아니라 무려 4기가 배치되어 있다. 전면에 2발이 장전되어 있는 5인치 미드레인지와 1발의 1.2인치 트위터는 아큐톤의 세라믹과 다이아몬드 제품이고, 후면 우퍼는 SB어쿠스틱스의 알루미늄제다. 
드라이버가 모두 7발이나 되기 때문에 구동은 당연히 좀 까다롭다. 세라믹 유닛으로 들려주는 소리를 흔히 달빛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섬세하고 투명하면서도 미묘한 습기가 깔리기 때문이다. 잘 만든 앰프로 구사할 때 그런 리얼한 느낌을 맛볼 수 있는데, 그런 소리를 들을 때의 쾌감이란 형언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시청기를 울리기 위한 앰프로 골드문트의 미메시스 22H 프리앰프와 에소테릭의 그란디오소 M1 모노블록 파워 앰프를 사용했고, 소스기기는 에소테릭의 그란디오소 P1 SACD 트랜스포트와 그란디오소 D1 D/A 컨버터를 사용했다. 스피커가 호사스러운 만큼 당연히 구동력도 호사스러워야 한다. 감도가 86dB로 상당히 낮다는 것도 구동 앰프가 호사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한 요인.
대중적인 제품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이런 시스템의 소리를 듣게 되면 과연 오디오의 가치와 목표가 어디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보통의 점심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에 앉게 되는 정도의 차이. 소리가 평준화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소리를 듣게 되면 역시 소리에도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전형적인 하이엔드의 이상향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장대한 음장과 함께 한없이 맑고, 투명함, 섬세함, 밀도와 적당한 윤기는 기본적인 것이고, 무엇보다도 우아한 소리라는 것은 이런 것 아닌가 하는 감동을 금할 수가 없다. 왕자가 거처하는 궁전 같은 인상.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6,900만원  구성 3웨이 7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4) 29cm 알루미늄, 미드·우퍼(2) 12.4cm 아큐톤 셀 세라믹, 트위터 3cm 아큐톤 셀 다이아몬드  재생주파수대역 20Hz-20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6dB 
파워 핸들링 300W  크기(WHD) 38.6×149×45.2cm  무게 8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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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1월호 - 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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