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F R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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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F R700
  • 정우광
  • 승인 2014.09.01 00:00
  • 2014년 9월호 (50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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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진정한 실력을 보여주다

KEF R700이 갑자기 동사의 상위 기종인 블레이드 시스템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상당한 음압으로 쏟아져 나오는 소리가 소란스럽게 들리지 않는 것은 고음역에 이르기까지 평탄하게 뻗어가는 고음역 때문일 것이다. 확실히 새롭게 개발된 동축형 유닛에서 고음의 해상력은 귀가 번쩍 뜨일 정도로 좋아졌다.

현존하는 스피커 제조업체 중에서 가장 많은 기술이 축적된 회사 중의 하나가 바로 KEF라고 생각된다. 1961년에 설립될 당시부터 수많은 실험과 개발을 통하여 스피커 시스템의 설계는 물론이고, 제조 과정에서의 표준화를 확립하여 후대의 수많은 제조사들에게 미친 영향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큰 것이다. 1970년대 초에 이미 스피커 시스템의 계측과 설계에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현실의 연주회장의 음을 가장 정확하게 재현해 낼 수 있는 스피커 시스템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하여, 1980년대에는 동축형 유닛인 Uni-Q 드라이버를 발표하게 되었다. 이 드라이버는 재생음의 위상 특성을 정교하게 가다듬어 음장 공간에서의 악기의 윤곽을 정밀하게 표현하고, 여러 개의 유닛에서 나오는 부자연스러운 음의 존재를 제거하여 음악성이 높은 유닛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이후에 수차례의 개량형이 나오면서 이제는 KEF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KEF의 제품에는 동축형 유닛인 Uni-Q 드라이버가 중심이 되어 있다. Uni-Q 드라이버가 음악의 중심을 담당하는 기본 유닛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여기에 우퍼가 덧붙여지는 것이 제품 구성의 기본이 된다. 보급형 기기에서부터 초고가의 고급 제품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기본 구성은 동일하다.

R 시리즈는 KEF의 플래그십 스피커인 블레이드를 개발하면서 얻어진 노하우를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으로 탄생시킨 제품 계열 중에서 상위에 속하는 제품이다. 여기에 사용된 Uni-Q 드라이버는 최상위 제품인 블레이드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규격의 제품으로, 이제까지 발표되었던 동사의 동축형 드라이버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다. 하나의 프레임에 가운데 부분은 고음역을 담당하는 돔형 트위터를 위치시키고, 이 유닛의 둘레를 중음역을 담당하는 콘형 유닛의 진동판을 위치시키는 것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저음역에서부터 고음역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중심축 선상에서 재생이 되기 때문에 깨끗한 윤곽의 악기음이나 자연스러운 보컬의 재생에 강점을 보여주게 된다. 이번 호의 리뷰 제품인 R700에서는 새롭게 개발된 Uni-Q 드라이버가 사용되었는데, 이 유닛은 동사의 다른 제품 리뷰에서도 밝힌 바대로 이전의 제품에서 약점으로 여겨졌던 고음역 유닛의 주변의 진동판의 움직임을 완전히 제거하는 알루미늄 가이드의 존재 때문에 초고역의 움직임을 저해하는 요소가 제거된 것이다. 실제의 재생 시에도 초고역대까지의 음이 평탄하게 뻗어 나오는 것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중음역을 담당하는 콘형의 유닛도 진동판을 비롯하여 에지의 형상이나 재질 등의 개선 효과가 뚜렷하여 중음역의 밀도감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우퍼로 사용되는 6.5인치 직경의 유닛의 진동판도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 전체 시스템의 진동판의 재질이 한가지로 통일되어 있다. 우퍼의 형태도 최상위 기종인 블레이드에 채택된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전면에서 본다면 에지가 보이지 않고 프레임과 진동판이 좁은 틈을 경계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시스템의 능률은 89dB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고, 인클로저의 마감이나 형태를 비롯하여 각각의 유닛과의 일체화된 설계 등은 종합적인 제품의 완성도를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놓고 있는 것이다. 후면에 위치한 연결 단자는 바이와이어링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고음역과 저음역의 두 조가 구비되어 있는데, 일반적인 제품과 다른 특이한 점은 이 두 단자를 연결하는 내부의 커넥터를 구비하고 있어 간단한 조작만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시청을 위해 준비된 시스템은 트라이곤의 다이얼로그와 모노로그 앰프 한 조와 케인의 A-50TP였다. 하나의 시스템은 8Ω 시의 채널당 출력이 400W의 초대형 기기이고, 하나는 35W의 소출력 앰프인지라 극과 극의 연결이 된다. 스피커 시스템의 추천 앰프 출력은 25-200W라고 되어 있으니까 트라이곤의 앰프는 이 스피커 시스템에 연결하기에는 너무 과한 것이기도 하다.
처음에 시청은 트라이곤의 앰프로 진행하였다. 포고렐리치가 연주한 무소르크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연주되자마자 기대 이상의 엄청난 크기의 음량이 스피커 시스템으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KEF R700이 갑자기 동사의 상위 기종인 블레이드 시스템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상당한 음압으로 쏟아져 나오는 소리가 소란스럽게 들리지 않는 것은 초고음역에 이르기까지 평탄하게 뻗어가는 고음역 때문일 것이다. 확실히 새롭게 개발된 동축형 유닛에서 고음의 해상력은 귀가 번쩍 뜨일 정도로 좋아졌다. 하지만 400W나 되는 앰프의 출력은 음압의 조정 범위를 상당히 좁게 만들어버리고 만다. 작은 방에서의 적은 음량으로 음악을 듣기에는 많이 벅차다. 몇 곡을 들어본 후에 앰프를 케인의 A-50TP로 바꾸어 달았다. 실내의 음향은 확실하게 변하였다. 저음역의 움직임이 경쾌해졌고 고음역의 해상력도 깊이를 더하였다. 스피커 앞쪽으로 형성되는 음장 공간의 폭과 깊이가 한층 더 커졌다. 고음역의 경쾌함은 리본형 유닛을 사용한 시스템보다도 더 가뿐하게 뽑아내주고 있다. 에바 캐시디의 목소리도 살아 있는 가수를 눈앞에서 대하는 듯한 생동감으로 넘친다. 음악의 뒤편으로 깔려 있는 공간의 정숙함도 배가되었다. 오디오 기기를 통한 음악 감상의 쾌감을 맛볼 수가 있었다. 이러한 쾌감을 오래 이어가고 싶어서 한참을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불새’를 들으며 마무리했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42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알루미늄, Uni-Q(2.5cm-12.5cm)  재생주파수대역 42Hz-28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500Hz, 2.9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200W  크기(WHD) 21×107×34.5cm   무게 25.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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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9월호 - 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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