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88T MK2 Tungsol 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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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A-88T MK2 Tungsol 6550
  • 김남
  • 승인 2014.09.01 00:00
  • 2014년 9월호 (50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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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솔 6550 업그레이드가 주는 호쾌하고 파워풀한 쾌감

이 앰프는 강력한 스피커 장악력을 가졌는데, 상당히 감도가 낮은 스피커라 할지라도 극단적인 경우 외에는 구동력을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미려한 생김새에 어울리게 근사한 내부 회로와 부품을 가졌으며, 텅솔의 출력관까지 가져 그야말로 만능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근래 보기 드문 실력기라 할 만하다.

케인이라는 레이블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 어떻게 그런 가격에 제품을 만들어 내는가? 물론 깡통처럼 만들기로 한다면 그 가격 이하로도 제품이 되겠지만, 그 성능을 알고 나면 이건 도무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다. 이런 가격대로 이런 소리가 난다면 고가의 제품들은 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가격을 달고 나왔단 말인가. 본 시청기를 보고 나면 소리를 듣기 이전에 그런 질문들이 입속에서 빙빙 맴돈다.
선입견 없이 처음 이 제품을 대하면 유럽에서 등장한 고가의 하이엔드 인티앰프인가 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만듦새가 좋고, 무엇보다도 미려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화려한 만듦새에 지레 겁을 먹게 되지만, 예외로 가격은 대중적이다. 미모에 성격마저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기란 힘든 세상이지만, 오디오 세계에서 예외적인 제품이 본 제품인 것이다.
지금의 오디오란 성능도 좋아야 하지만 멋진 것을 제품의 우선순위로 친다. 멋지지 않으면 존재하기 어렵다. 사실 멋지려면 제품 디자인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는 영세한 제품의 성능이 좋을 리가 없다.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소리만 좋으면 된다는 그런 개념은 이미 전설 속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본 제품은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일종의 대기업 제품이다. 폭스바겐 자동차용 도료를 사용해 미려하게 도색을 했고, 전면에는 미려하고 두툼한 알루미늄 패널을 부착했다.

내부적인 장점도 굉장하다. 고품위의 일본산 타크만 카본 필름 저항, 니츠콘 대용량 평활 콘덴서, 은도금 선재 등을 사용하며, 진공관 앰프에서 중요한 출력 트랜스포머는 자기 누설이 낮은 특주품을 사용한다. 제작에는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이라는 하드와이어링 방식을 적용했다. 그리고 진공관의 최적의 컨디션을 위해 조절용 바이어스 게이지가 장착되어 있고, 풀 리모트 컨트롤이 되는 알프스 모터 드라이브 볼륨이 장착되어 있으며, 초단관 등에는 진동 감소 효과를 통해 마이크로포닉 노이즈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내열 실리콘 댐퍼 링을 내장했다. 이 댐퍼만을 전용으로 파는 곳도 있다. 상당히 욕심나는 설계로는, 프리 인 단자 채용으로 이 앰프를 파워 앰프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도 하며, 3극 연결과 울트라 리니어 연결로 모드 변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장점은 기왕의 오리지널 제품에도 적용된 것이며, 본 제품은 그 기반 위에서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업그레이드 버전인데, 그것도 내부 설계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출력관이 달라진 것이다. 보통 사용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제의 일반관이 아니라 텅솔의 6550을 사용한 것인데, 진공관의 가격 차이는 두어 곱절 이상이다. 이미 빈티지가 되어 버린 고전관 텅솔은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그 후 2000년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NSC가 정식으로 멀라드와 텅솔의 상표권을 획득, 정식 후계 제품이 2004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물론 60년대 오리지널 규격 그대로 제조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 출력관과 보통 러시아나 중국의 일반관과의 차이는? 여기서 대조해 보지 못해서 유감이지만, 그동안 진력나게 5극관을 사용해 본 경험에 의하면 마감을 하지 않은 상태의 목재와 말끔히 대패질을 한 목재와의 차이점 같은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너무 극단적인 대조이겠지만, 나로서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다듬어진 소리를 즉감했던 기억이다.

본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으로서는 무적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5극관으로서는 그다지 높지 않은 50W(울트라 리니어 모드의 경우, 3극 모드로 전환하면 출력은 다소 떨어진다) 출력이지만 호쾌하고 파워풀하다. 마치 뭉텅 생고기를 자르는 듯한 쾌감이 인다. 피아노나 보컬을 들으면 공간을 꽉 채우는 맛이 절절하고, 소형 스피커가 마치 중형기 이상으로 변모한다. 윤기도 충분하며, 극도의 미려함은 아니지만 여유와 함께 매끄러움도 제법 맛볼 수 있다. 첫 곡으로 비발디 사계 중 봄 서주의 첫 소절이 울리자 상쾌하기 짝이 없는 봄의 전경이 그려지고, 그리고 바이올린이 마치 독주처럼 밀도 짙게 공간을 장악하는 우수함 때문에 예상치 않았던 감탄도 곁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앰프는 6550 외에도 KT88·EL34와도 호환이 가능하다. 다 같은 5극관이고 생김새도 엇비슷하지만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미묘한 차이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취향이 제각각이라 어떻게 들리는지는 서로 받아들이는 방향이 다르겠지만, 6550은 약간 거센 맛이 있어서 라이브 재즈 등의 연주를 가장 맛깔나게, 피아노나 남성 보컬은 KT88이, 그리고 EL34는 이들 중에서 가장 여성스러운 맛이 있기 때문에 다소 두터운 팝스나 현악기 등에 잘 맞는다는 것이 중론.
이 앰프로 울려본 스피커는 이번 호 시청기인 쿼드 12L 클래식 시그너처, 모니터 오디오 실버 2, 데이비스 어쿠스틱스 올림피아 원 MK2이다.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재생 능력을 보였다. 본 시청기에 납작 엎드려 순응하는 자세를 보인 듯하다. 그만큼 이 앰프는 강력한 스피커 장악력을 가졌는데, 상당히 감도가 낮은 스피커라 할지라도 극단적인 경우 외에는 구동력을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미려한 생김새에 어울리게 근사한 내부 회로와 부품을 가졌으며, 텅솔의 출력관까지 가져 그야말로 만능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근래 보기 드문 실력기라 할 만하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273만원  사용 진공관 6550×4, 6SL7×2, 6SN7×2 
실효 출력 50W(울트라리니어), 25W(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10Hz-42kHz(-3dB) 
THD 1%(1kHz) S/N비 93dB  입력 감도 300mV, 1000mV(프리-인)  입력 임피던스 100KΩ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42×19.5×38.2cm  무게 2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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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9월호 - 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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