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tofon MC Quintet 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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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tofon MC Quintet Red
  • 최윤욱
  • 승인 2014.08.01 00:00
  • 2014년 8월호 (50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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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독주나 현악기 중심의 실내악에서 발군의 능력

지난 달 리뷰에 안나 카트리지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오토폰의 퀸텟이라는 MC 카트리지가 배달되었다. 보급형 MM인 2M 시리즈 위 라인으로 MC 방식으로는 엔트리급으로 보면 무리가 없을 듯하다. 여러 가지 면에서 퀸텟 시리즈는 2M 시리즈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우선 기본 발전 계통은 공유하면서 다이아몬드 팁이나 코일 같은 것을 고급화하면서 시리즈로 레드, 블루, 브론즈, 블랙 이런 식으로 모델명이 나누어져 있다.
레드는 퀸텟 시리즈 중에 막내로 플라스틱으로 몸체가 이루어져 있다. 보기에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지만 소량 생산하는 카트리지 메이커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보기에는 허접해 보이지만 금형으로 제작된 플라스틱 케이스는 공진에 특히 강하다. 막내이다 보니 누드가 아닌 다이아몬드 팁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발전 구조는 상위 모델과 같다. 출력은 0.5mV로 저출력에 해당하고 임피던스는 7Ω(DC)으로 저임피던스에 해당한다. 0.5mV 출력에 내부 임피던스가 낮으니, 입력 임피던스가 20Ω 이상되는 10배짜리 승압트랜스를 매칭하면 무난할 것 같다. 이런 승압 트랜스는 스펙이 흔해서 구하기도 쉽고 상대적으로 음질 대비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다.

소리를 듣기 위해 톤암에 장착을 하려고 보니 MC 카트리지 치고는 무게가 너무 가볍다. 톤암 무게 추를 앞으로 극단적으로 당겨서 간신히 무게를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카트리지 자체 무게는 가볍지만 컴플라이언스가 작은 편이고, 침압도 2.1~2.5g으로 무거운 편에 속한다. 이런 스펙의 카트리지는 일단 톤암 자체의 유효질량이 가볍지 않은 놈을 선택해야 좀더 좋은 소리를 뽑아낼 수 있다. 마침 사용 중인 FR 64Fx 톤암이 있어서 여기에 장착을 했다. 피델리티 리서치의 64Fx 톤암은 적당히 무거운 유효질량을 가지고 있어서 중간 정도의 침압부터 SPU 같이 무거운 침압의 카트리지까지 무난하게 매칭할 수 있는 톤암으로, 유효질량이 약간 무거운 편에 속한다.
퀸텟의 첫 소리는 고음에 적당한 화사함이 깃든 따뜻한 소리였다. 김두수의 ‘시오리 길’을 들어보면 김두수의 목소리에 고음이 더 뻗으면서 살짝 까실한 느낌이 든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도 역시 비슷한 느낌이다. 워낙 중음이 두툼하게 녹음된 음반이라 이런 느낌도 나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차분하기보다는 약간 들뜬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는 아마도 엘립티컬이지만 누드가 아닌 접합 다이아몬드 팁을 사용한 탓일 것이다. 절정의 기교를 가졌지만 만년에 살짝 부드러워진 연주를 느낄 수 있는 하이페츠의 ‘하이페츠 인 텔레비전’(RCA) 음반을 걸었다. 여기서는 살짝 들뜨는 듯한 까실함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해서인지 하이페츠의 열기가 쉽게 피부에 와 닿는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오토폰의 카트리지는 전통적으로 현악기 소리를 표현하는 데 남다른 강점이 있다.

재즈는 어떨까 싶어서 데이브 브루벡의 ‘Take Five’를 걸어 보았다. 쿨한 느낌보다는 따뜻한 음색이 깃들어 나름 독특한 ‘Take Five’가 된 듯하다. 역시 재즈보다는 클래식에 강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하는 아르페지오네 소나타(Decca)를 걸어 보았다. 첼로의 음색이 자연스럽고 고음에서도 첼로 특유의 느낌이 잘 살아난다. 저음의 표현이 관건인데, 가격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편이다. 이제는 편성을 좀 늘려보자는 생각에 그뤼미오가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현악 오중주 2번(Philips)을 걸었다. 현악기들이 테마를 주고받으며 매끄럽게 왔다 갔다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악기 위치 표현도 좋고 음색의 표현도 살짝 실키한 듯한 느낌이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충분히 더 좋아할 수도 있는 소리다.
퀸텟이라는 이름 그대로의 오중주를 듣고 나서 과연 대편성은 어떨까 싶어서 역시 그뤼미오가 연주하는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Philips)을 걸어 보았다. 초반부에 깊이 떨어지는 저음부의 표현이 관건인데, 역시 고가의 카트리지에 비해서 깊이나 정확도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총주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음색 표현이나 무대를 그려내는 것에 있어서 상당히 훌륭한 편이다. 다만 가격의 한계 때문에 총주까지 잘 표현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약간 과한 듯하다. 퀸텟 레드를 들으면서 드는 느낌은 예전의 오토폰 MC20 시리즈의 후속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클래식 특히 독주나 현악기 중심의 실내악에는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다소 까실한 느낌은 브론즈나 블랙으로 올라가면 가라앉을 것이고, 총주 재생능력도 단계별로 좋아질 것이다. 클래식을 듣고 싶은 마니아라면 데논 103 같은 너무 식상한 음색보다는 오토폰의 퀸텟이 클래식 음악 감상을 좀더 즐겁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가격 대비 클래식, 그중에서도 실내악이나 독주 현악기 재생능력은 발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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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33만원  출력 전압 0.5mV  주파수 응답 20Hz-20kHz(±2.5dB)  채널 밸런스 1.5dB 이하
채널 분리도 21dB 이상(1kHz)  추천 트래킹 포스 2.3g  무게 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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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8월호 - 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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