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ve 7 Quad Elite CDS·PRE·Q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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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ve 7 Quad Elite CDS·PRE·QMP
  • 김남
  • 승인 2014.08.01 00:00
  • 2014년 8월호 (50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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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시스템이 울리는 한지 정전형 스피커의 매력

이 스피커는 한지를 진동판으로 사용한 세계 유일의 정전형 스피커이다. 한지를 또 다른 말로 백지라고 부른다. 흰 종이라는 뜻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근자에 새로운 것을 알았다. 흰 백(白)이 아니라 일백 백(百)으로 적으며, 제작하는데 백 번의 손질이 들어간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는 것.
닥나무를 베어다가 특수한 잿물에 담가 불려 낸 다음 그걸 다시 일일이 잡고 껍데기를 벗겨 낸다. 그 다음에 또 특수한 잿물로 푹 삶아 낸다. 그 다음에는 떡을 만들 때처럼 공들여 쳐 대고, 다시 펼친 다음 일일이 손으로 이 잡듯이 검정 티 같은 것을 집어낸다. 그 다음에 틀에 한 장씩 부어 형태를 잡아낸다. 다시 한 장 한 장 숨어 있는 불순물을 집어낸다. 거기까지만 해도 며칠이 걸리는 복잡하고 힘이 드는 과정이다. 그런 과정을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해 이윽고 만들어 낸 한지 한 장. 그 한 장에 그런 정밀하고 고단한 작업이 곁들여 있는지는 그동안 알지 못했다. 그냥 간단히 기계에서 뽑아내는 것으로만 알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렇게 제작된 한지는 그 어떤 스피커의 진동판 못지않은 내구성과 유연성을 자랑한다. 그 어떤 진동판 못지않은 정밀하고 복잡한 제작 과정을 다큐멘터리 촬영을 통해 생생히 보고 나니 국내에서 한지를 사용해서 제작된 이 정전형 스피커가 새롭게 다가선다. 우수할 수밖에 없는 태생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지 한 장으로 된 커다란 진동판을 가진 제대로 된 이 정전형 스피커는 한·미·일에서 동시에 특허도 받아 냈다. 놀라운 성과이다.

이 제품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각 모델별로 시청을 해 봤다. 본지에도 몇 차례 모델별 시청기가 소개되었으며, 그때마다 받았던 충격이 지금도 생생하다. 마치 소리가 몸을 관통해 탄환 몇 발이 뼈와 살과 머리를 관통하고 지나간 것 같은 느낌, 소리가 얼굴에 부딪쳐 얼굴 어느 표면이 얼얼하고, 무슨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저절로 얼굴을 떨어내게 만드는 이런 체험은 이 스피커가 아니면 맛보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얼마나 소리의 밀도가 강력한지 소리를 손으로 움켜 쥘 정도였다는 생각도 남아 있다. 주먹으로 치면 지나가는 소리가 탁 부딪힐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러나 이 스피커는 앰프 구동이 다소 까다롭다. 정전형 스피커라서 자체적으로 전원부에 트랜스포머가 있다. 때문에 반도체 앰프도 200W 이상의 대출력을 권장한다. 문득 90년대 삼성에서 제작했던 비운의 엠퍼러 앰프가 생각난다. 300W 출력이며 소리가 자연스럽고 음장감이 넓어 이런 스피커와는 딱 맞을 것 같은데….

이번 호에는 자체 정전형 스피커를 생산하고 있는 쿼드의 프리앰프와 모노블록 파워 앰프, 그리고 CD 플레이어까지 한 시스템으로 아큐브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듣기도 전에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스피커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직선성이 좋다. 음의 밀도도 최고. 소리를 마치 움켜 잡고 한 번 짜서 내보내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하울링이 심한 큰 홀에서도 뻗어나감이 정확하기 짝이 없어 소리 전달력이 기가 막히다. 전 세계 스피커를 통 털어도 직선성과 음 전달력에서 이 스피커를 능가하는 제품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것이며, 그 마력에 한 번 빠지면 다른 스피커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중독 현상이 나타나고 만다.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장점이지만 또 반대로 약간의 단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즈 보컬이나 현 솔로에서는 그야말로 대적할 자가 없지만 피아노 등 약간의 울림이 필요한 악기, 대편성, 여성 보컬 등에서는 밀도가 너무 단단해 한동안 이 스피커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당 기간 에이징이 관건이며, 그래서 10~20분 들어서는 그 진가를 파악한다는 것은 거짓말. 그래서인지 소리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그것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뒷면에 통을 달아놓은 모델도 있다. 거기에 다시 덕트까지 설치해 놨지만, 통이 없는 상태에서 들어야 정전형 스피커의 가장 순수한 소리가 나온다는 것이 제작자 양상엽 씨의 평가.
이 스피커를 구입한 사람들에게 제작자의 당부는 한 가지. ‘한 달쯤 소리를 익히세요. 그 다음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100%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환불해 간 사람은 없다고 하며, 그 대신 이제 다른 스피커로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반응만 있다고 한다. 수명 100년을 보증하는 것도 이색적.
쿼드의 시스템과는 좋았다. 스피커의 능력을 끄집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 벌써 이 스피커의 소리에 중독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한 달, 그리고 여유롭게 반년쯤 에이징이 된 다음의 이 스피커 소리가 환상처럼 기다려진다.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명기이기 때문이다.

제조원 Accuve (050)2000-9119

가격 3,600만원  구성 110×30cm 퓨어 풀레인지 ESL  재생주파수대역 20Hz-20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4dB/2.83V/m  권장 앰프 출력 100-500W  높이 144.2cm  넓이 41.6cm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Quad Elite CDS
가격 130만원  DAC CS4398 24비트/192kHz  디지털 출력 Optical×1 
주파수 응답 20Hz-20kHz(+0, -0.7dB)  출력 레벨 2.4V(RCA), 4.8V(Quadlink) 
출력 임피던스 120Ω  THD 0.0013% 이하  다이내믹 레인지 100dB 이상 
크로스토크 -120dB 이하  크기(WHD) 32.1×7×31cm  무게 4.5kg
Quad Elite PRE
가격 143만원  입력 RCA×3, Tape×1, Phono×1, Quadlink×1  주파수 응답 0.1Hz-55kHz(±3dB) 
S/N비 78dB  THD 0.05% 이하  크기(WHD) 32.1×7×31cm  무게 4.4kg

가격 340만원  실효 출력 260W(8Ω)  주파수 응답 10Hz-50kHz(±1dB)  S/N비 105dB 이상 
THD 0.005% 이하  게인 33dB  크기(WHD) 31.9×18.4×31.2cm

50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8월호 - 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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