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새로운 제품을 리뷰하는 자리에 단골로 등장하는 기기가 있다.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기들 가운데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스피커 시스템이다. 다양한 스피커 시스템을 리뷰하려면 이들의 제품을 가장 잘 울려줄 수 있는 안정적인 동작의 앰프가 필요하다. 게다가 독자들이 그 제품에 익숙하여져서 글로 표현하는 소리를 유추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스피커 시스템을 비교 시청하는 과정에서의 앰프의 선택은 별로 여유가 없는 편이다. 케인의 앰프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에 아주 적합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신제품이 출하된 지가 여러 해가 지났지만 다양한 특집의 기사에 자주 등장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난 호의 매칭 특집에서 언급했던 내용 중에 3극관을 푸시풀로 구동하여 출력을 증강하게 하면서도 300B가 가지고 있는 섬세한 고음역과 빠른 반응의 저음역의 탄력이 돋보이는 제품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감각은 회로의 기본 설계와 사용 부품의 정교함이 잘 매칭되어야 얻어질 수 있는 것인데, 케인의 제품은 이러한 감각을 매우 낮은 가격으로 완성시켰다는 것이 뛰어난 점이다. 이번의 중급 인티앰프의 특집에서는 중급기라고 부르기에도 소박한 가격대의 제품이지만 다른 어떠한 제품과 견주어도 물러섬이 없는 당당함을 가지고 있다. 이번의 시청에서도 리뷰에 등장한 세 가지의 스피커 시스템을 기분 좋게 울려 주었는데, 각 스피커의 특징을 잘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도 우수하여서 이제는 시청실의 레퍼런스 기기로 간주될 만큼 신뢰도도 뛰어나다.
이번 호의 리뷰를 위한 음악은 주로 클래식 실내악곡을 위주로 듣게 되었다. 첫 곡이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현의 울림이 실내 공간의 깊이를 느끼도록 하면서 독주 오보에의 청아한 음색을 공간으로 펼쳐진다. 텔레만의 리코더와 바순을 위한 더블 콘체트로에서는 과도하게 녹음된 실내 음향의 울림을 뚫고 악기 간의 정위감을 표현하기가 힘든 곡인데, 이번의 시청에서는 이 곡 또한 무리 없이 기분 좋은 울림을 표현하여 주었다. 여러 곡을 들어본 후에 조 스태포드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어서 로즈마리 클루니의 음성을 듣고 도리스 데이의 목소리도 듣는다. 가수의 음색의 미묘한 차이를 잘 표현해 주면서 연주 공간의 긴장과 풍요로운 음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재생 기기마다의 음장의 재현은 조금씩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 공간의 크기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악기음의 밀도가 살아나도록 하여 듣는 위치에 이르기까지 힘 있게 다가서는 시스템도 있다. 어떤 제품에서는 악기 간의 해상력이 뛰어나서 섬세한 움직임에서 나오는 소리도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전체의 하모니가 잘 어우러져 매우 듣기 좋고 풍성한 음을 그려내는 제품도 있다. 극단의 해상력을 보유한 앰프에서는 스피커가 이를 잘 받쳐줌과 동시에 여유 있는 파워가 수반되어야 즐거운 음의 공간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대부분의 앰프에서는 이러한 해상력과 음을 밀어주는 여유로운 파워에 의한 하모닉스를 적절히 조합하여 재생하는 방향의 음을 추구하는데, 케인의 제품에서는 그 중에서도 해상력 쪽이 조금은 더 드러나는 제품인 것이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335만원 사용 진공관 300B×4, 6SN7×1, 12AU7×4, 12AX7×2 구성 클래스A
실효 출력 20W 주파수 응답 7Hz-50kHz(-3dB) THD 1% S/N비 91dB
입력 감도 300mV, 1000mV(프리-인) 입력 임피던스 100KΩ 출력 임피던스 4Ω, 8Ω, 16Ω
크기(WHD) 42×20×38.9cm 무게 27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