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에피콘 8은 달리 특유의 울림이 자연스럽고, 풍부한 음감이 좋았다. 재생되는 앰프의 성향을 잘 반영해 주었고,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반응이 빠른 편이다. 특히 트위터는 리본 특유의 잔향과 여운을 통해 고역은 화려하지 않으며, 투명하면서도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10년을 회상하면서 최근 달리의 신제품들을 살펴보면 눈부신 변화와 성공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만 해도 브랜드의 인지도는 물론이고 제품의 사운드에 대한 아쉬움이 상당히 컸는데, 마케팅을 기반으로 꾸준한 제품 소개와 진보된 사운드로의 개선과 노력으로 인해 짧은 기간 동안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들이 속한 덴마크는 전통적으로 스피커 유닛 브랜드들이 많은 국가인 만큼 스피커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환경들은 앞으로의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데, 이로 인해 신제품들을 리뷰할 때마다 늘 기대가 앞선다.
달리는 새로운 에피콘 시리즈를 통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북셀프 타입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던 에피콘 2, 달리의 이미지를 잘 반영한 플로어스탠딩 타입의 에피콘 6 등 사운드와 더불어 뛰어난 외관까지 그야말로 성공적인 데뷔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에피콘 시리즈라는 새로운 라인업들은 잘 다듬어지고, 숙성된 사운드가 돋보였으며,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줌으로써 오디오적인 쾌감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이제 에피콘 8을 통해 동사는 진정한 에피콘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의 진면목이 어떤 것인지 소개하고 있다.
에피콘 8은 2.5웨이 방식의 에피콘 6에서 미드레인지가 추가된 3.5웨이 방식의 스피커다. 미드레인지의 추가는 중역대 사운드를 더욱 손쉽게 나오도록 하고, 반응도 빠르기 때문에 장르에 대한 편견이 없는 장점이 있다. 현재 동사의 모든 유닛에는 리니어 드라이브 마그넷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고, 마그넷 타입의 한계를 극복한 개선이 돋보이는데, 보이스 코일을 둘러싸고 있는 마그넷부는 SMC(소프트 마그네틱 컴파운드)를 사용하여 자기회로 내 불필요한 과전류 발생을 억제시켜 안정적인 전류가 형성되도록 도와준다. 즉, 디스토션을 완벽히 제거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독자적인 후 처리가 인상적인 우드 파이버 콘은 최근 몇 년 동안 제품에 꾸준히 사용 중인 유닛이기도 하다.
고역에는 달리의 얼굴처럼 느껴지는 소프트 돔과 리본 트위터의 어셈블리 구성이 돋보인다. 명료도가 우수한 리본 트위터와 함께 에피콘 시리즈 모두 동일한 29mm 소프트 돔을 장착하고 있다. 미드레인지용은 6.5인치 우드 파이버 콘 드라이버를 채용하였는데, 특이한 점은 장착 위치가 트위터 위쪽이라는 것. 앞서 언급했듯이 미드레인지의 보강을 통해 더욱 자연스러운 중역을 얻기 위함이다. 저역용 유닛은 2개의 8인치 사이즈의 우드 파이버 콘을 캐비닛 공간에 독립적인 장착하였다. 인클로저는 6겹의 MDF를 압축하여 제작하였고, 에피콘 6보다 10mm 더 두껍게 제작되었으며, 33mm 두께의 견고한 전면 배플을 통해 캐비닛의 진동을 억제시켜주고 있다. 미드레인지의 경우 별도의 캐비닛 공간을 통해 독립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져 이를 통해 유닛 상호 간의 간섭과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자유로운 공기의 흐름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8인치 우퍼 바로 뒤로 포트를 깊게 장착하여, 유닛의 에너지가 효과적으로 제어되어 깊이 있고 낮은 저역 재생을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주파수 특성은 35Hz에서 30kHz, 음압은 89dB로 높였고, 임피던스는 4Ω으로 세팅되었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프렐류드를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 연주로 들어보았다. 스피커 앞을 가득 채우는 첼로의 통 울림이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저역 반응이 빠르게 전개되었으며, 활의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로 리얼함도 갖추고 있다. 이어서 대편성곡으로 말러 교향곡 5번 중 1악장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대편성에서의 대역 분리도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스피커라는 것을 이 곡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도입부의 엄청난 관현악기들의 울림 속에서 각 파트들의 표현을 놓치지 않고, 넓은 무대로 재생해주는 것이다. 대편성에서의 진정한 플래그십 모델의 역량이 느껴졌다. 보컬 곡으로 제니퍼 원스의 ‘Somewhere, Somebody’를 들어 보면 보컬의 밸런스가 정확하여, 스피커 앞 공간으로 그녀의 목소리와 드럼 사운드가 가득 채워 주었다. 명료도와 가사 전달력이 뛰어나서, 그녀의 목소리는 적극적인 표현으로 음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에피콘 8은 달리 특유의 울림이 자연스럽고, 풍부한 음감이 좋았다. 재생되는 앰프의 성향을 잘 반영해 주었고,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반응이 빠른 편이다. 특히 트위터는 리본 특유의 잔향과 여운을 통해 고역은 화려하지 않으며, 투명하면서도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특별히 상단에 배치된 미드레인지의 역할이 분명하기 때문에 중역의 밀도감이 강조되어 있으며 리얼함이 좋다. 그리고 8인치 더블 우퍼를 통한 풍부하고 깊이 있는 저역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런 사운드 특징을 통해 오디오파일을 위한 감성이 풍부한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에피콘 8은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답게 부족함 없는 대형기의 맛을 느낄 수 있었으며, 디자인과 사운드의 감성이 풍부한 스피커로 인식되었다. 리뷰를 마친 이후에도 사운드가 잊히지 않고, 오랫동안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1,95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20.3cm 우드 파이버 콘, 미드레인지 16.5cm 우드 파이버 콘, 트위터 2.9cm 소프트 돔·10×55mm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5Hz-3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550Hz, 3100Hz, 15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권장 앰프 출력 50-500W
크기(WHD) 26.4×122.5×48.5cm 무게 47.5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