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ntosh C-20 프리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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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intosh C-20 프리앰프
  • 김기인
  • 승인 2014.06.01 00:00
  • 2014년 6월호 (50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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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진공관 프리앰프의 쌍벽을 이루는 것이 마란츠 7과 매킨토시 C-20이라 말할 수 있는데, 마란츠 7이 섬세한 선과 디테일, 뉘앙스를 지닌 여성적 성향이라면, C-20은 두툼한 톤과 질감을 자랑하는 남성적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마란츠 7이 현이나 여성 보컬을 위주로 한 취향이라면, 매킨토시 C-20은 남성 보컬이나 재즈 터치 등에 유리하고 현의 표현도 굵직한 울림을 전달해 주어 취향의 선호도가 나뉜다.
탄노이 오토그라프를 중심으로 파워 앰프를 마란츠 2로 고정하고, 프리앰프만 마란츠 7과 매킨토시 C-20으로 교체해 보면 이런 성격적 특징이 극렬하게 나타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양쪽 공히 매칭상 베스트의 사운드를 표현해 주고 있지만, 취향의 선택에 따라 전체적 음색은 차이를 보인다.

두 프리앰프 내부에 사용되는 커플링 콘덴서는 스프라그 범블비이며, 모두 하드와이어링으로 제작되었다. 사용 진공관도 비슷한데, 12AX7을 근간으로 한 포노와 라인 구성이다. 다만 매킨토시 C-20에는 12AU7 2개가 채용되어 마란츠 7과 차이를 이룬다. 아마도 이 12AU7 2개 때문에 C-20의 두툼한 성향이 탄생되었으리라 믿는다.
공히 스프라그 범블비의 질감과 투명하고도 매끈하게 잘 빠지는 사운드 결을 느낄 수 있는데, ‘역시 범블비야’ 하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특히 탄노이 오토그라프(실버 장착)에 연결하면 이 커플링 콘덴서의 진가가 극명하게 표현되어 소리의 경쾌함과 사실감, 음악성에서 최상위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매킨토시 진공관 프리앰프는 C-4, C-8, C-20, C-11, C-22 등이 있지만, 필자의 입장에서는 C-20이 대표 프리앰프라 생각한다. C-20이 프리앰프로서의 완성도가 가장 높으며, C-11은 C-20의 다운 그레이드, C-22는 C-11의 고급화 경향이지만 C-20에 비해서는 무엇인가 음질 본연에 치중한 느낌은 떨어진다. 물론 시중 거래 가격은 C-22가 C-20보다 높지만, 그것은 음질의 가치가 아니라 기계적 가치, 즉 나중 모델이고 아직까지는 내구성 차원에서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킨토시 프리앰프의 정확한 음색은 C-20에서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C-11에서부터는 증폭관이 모두 12AX7로 바뀌어 6개의 12AX7을 사용하게 되면서 C-20의 매력적 음색 중에 하나인 그 두툼한 뉘앙스가 변한다. 예의 오토그라프에 C-11이나 C-22를 연결하면 경쾌하고 고역이 약간 가늘어진다. 물론 이 맛을 즐기는 마니아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매킨토시의 매력을 잃는 느낌이 있다. 필자 역시 C-20을 선호하며, 특히 초기형 C-20에 이런 경향이 많다. 그러나 초기형 C-20(앞 패널 중앙에 금색 스틸 바가 걸쳐 있어 쉽게 구분이 간다)은 볼륨이나 전원 트랜스 하자가 많아 작동 측면에서 불안하다. 후기형 C-20이 비교적으로 부품 열화도나 내구성 측면에서 유리하기에 완벽한 C-20을 구하기 쉽다.
전반적 디자인 측면에서는 후기형 C-20이 경쾌하고 완성도도 높다고 본다. 오리지널 우드에 수납된 C-20의 모습은 그 무게감이나 정열감이 가히 예술이다. 패널 상부의 주요 동작 포지션은 백열전구 내장에 의한 붉은색 표시 라인으로 나타나는데, 조작할 때마다 아련한 불빛의 감동을 선사한다. 최근의 LED 동작 표시와는 전혀 다른 무엇인가 따뜻하고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예술적인 감흥에 젖어 들게 한다.
특히 볼륨의 동작감은 가히 중후함의 선단에 서 있다 해도 좋은데, 4련 가변 저항 볼륨으로 묵직한 느낌이 좋다. C-20의 가장 취약점이기도 하지만, 항상 움직임이 많은 부품이어서 마란츠 7이나 기타 진공관 프리앰프에서도 항상 문제시되기에 굳이 C-20만의 문제라고 지적하기에는 지나침이 있다.

이 볼륨 말고는 마란츠 7에 있는 셀렌 정류의 문제 등에 따른 전원부 트러블은 거의 없다. 7과는 달리 전원에 6X4라는 정류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교체 가능한, 전체적인 정류 문제의 단호한 대책이 이미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류관 옆의 별도 12AX7은 모노 출력을 위한(메인 스테레오 출력과는 별도로 L·R 믹스 모노 출력 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믹스 관으로, 메인 출력의 음질과는 크게 상관없으나 제거하면 메인 출력이 나오지 않도록 설계되어 항시 장착되어 있어야 한다.
C-20의 12AX7은 텔레풍켄 각인관이 제격이며, 12AU7의 경우는 RCA 클리어 탑이 C-20의 본연의 맛을 살려주는 경향이나 해상도 면에서는 12AU7 역시 텔레풍켄 관이 선호도가 높다. 제대로 된 관의 선택이 C-20의 성능을 극대화 하는 바 내부 증폭관의 선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내부 콘덴서류들은 체크하면 약간의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성급하게 다른 콘덴서로 교체하면 C-20의 특색을 잃어버리기 쉽다. 따라서 C-20을 선택할 경우 가능한 완벽한 상태로 비용을 더 주고 구입하는 것이 정답이다. 이 원칙은 모든 빈티지 제품을 구매할 때의 기초 상식인데, 싼 제품을 사지 말고 비싼 제품을 사는 것이 결국 저렴하게 구입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은 나중에야 실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C-20은 음질 변화 요소가 많다. 즉, 사용자가 임의로 음색을 조절할 수 있는 조정 범위가 넓다는 뜻이다. 그러나 또한 잘 사용하지 못할 때는 역으로 프리앰프 자체의 특성적 음색을 놓쳐 버릴 수 있기에 기본 음색에서 크게 변경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정해야 한다. 전면 패널의 각종 노브는 입력 소스의 성격에 따라 음질을 변형시키는데, 사용해 보면 그 음질 변형 폭이 의외로 크다는 것을 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라우드니스 볼륨과 하이 패스 필터, 포노나 테이프와 리아(RIAA) 커브의 조정은 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후면의 L·R 베이스 밸런스 볼륨도 정확히 컨트롤해야 할 요소이며, 럼블 필터나 위상 변환 장치는 잘 사용하면 음색의 변화 없이 저역의 럼블이나 스테이징 깊이를 깊게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입력도 다양해 사용 편리성 측면에서는 마란츠 7을 앞서며, 기계적 내구성도 우수한 이 시대 진공관 프리앰프 명기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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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6월호 -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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