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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현태
  • 승인 2014.06.01 00:00
  • 2014년 6월호 (50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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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비다케의 팬이라면 반드시 필청해야 할 연주들

이미 세상을 떠난 20세기 대지휘자들의 음반이 새롭게 출시될 때마다 동일한 레퍼토리도 레이블이 다르거나 녹음 연도가 다르다면 중복이 되더라도 꼭 컬렉션 목록에 올리게 된다. 이제는 전설이 된 대지휘자들의 음반의 또 다른 특징은 재발매나 새로운 음원이 소개되자마자 바로 품절되는 것도 특징인데, 그만큼 손꼽아 기다렸던 앨범이었다는 증거다. 그리고 명연주를 들을 수만 있다면 음질은 뒷전이다. 이번에 소개할 두 장의 음반이 바로 컬렉션 리스트에 빠져서는 안 될 명연이 수록된 앨범인데, 바로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음반이기 때문이다. 그는 절대 타협 없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벽주의 지휘자 중 한 명으로, 1954년 푸르트벵글러 사후 첼리비다케는 베를린 필을 잠시 맡은 뒤 단원들과의 충돌로 카라얀에게 밀려 물러나게 된 비운의 지휘자다. 게다가 녹음을 싫어해서 정규 음반도 많지 않았고, 사후 일부 음원들이 소개되고 있을 정도로 그의 연주를 음반으로 듣기도 수월하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두 장의 신보는 주목할 만하고, 그리고 지금까지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소개되지 않은 음원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음원은 첼리비다케가 1973년부터 재임한 프랑스 국립 방송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할 당시의 연주 실황들이다. 어쩌면 명성과 경험이 풍부했던 가장 의미가 있었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음반에는 1974년 9월 17일 실황 연주로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베토벤 교향곡 7번을 비롯해 쇤베르크의 6개의 오케스트라 반주에 의한 가곡 op. 8,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1번, 미요의 브라질의 향수 11번 ‘라란제이라스’, 라벨의 감상적인 왈츠, 스트라빈스키의 작은 관현악 모음곡 2번 ‘갤럽’ 등의 음악들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베토벤 교향곡 7번 연주가 가장 돋보이는데, 각 악장마다의 뉘앙스가 너무도 이질적인 부분이 인상적이며, 유난히 그의 기합 소리와 허밍 소리가 부각되어 들리는 연주이기도 하다.
두 번째 음반은 브람스 교향곡 4번과 러셀의 교향곡 3번으로 1973년 10월 23일 실황 연주가 수록되어 있다. 이 음반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첼리비다케의 연주 중 습관들은 그 당시에는 이슈였지만, 지금은 그의 동작들을 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예술이다. 무엇보다 그의 중독성 있는 곡 해석과 함께 진정한 라이브 연주가 어떤 것인지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놓쳐서는 안 되는 명연주라고 할 수 있다.
두 음반 모두 프랑스 국립 방송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녹음된 40년이 넘은 음원들이다. 복원에 가까운 작업이 느껴졌는데, 조금은 거친 느낌은 있지만, 32비트 기반의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라이브의 리얼함과 디테일한 악기의 분리도가 만족스럽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녹음의 퀄러티보다는 첼리비다케의 새로운 음원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싶고, 그의 팬이라면 반드시 필청해야 할 연주들이다.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베토벤 <교향곡 7번> 외
세르주 첼리비다케(지휘)
프랑스 국립 방송 관현악단
ALT283/4
연주 ★★★★★
녹음 ★★★☆

브람스 <교향곡 4번>
알베르 루셀 <교향곡 3번>
세르주 첼리비다케(지휘)
프랑스 국립 방송 관현악단
ALT282
연주 ★★★★★
녹음 ★★★☆

503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6월호 -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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