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bridge Audio Topaz CD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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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ridge Audio Topaz CD10
  • 김남
  • 승인 2014.05.09 00:00
  • 2014년 5월호 (50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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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보다 큰코다치기 십상인 캠브리지 오디오의 실력

디지털 기기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한 전문가는 CD 플레이어에서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의 차이점이라는 것은 거의 없다’는 당황스러운 얘기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온갖 제품을 뜯어 본 결과에서 나온 체험담이라 흘려보낼 수만은 없지만, 또 100% 수긍할 수만도 없는 것이니 갈팡질팡하는 것은 나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초기에 나온 100만원대의 DVD 플레이어 한 기종과 중국제 기만원짜리 한 기종을 사용하고 있는데, 화질은 대동소이하고 오히려 사용 기능은 저가품이 더 좋다. 다만 전원부 등이 약해 사운드의 볼륨이 떨어진다는 흠이 있다는 점 외에는 차별성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 편이다. 오디오 기기 중에서도 디지털 쪽은 확실히 기기의 편차가 급속도로 줄어든 분야라는 것이 확실한 것이다. 본 시청기 역시 시청실에서 가격 차이가 있는 유명 기기와 교차 사용을 해 봤어도 별로 차이점을 느낄 수 없는 제품인데, 그러한 경험은 이제 익숙해진 것이다.
아마 오디오 기기 중에서도 CD 플레이어는 가장 논란의 소지가 많은 분야일 것이다. 구동의 원리가 동일하며, 여러 등급 트랜스포터나 DAC의 성능이나 차별성도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가 제품의 효용성, 그리고 저가 제품의 한계가 과연 무엇인가 등에 대해 논란이 분분한 것이다. 공연히 분리형을 만들고, 오버 엔지니어링이라는 오명아래 과다 부품 사용으로 소리에 양념을 가미해 고가로 팔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소리의 차별은 분명히 존재한다. 시청실에서 저가 모델로 듣다가 고가 제품으로 이동하면 소리의 살이 통통하고 윤기 있게 변하며, 맑아지는 경우가 매번 있기 때문이다. 분리형이 아니라도 터무니없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매우 소리가 좋은 기기를 알 수 있고, 거창하게 큰 사이즈로 분리를 해 놨지만 그냥 그 정도인 제품도 있다. 소리가 깨끗하지만 가볍고 날카로우며 저역의 무게감도 없는 제품, 음장감이 넓지만 속이 빈 깡통 같은 소리의 제품도 있다. 또한 저가 중국 제품 중에는 얼마 가지 않아 레이저 빔이 먹통이 되어 버린 경우도 많다. 하긴 몇 만원짜리 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헷갈리기 짝이 없는 것이다.

현재의 CD 플레이어는 곧 기술의 변환으로 사멸되어 버린다는 호언장담이 나온 지도 10년이 된다. 당연히 조금씩은 달라졌지만, 그러나 CD 플레이어가 사멸된다는 것은 보급되어 있는 수십억매의 음반 때문에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실론임에 비추어 보면 아마 현명한 것은 과잉 투자 대신 적합한 가격대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기술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다.
그런 추세 때문인지 요즈음은 영국을 중심으로 비교적 저 가격대이면서도 성능은 꽤 괜찮아진 제품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다. 캠브리지 오디오의 이 시청기도 그런 유형이 가져온 견실한 제품일 것이다. 영국제는 고가의 인티앰프나 CD 플레이어 등이 거의 없다. 왜일까? 만들 줄 몰라서? 그것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만 영국적인 풍토, 즉 이 정도만 되면 음악 듣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라는 검소와 실용이 사회 기풍으로 되어 있는 점이 배경이기도 할 것이다.

캠브리지 오디오의 입문 시리즈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토파즈는 본 시청기를 비롯해 인티앰프, 리시버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런 시리즈를 단순 저가 보급용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본 시청기만 해도 무엇보다도 최상급의 서보 시스템 및 정밀 트랜스포터를 사용한 점이 눈에 들어오는데, 사용하는 D/A 컨버터가 유명한 울프슨의 최신 버전인 WM8761이다. 또한 양면 표면 실장 기술을 적용해 신호 경로를 단축하는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며, CD 재생뿐 아니라 MP3, WMA 포맷도 재생이 가능하다. 알루미늄 브러시 처리된 두꺼운 프런트 패널을 채용해 댐핑 능력이 강화된 섀시는 캠브리지 오디오의 전통대로 단정한 블랙 마감이 되어 있고, 당연히 리모컨이 적용되어 있다.
본 시청기는 이번 호 리뷰에서 여러 앰프와 스피커들에 공통적으로 사용해 보았는데, 이 제품으로 시청기들을 리뷰하면서 느낀 소감은 과부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다. 앰프와 스피커들의 장점을 훼손시키는 저가품도 간혹 시장에 나타나나, 그럴 경우 CD 플레이어를 교체하면 즉시 음악의 생기가 돋아났는데, 이번 경우는 그런 차이점이 거의 없다. 평범하게 표현하자면 무난하고 단점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정도이겠지만, 좀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이보다 더 고가의 제품을 써 봐도 낭비나 다름없을 것이라는 그런 결론이 인다. 보편적 음악 생활에서 과부족이 없는 제품을 만난다는 것도 사실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37만원  DAC 울프슨 WM8761   주파수 응답 20Hz-20kHz(±0.4dB) 
THD 0.006% 이하  S/N비 95dB 이상  크로스토크 -98dB 이하(1kHz) 
출력 임피던스 50Ω 이하  크기(WHD) 43×8×30.5cm  무게 4.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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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5월호 -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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