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Wave Acoustics Alethe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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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Wave Acoustics Aletheia
  • 월간오디오
  • 승인 2014.05.01 00:00
  • 2014년 5월호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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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광대역과 눈부시게 전해지는 에너지감

이전 리뷰에서도 회사 소개가 이루어졌지만 알레테이아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시웨이브 어쿠스틱스의 히스토리를 간략하게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1983년에 수도자인 일명 스님이 궁극의 소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설립한 관음음향은 프로 음향 분야에서 다양한 스피커와 케이블, 부품들을 제작해왔고, 그 가운데서도 꾸준히 홈용 하이파이 제품들을 병행해서 발표해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웨이브 어쿠스틱스로 사명을 바꾼 뒤 전문 기술진들을 보강하여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삼사라, 플로티누스, 보산, 그리고 발표한 지 얼마되지 않은 알레테이아까지 본격 하이엔드 스피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알레테이아 스피커는 비록 북셀프이기는 하지만 30여 년에 걸친 꾸준한 연구와 노하우가 집대성된, 시웨이브 어쿠스틱스의 모든 기술적, 정신적 정수가 담긴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오랫동안 해 온 구상과 아이디어의 토대 위에 여러 기분 좋은 우연과 인연들의 결합으로 실제 제품의 구현으로까지 이어졌다. 알루미늄을 통 주물로 뽑아내어 일체형 인클로저를 만들어 낸다는 발상은 이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조인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설사 협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제약 조건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수도자라는 제작자의 독특한 지위와 디지털 단지라는 입지적 조건, 대량 발주를 전제로 해야 하지만 적정선에서 제작 의뢰를 받게 된 기업의 재능 기부라는 형태의 결합 등으로 그 말도 안 될 것 같던 일이 이루어졌고, 그 이후 일사천리로 완성품에 다다를 수 있게 되었다.
작년 오디오쇼에서 선보인 시웨이브의 플래그십 모델인 보산 스피커는 엄청난 크기의 몸체와 광대역의 재생, 초특급 부품의 투입 등으로 여러 부스들 중에서도 손꼽히게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던 기기로 기억되는데, 알레테이아 스피커는 바로 보산의 압도적인 인클로저와 스케일을 수십 배로 축소한 인클로저로, 보산과 같은 스케일의 소리를 재현해 내겠다는 집념으로 개발에 착수했다고 한다. 앞서 말한 알루미늄 통 주물 일체형 인클로저는 강도와 진동 특성에서의 우수함은 물론, 곡면 형상으로 정재파가 발생하지 않아 세상의 그 어떤 물성보다도 탁월한 음질적 경쟁력을 구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순수 알루미늄만 투입하면 충격이 가해질 때 깨지게 되므로 실리콘과 결합하여 가공하였고, 결과적으로 금속 특유의 공진이 억제되는 효과도 갖게 되었다.

가공할 만한 일은 인클로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알레테이아는 보산과 마찬가지로 스피커 내부에서 단 한 점의 납땜도 허용하지 않는다.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스피커도 채용하는 납땜 방식이 일명 스님에겐 도저히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이다. 구리나 은에 비해 납은 전도율이 많이 떨어지고 신호가 통과할 때 장해가 야기되며 음질은 물론 오래 사용하다 보면 내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신 은과 실리콘을 결합한 방식으로 모든 부품들을 체결하여 신호의 흐름에서 일체의 장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고안했다.
사용된 유닛은 다인 에소타 트위터와 에톤 헥사콘 우퍼인데, 이는 십수 년 전에 관음음향에서 선보였던 알레테이아와 동일한 유닛 구성이다. 그때로부터 현격한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이루어져 알루미늄 인클로저와 특급 부품들의 채용으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우퍼에 연결되는 포일 인덕터의 채용 과정 역시 수도자만이 해낼 수 있는 다소 과도한 집념이 엿보인다. 국내에서는 해결할 수 없어 일본 금속 회사에 의뢰하여 몇년 간의 협업 끝에 어렵게 니켈 코어를 개발했고, 인덕터 전체의 길이를 비약적으로 줄여 신호 흐름의 원활함과 획기적인 음질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그릴과 스탠드도 눈길을 끈다. 이들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일체감을 보여주며 금속 가공의 정밀함과 견고함을 느끼게 한다. 스피커는 다양한 색상의 배리에이션을 선보임으로써 알루미늄 인클로저라는 느낌보다는 은은하고 기품 있는 오브제의 느낌을 준다.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할 기술력에 디자인 감각까지 겸비되어 있으니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로서의 오디오라기보다는 수도자의 내면과 열정이 깃든 예술적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조용히 충고하는 여지없는 도인의 모습이지만, 스피커 이야기를 나눌 때는 어떤 틈도 개재되지 못할 ‘쟁이’의 고집이 앞서는 걸 보면서 제작자의 마땅한 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알레테이아의 소리에는 그렇게 한 점 타협도 하지 않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수도자의 결기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과함도 모자람도 없이 처음에 제작자가 내고자 했던 소리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흡족하고 마땅하게 그려 내어 보인다. 물론 듣는 이의 입장에 따라서는 다른 견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알레테이아는 제작자가 ‘내가 추구하는 소리는 이런 것이다. 내 스피커에서는 마땅히 이런 소리가 나야 한다’는 설계 이념에 조금도 위배되지 않는 스피커다. 보산이나 플로티누스나 알레테이아나 외형과 사이즈와 사용 유닛과 부품이 각기 다르게 반영되었지만, 들려주는 소리는 한결같이 설득력과 일관성이 있다.

제작자가 좋아하는 소리는 기존의 어떤 스피커에서도 듣기 힘든 웅장한 광대역과 각 대역에서의 넘치는 에너지감이다. 시웨이브의 청취 공간이 넓고 아무리 저역을 크게 틀어놓아도 주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다 보니 평상시에 듣기 힘든 대편성곡들과 비트 있는 음악들을 큰 볼륨으로 마음껏 들을 수 있고, 각종 라이브와 보컬의 공연도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보산은 더할 나위 없지만 알레테이아에서도 그런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크기는 북셀프보다 약간 크고 중형 스피커보다는 작지만 중형 스피커 이상의 체적에서나 울릴 법한 소리를 내어 준다. 흔히 에소타는 울리기 힘든 트위터로 알려져 있지만 이 스피커를 듣다 보면 그런 편견은 어느 순간 해제되고 만다. 소편성에서고 대편성에서고 보컬이나 연주곡에서고 뉘앙스와 섬세함과 에너지감 어느 것도 흐트러지지 않고 원래 소스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유려하게 펼쳐낸다.
제작자가 수도자의 신분이다 보니 홍보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서 그렇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국내 제작업체의 자랑스러운 기술력은 이 제품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 정도면 더 이상 어떤 아이디어도 나오기 힘들 정도의 완성작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제작자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더 깊은 연구와 새로운 착안으로 지금도 쉬지 않고 개발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국내의 뚝심 있는 수도자가 만들어 낸 이러한 쾌거가 널리 소개되기를 바란다.

제조원 시웨이브어쿠스틱스 (02)859-1950
가격 1,35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7cm 이톤 헥사콘, 트위터 2.8cm 에소타  재생주파수대역 28Hz-22kHz(±1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W/m 
크기(WHD) 30×46.5×37.5cm  무게 2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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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5월호 -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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