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우드 혼만 보면 호기심이 발동하여 어찌할 줄을 몰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때문인지 현재 필자의 스피커 중역에는 우드 혼이 당당하게 자리 잡고,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500호 기념을 위해 선정된 제품의 시청을 위해 본지 시청실에 들어가는데, 눈에 번쩍 뜨이는 스피커가 있었다. 처음 보는 스피커였지만 사라진 줄 알았던 우드 혼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번쩍 들고 다가온다. 천연 나무로 만들어진 혼이 우아하고 너무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우퍼보다 트위터에 장착된 우드 혼의 구경이 더 큰 언밸런스한 모습이었다. 마치 눈이 큰 아가씨를 보는 것처럼 시원하게 말이다. 알아보니 메이커는 크게 유명한 회사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스피커의 제작 과정이나 고객을 대하는 운영 방법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방법으로 아주 재미있어 관심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는 메이커다.
DC10 오디오의 회사에 대해 잠시 알아보자. 음향 공학을 전공한 미국의 데이비드는 평소 항상 머릿속에서 그려보며 설계해보았던 우드 혼에 의한 스피커 제작을 실현해 보기 위해 각각 전공이 다른 7명의 협력자들을 직접 포섭하게 된다. 나무 수집에 능통한 전문가를 비롯해서 우드 피니싱, 우드 튜너, 레이저에 의한 절단 및 가공, 유통 전문가, 거기에 어쿠스틱 엔지니어 등을 말이다. 이들은 한 몸처럼 움직이며 하나의 작품을 위해 각자의 전공을 살려 협력하면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만난 DC10 오디오 베를린 2 미니 R 스피커는 형뻘인 DC10 베를린 R을 조금 작게 설계하고, 미니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상급기 베를린에서와 같이 이 스피커는 특이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중·고역에 채용되어 있는 9인치의 우드 혼은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에서 포트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것. 특이하기도 하지만 포트를 통해 발산되는 파형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클로저 내부에는 우드 레조네이터를 설치하여 음향학적으로 전체 사운드에 기여, 악기에서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인클로저를 일반적인 MDF로 제작하고 있지만, 울림과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배플에는 솔리드 톤우드를 채택함으로써 유닛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음악적으로 좋은 울림으로 유도한다.



앞에서 재미있다고 한 것은 지금가지 여타 스피커 메이커에서는 인클로저의 색상 정도만을 선택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DC10 오디오에서는 우드 혼을 10여 종류의 나무 중에서 선택 주문이 가능하다. 내부 배선에 사용되는 커패시터나 인덕터 외에도, 스탠드의 나무 재질까지 선택하여 개별 주문이 가능하다. 물론 주문에 따라 가격은 크게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은 제품을 선택하고 주문하여 즐길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특이하고 재미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감도는 94dB로 대단히 높으며, 30Hz-25kHz까지 재생 주파수 대역도 넓은 편이다. 사운드에서도 첫인상처럼 아름답고 신선하다. 특히 보컬에서의 아름다운 음성은 비단결같이 곱고 부드럽다. 소편성의 실내악에서도 시원함과 실키함이 공존한다. 특별하게 잘 만들어진 우드 혼처럼 사운드에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585만원(스탠드 별매 140만원)  사용유닛 우퍼 17.7cm, 트위터 3.1cm(22.8cm 혼) 
재생주파수대역 30Hz-25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4dB 
크기(WHD) 23.4×38.1×38.1cm  무게 12.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