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Wave Acoustics Aletheia
상태바
SeaWave Acoustics Aletheia
  • 월간오디오
  • 승인 2014.03.01 00:00
  • 2014년 3월호 (50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리로 도를 추구하는 수도자의 마음으로 완성한 스피커
시웨이브 어쿠스틱스라고 하면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관음음향이라고 하면 '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릴 애호가들이 많을 것이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 꾸준히 PA와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활동한 관음음향이 그래도 생소하다면, 스피커를 만드는 스님이라고 하면 아마도 모르는 애호가가 없을 것이다. 관음음향은 송광사 구산 스님 문하에서 수학하던 일명 스님이 소리로 감동을 전하고자, 그리고 소리로서 도를 깨우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로, 벌써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설립 후 한결같이 스피커 이론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노하우들을 축적해 고음질 스피커들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 왔으며, 삼사라, 알레테이아(신형과 구형), 플루티누스, 그리고 최근 개발된 보산 등 몇몇 스피커들은 오디오 쇼 등에서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일명 스님은 뚜렷한 자신의 철학을 갖고 있다. 수도자가 만드는 스피커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소리, 즉 좋은 '기'를 몸소 체험하게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스피커를 만들 것 같은데, 스님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영리와는 전혀 별개로 수도하는 입장에서 스피커와 스피커의 음을 만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 개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내압 특주 테플론 커패시터는 영리와 경제성을 추구하는 일반 제작자들이라면 사용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소리로 열락을 추구하는 수도자의 입장에서는 타협 없이 최고를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웨이브의 스피커에는 일반 하이엔드 스피커와는 차원이 다른 독특한 부품들이 즐비하게 사용되며, 시중에서 원하는 그레이드의 부품을 구하지 못할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에 특주해서 제작한다고 한다. 이런 부품들에 대해서는 차차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시웨이브 어쿠스틱스가 추구하는 스피커 제작 철학에 대해 살펴보자.



신호 경로에서의 장해 제거
시웨이브가 스피커 제작에 있어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우선 신호의 흐름에서 일체의 장해를 제거하는 일이다. 스피커 케이블에 거액을 투자하는 사람들도 정작 자신의 값비싼 스피커의 내부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은데, 보통 납땜을 하거나 유닛 교체가 간단하도록 주석 도금된 단자로 끼우는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명 스님은 이런 부분이 육상 트랙에 허들을 쌓아 놓는 것처럼 느껴져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시웨이브의 스피커 내부에서는 납땜을 단 한 점도 찾아볼 수 없는데, 이는 납이 구리나 은에 비해 전도율이 매우 떨어지고, 신호가 납땜을 통과할 때 불필요한 전압 강하가 발생하며, 이에 따라 열과 함께 전력 소모량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온도의 변화에 따른 팽창·수축 과정 때문에 추후 불량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압착 방식이 사용되는데, 오랜 세월이 지난 후 표면의 부식과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연결 부위는 철저하게 밀폐되고 보호되며 단단히 고정된다. 심지어 아무리 최고급 저항이라도 저항체와 리드선이 납땜되어 있는 것이 꺼림칙해서, 은이 함유된 접착제를 이용해 특주 제작한 저항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저역 네트워크, 특히 고급 스피커에 사용되는 공심 인덕터는 선재의 길이가 길어서 역시 신호 경로에 장애가 되므로, 특주 니켈 코어를 일본 금속 회사에 외뢰해 3년간의 힘겨운 공동 노력 끝에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여기에 테플론 필름으로 절연된 6N 포일을 감아 인덕터로 사용했을 정도다.
한편 모든 선재나 주요 부품들은 극저온 처리되어 장착되며, 반도체 공정에서 재료에 다른 성분을 첨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초고가의 장비인 이온 주입기를 적극 도입해 다양한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엄격하게 제작된 부품들의 성능을 최대로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을 획득했다고 한다.
한편 스피커 시스템에서 진동 현상의 명확한 이해와 적절한 제어는 시웨이브의 또 다른 중요한 핵심 기술이다. 시웨이브는 설립 초기부터 원치 않는 진동이 스피커에서 외부로 또는 외부에서 스피커로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그동안 인클로저의 울림을 줄이기 위해 여러 고급 원목과 다양한 첨단 신소재 인클로저, 알루미늄 합금 인클로저를 사용해서 진동 배제에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단자 어셈블리나 네트워크의 진동 배제에도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 노력의 결실은 결국 입자 가속기의 센서 인슐레이터로 쓰일 정도로 진동 배제 능력이 탁월한 하이 댐핑 메탈을 세계 최초로 가정용 스피커에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0.01Hz-10MHz라는 초광대역에서 진동의 악영향을 제거하는 초강력 하이 댐핑 메탈을 스피커의 인슐레이터와 케이블의 진동 차단용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스님이 수도자의 신분으로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지 않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수한 기술 개발과 제작에의 열정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기술이고 우리의 스피커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시웨이브의 플래그십 모델은 작년 오디오 쇼에서 첫 선을 보이며 위용을 자랑했던 보산이다. 이 대형 스피커는 내장된 1kW의 앰프로 포컬의 최고급 우퍼인 오디옴 시리즈 15인치 유닛과 12인치 유닛을 구동, 고역에는 다인 에소타 두 발, 중역에는 쿠르트뮬러제 콘지를 사용해 직접 제작한 페이퍼 콘 유닛 네 발이 사용된다. 특히 에소타 트위터 두 발에는 네트워크 소자로 앞서 잠시 언급했던 특주 테플론 커패시터 하나만이 사용되며, 저항 역시 들어 있지 않다고 한다. 보통 서로 다른 고역 유닛과 저역 유닛의 음량을 맞추기 위해 저항 회로를 구성하는데, 시웨이브 중역 유닛을 만들 때부터 에소타에 맞췄다는 이야기가 된다.



소형 스피커의 혁신, 알레테이아
최근 시웨이브 어쿠스틱스와 일명 스님은 보산의 제작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작은 북셀프 스피커 - 알레테이아를 선보였다. 비록 소형 스피커이지만 알레테이아 역시 다른 시웨이브의 스피커들처럼 투입된 물량 면에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우선은 알루미늄 통 주물로 만든 일체형 인클로저를 보면, 덕트를 포함한 3차원 곡면 형상의 인클로저를 전통적인 주조법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 실로 놀랍다. 제작하기가 무척 어렵고, 제작비용이 크게 증가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이렇게 제작된 인클로저는 강도 면이나 진동 특성 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인클로저의 형상을 곡면으로 한 것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평행면이 없으므로 정재파가 발생하지 않는 이점도 있다. 특히 알레테이아의 인클로저는 알루미늄에 실리콘을 투입한 소재로 만들어지므로 연성이 좋다. 즉, 인클로저에 큰 충격이 가더라도 깨지지 않고 찌그러지게 되며, 이 이야기는 일반 알루미늄에 비해 금속 특유의 공진이 억제된다는 뜻과도 같다. 아노다이징 처리를 한 외관은 파스텔 톤으로 은은하게 보이며 고급스럽고, 리라를 연상하게 하는 독창적인 형상의 스피커 그릴, 역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늘씬하고 튼튼한 전용 스탠드 역시 매혹적이다. 공예품과 같은 아름다운 만듦새.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은 과연 수도자가 만드는 스피커라고 할 만하다.
사용된 유닛은 다인 에소타 트위터와 에톤 헥사콘 우퍼. 시웨이브의 스피커에서 일체 납땜을 하지 않는 전통은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으며, 트위터의 음압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저항은 앞서 잠시 언급한 것과 같이 순은 리드를 은 접착제로 붙이는 방식으로 특별히 제작했다. 저항과 같이 앞서 언급했던 특주 니켈 코어 포일 인덕터가 사용되는데, 소형 스피커에 사용되기에는 지독하게 두꺼운 12AWG가 쓰인다. 코일에 쓰인 포일의 도체 단면적이 수십만 원대 파워 케이블 수준인 것이다. 두꺼운 선재와 니켈 코어를 사용한 것은 매우 독특한 점인데, 하이엔드 스피커에서는 코어의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 공심(말하자면 공기를 코어로 쓴다) 인덕터를 널리 쓰기 때문이다.
물론 시웨이브에서 이런 비교 테스트를 해 보지 않았을 리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격적인' 개선이 있었다고. 특주한 니켈 코어 덕분에 선재의 길이는 불과 13m 수준으로 공심 인덕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DC 저항이 감소해 우퍼의 구동 능력이 압도적으로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이 인덕터는 절연제로 에나멜 피복이 아닌 듀퐁 사의 테플론 필름을 쓴다. 네트워크 부품의 진동이 음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실로 완벽한 구성이다.
흔히 기술을 앞세운 메이커의 제품들이 차고 메마른 소리를 내주는 경향이 있었기에 시청 전에 약간 긴장했지만,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소리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에소타 트위터의 소리는 촉촉하고 섬세하며, 베릴륨·다이아몬드 트위터가 인기를 끌고 있는 현재에도 현역으로 쓰이는 이유를 분명히 들려준다. 현악기의 음이나 화려한 바로크 음악의 색채감을 과하지 않게 재생해 주며, 중역은 분석적이라기보다는 포근하고 정겨운 편. 저역은 사이즈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원한데, 앞서 언급한 공들인 인덕터의 영향은 물론, 실리콘이 함유된 묵직한 인클로저의 영향도 상당한 것 같다. 소편성의 매력과 함께 관현악이나 대편성 재즈 모두 충분하게 즐길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소감이다.
곁에 두고 싶은 아름다운 만듦새는 물론, 과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부품들과 기술력, 게다가 스피커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훌륭한 소리까지…. 말 그대로 소리로 '도'를 추구하는 수도자가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스피커가 나오지는 못했을 터.



제조원
시웨이브어쿠스틱스 (02)859-1950
가격 1,35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7cm 에톤 헥사콘, 트위터 2.8cm 에소타  재생주파수대역 28Hz-22kHz(±1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W/m  크기(WHD) 30×46.5×37.5cm  무게 23kg

50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3월호 - 50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