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me Speakers The Da Vin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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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e Speakers The Da Vinci
  • 나병욱
  • 승인 2014.02.01 00:00
  • 2014년 2월호 (49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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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새로운 예술적·음악적 감각을 선보이다
밀폐형답게 저역의 밀도감이 좋으며, 스피드감도 훌륭하다.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저음은 아니라 해도 저역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그리고 모든 음악에서 해상도가 뛰어나 악기들의 질감이 확실하고, 성악에서의 발음도 명쾌하다. 깨끗하고 품격 있는 사운드는 외모에서 느꼈던 그 모습에서처럼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소리도 들어보기 전 한눈에 반한 스피커를 대라면 주저 없이 소누스 파베르의 과르네리 오마주라고 필자는 말할 수 있다. 소위 쪽매붙임이라는 공법으로 바이올린을 만들던 전통 기법으로 정성들여 만들어진 인클로저는 한없이 고급스럽고, 잘 만들어진 외모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어려웠었다. 이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스피커에 대한 느낌은 항상 좋은 감정이었는데, 한동안 소누스 파베르의 스피커처럼 가슴을 설레게 하는 스피커는 필자의 눈에 쉽게 뜨이지 않았던 것 같다. 한데 오랜만에 독특한 디자인과 컬러, 그리고 성능으로 필자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스피커가 나타났다. 역시 이탈리아의 제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번 리뷰의 주인공은 에메(Emme)의 더 다빈치 스피커. 이 메이커는 얼마되지 않는 회사의 경력임에도 베타 또는 감마라는 품명으로 제품들을 발표한 바 있다. 본지 작년 12월호에는 베타의 뉴 버전이 소개되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었는데, 더 다빈치 스피커는 베타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점들이 엿보인다. 플로어스탠딩 타입이 아니라서 전용 스탠드가 있어야 할 듯하며, 인클로저의 외향이 상자형도 아니고, 채용된 유닛 또한 전혀 다르다. 하지만 뉴 베타에서처럼 금색의 마감은 동일하다.
필자는 얼마 전 새로운 색소폰의 선택에 앞서 한동안 고심한 적이 있다. 사운드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관상 독특한 제품을 마음에 두었기 때문이었는데, 유명 메이커의 빈티지는 음이 좋은 반면 너무 오래되어 병약한 노인을 대하는 것처럼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였고, 가까운 나라에서 생산되는 외관상 번뜻한 악기들은 음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탈리아 수제품을 추천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이탈리아의 색소폰을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어 선뜻 내키지 않았는데, 그때 갑자기 과르네리 오마주의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소장하고 싶었던 스피커를 소장할 수 없어서였는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연인처럼 머릿속에 아른거리며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여 찾아가 실물을 보고 연주도 해보았는데 마음에 들었다. 금도금이었지만 무광으로 여타 유명 제품처럼 번쩍번쩍거리며 잘난 척하지도 않았고, 수제품으로 정성을 다한 모습에다 과르네리 오마주에서 느꼈던 이탈리아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던 것 같다. 한데 오늘 만난 이 스피커 역시 인클로저 컬러가 새로 구입한 색소폰의 컬러와 기막힐 정도로 똑같다. 무광택 나무 위의 금색과 금속 위의 금도금이란 점에서만 다르지 않다면 말이다. 아마도 금에 대한 컬러의 감성에서 두 메이커의 감성이 맞아떨어진 것이겠지만, 어쨌든 처음 보는 스피커이지만 이 제품에 대한 친근감이 생겨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에메 스피커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있으며, 파올로 마르티넬리(오너 겸 최고 상업 책임자)와 동생으로 알려진 로렌조 마르티넬리(오너 겸 수석 디자이너)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제품의 품격과 하이엔드의 사운드 실현을 위해 3가지의 제작 철학을 주장하고 있다. 제작사 철학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PSX System(Parallel-Series Crossover), BSSE System(Box Shape for Sound Enhancement) Full Sealed Box' 우퍼를 2개 이상 사용할 때 동일 주파수를 공급하지 않고, 인클로저에서 밀폐형을 고수한다는 것, 그리고 유닛 등의 부착에서 철저한 봉합으로 공기의 서스펜션을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더 다빈치는 3웨이 3스피커 유닛으로 밀폐형이다. 인클로저는 전후 배플을 제외하고는 원형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 인클로저는 여러 겹의 패널을 CNC 가공하여, 강한 압착으로 제작되며, 내부에도 정재파와 진동에 근본적인 대응 방법을 채용, 튜닝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였다. 특이하게도 후면 배플 중앙에 우퍼가 장착되어 있는데, 구경 29cm의 우퍼는 알루미늄 진동판으로 유닛에 대한 설명은 생략되어 있다. 미드레인지는 그 유명한 아큐톤 세라믹 5인치, 그리고 트위터 역시 아큐톤 세라믹 1.2인치가 별도의 패널에 의해 부착되어 있다. 패시브 네트워크는 4차 필터 방식으로 튜닝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며, 스피커 단자는 아랫면에 있다. 4개의 강력한 금속 스파이크는 진동과 중심 잡기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는데, 별도의 스탠드가 출시되어 있으니 참고 바란다. 세트로 제작된 스탠드는 아름다운 모양과 함께 더 다빈치의 성능을 최대한 보장한다.



시청에는 코플랜드의 CTA405 인티앰프, 캠브리지 오디오의 851C CD 플레이어를 이용했다. 듣는 내내 새로 구입한 색소폰에서 느껴지는 톤 컬러와 더 다빈치의 톤에서 닮은 점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 음악, 저 음악을 들으면서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조금 매운맛의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처럼 싸한 맛을 느끼지만, 기분이 상쾌할 때처럼 높은 주파수에서 까실한 듯하지만, 거칠지 않으면서 시원하고, 중역에서는 우물쭈물하지 않으면서 음을 쫙 펼쳐낸다. 밀폐형답게 저역의 밀도감이 좋으며, 스피드감도 훌륭하다.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저음은 아니라 해도 저역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그리고 모든 음악에서 해상도가 뛰어나 악기들의 질감이 확실하고, 성악에서의 발음도 명쾌하다. 깨끗하고 품격 있는 사운드는 외모에서 느꼈던 그 모습에서처럼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1,73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29cm SB 어쿠스틱 알루미늄, 미드레인지 12.4cm 아큐톤, 트위터 3cm 아큐톤 
재생주파수대역 30Hz-40kHz(±3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4dB  파워 핸들링 200W 
크기(WHD) 30.7×42×30cm  무게 18.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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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2월호 - 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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