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batone Acoustics L-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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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batone Acoustics L-105
  • 정우광
  • 승인 2014.02.01 00:00
  • 2014년 2월호 (49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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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극적으로 완성시키는 진정한 프리앰프로서의 가치
시청 결과는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현대적인 광대역의 사운드 특징을 가지면서도 중음역의 농밀하고 두툼한 무게감은 음악을 정말 맛깔스럽고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더구나 고품위 디지털 음원을 받아들이어 스피커에까지 이르게 하는 드라이브 능력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국내의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년 실바톤 어쿠스틱스의 제품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 10여 년 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던 제품이 궁극의 프리앰프라고 할 수 있는 C-100이었다. 완벽한 포노단과 풀밸런스 증폭, 그리고 전단에 커플링 콘덴서를 사용하지 않은 회로와 트랜스 볼륨, 입·출력의 버퍼를 위하여 순은으로 감은 트랜스의 채택 등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이 음을 한 번 들어본 오디오파일들은 단번에 그 사운드의 매력에 빠져 들었고, 일본과 독일의 마니아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공급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천문학적인 가격의 소재가 투입되고, 한 대를 조립하는 데에만 무려 3개월여가 소요되기 때문에 이의 음색을 지닌 제품으로 더 간편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재품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던 것이다. 그래서 동사는 프리앰프의 기본 골격을 라인 입력단만을 갖춘 풀밸런스 프리앰프로 잡고서 제품을 개발했다.



L-105는 라인 입력 전용 프리앰프이다. 밸런스 단자로 들어온 신호는 두 개의 쌍 삼극관 8416에서 증폭되어 음색을 결정하고, 뒤이은 MOSFET 소자에 의해 증폭된 뒤 파워 앰프로 넘어가는 간단한 구조이다. 풀 밸런스 증폭을 위하여 4련의 볼륨이 채택되고 있으며, 이는 전동 모터에 의해 구동되어 리모컨으로 작동된다.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은 애플에서 판매되는 애플 리모컨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리모컨으로 입력의 선택과 볼륨, 그리고 뮤트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 재생음은 두 개의 암페렉스 8416에서 결정되는데, 쌍 삼극관을 채널당 하나씩 사용하여 플러스와 마이너스 신호의 증폭을 하는 밸런스 증폭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입력된 음악신호는 전단에 걸쳐서 밸런스 증폭이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다. 많은 물량이 투입되는 이러한 구성은 신호 경로에서 유입되는 노이즈 성분의 제거에 유리하기 때문에 청감상의 S/N비가 높아지고, 음의 밀도감이 증가하여 중음역대의 성부가 중요시되는 재즈 보컬의 재생에 특히 유리하다. 하지만 제작 시에 각 부품의 단계에서부터 완벽한 일치를 이루어야하기 때문에 사용 소자의 선택이나 조립 과정에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계 콘셉트를 가지고 만들어진 L-105는 상급기인 C-100의 음에 기준을 두고서 튜닝이 되었다. 기본적인 음색은 두 개의 진공관에 의해서 결정이 되고, 나머지의 회로는 충분한 드라이브를 위한 전류 공급 회로와 전원부와 입력 선택 컨트롤 회로 부분으로 되어 있다. 두 개의 진공관은 앰프의 상부로 돌출되도록 하고 있어 전체적인 제품의 높이는 낮추면서 진공관은 수직 방향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섀시의 재질은 물론 절삭 가공한 알루미늄. 작은 크기의 제품이지만 들어보면 묵직하면서도 바닥에 착 가라앉는 느낌을 전해 주는 안정감이 있다.



시청은 대부분 실바톤 어쿠스틱스의 시청실에서 이루어졌는데, 개발 단계에서부터 이 제품이 완성되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파워 앰프는 새롭게 개발된 300B 싱글 파워 앰프와 연결하여 들었고, 입력장치도 역시 새롭게 개발된 D/A 컨버터 DA-105를 이용하여 DSD 파일을 위주로 재생하였다. 시청용 스피커는 B&W의 800D를 비롯하여 복사티브의 암페지오와 웨스턴 일렉트릭의 755A 싱글 드라이버에서부터 미러포닉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스템이 동원되었다.
사전에 짐작한 소리의 경향은 매우 섬세하고 전망이 좋은 아기자기한 사운드의 제품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리 C-100의 음의 경향을 따르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워낙에 투입된 물량이 차이가 나는 제품인지라 C-100에서 느꼈던 감흥과는 거리가 좀 있을 줄로 짐작했다. 하지만 시청 결과는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현대적인 광대역의 사운드 특징을 가지면서도 중음역의 농밀하고 두툼한 무게감은 음악을 정말 맛깔스럽고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더구나 고품위 디지털 음원을 받아들이어 스피커에까지 이르게 하는 드라이브 능력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에스더 오파림이나 파트리샤 바버의 목소리가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고 재탄생되는 순간의 감동은 오디오의 쾌감 중 최상의 것이었다. 이전에 늘 들어왔던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바흐의 B단조 미사 등의 곡들이 새로운 음으로 재탄생하는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연결하는 스피커 시스템마다 전에는 듣지 못하였던 새로운 사운드의 시스템으로 탈바꿈했다.
디지털 오디오가 등장하였던 초창기에 자주 언급되었던 프리앰프 무용론은 이제 더 이상 거론되지도 않는 화제이지만, 프리앰프의 존재가 전체 시스템의 음을 지배한다는 사실은 새로운 제품을 대할 때마다 느끼고 있으며, L-105의 경우에서처럼 전체 시스템의 음을 변화시키는 제품을 대하였을 때에는 나의 시스템으로 들이고 싶은 강한 유혹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제조원
실바톤어쿠스틱 (02)703-1304
가격 1,000만원  입력 RCA×3, XLR×2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10Hz-350kHz 
입력 임피던스 47KΩ  출력 임피던스 200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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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2월호 - 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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