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land CTA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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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land CTA405
  • 김남
  • 승인 2014.02.01 00:00
  • 2014년 2월호 (49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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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책임질 잘 만든 스테디셀러 앰프를 찾는다면
반도체 앰프로 시청하다가 이 제품으로 바꾸자 단박에 달라지는 것이 있다. 이것이 진공관 사운드라는 것이다. 온기가 확 감돌면서 매끄럽고 자연스러워진다. 너무나도 깨끗한 컬러링인데, 고급 원두 커피에 소량의 크림을 첨가한 듯한 맛이어서 혀끝에 침이 고이는 듯한 맛깔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 제품이 국내에 출시된 것은 몇 년 전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숍에서도 코플랜드 제품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30여년 전통의 이 북유럽의 제작사가 아쉽게도 생산을 중단한 것인가?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이 제작사는 여전히 왕성하게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다만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서 국내에 제품 반입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수입사가 새로 바뀌면서 이 전통의 명제품은 반짝이는 윤기와 함께 다시 국내의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반갑다.
코플랜드의 디자인은 어떤 메이커도 함부로 모방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진공관 앰프를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 수 있구나 라는 감탄을 금하지 못했던 90년대의 기억이 새롭다. 정갈하고 우아하며 잘 만든 고급 반도체 앰프인 줄로만 알았는데 실은 진공관 앰프였다! 누구나 그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본 시청기는 현재 동사의 대표기로 유럽에서는 알아주는 베스트바이 모델이다. CD 플레이어 등 여타의 제품도 다채롭게 제작이 되고 있지만, 인티앰프 라인에서는 80년대 중반 첫 제품으로 나왔던 순수 진공관 인티앰프 CTA401, 501의 정통을 이어가고 있는 적자인 셈이다. 그리고 CSA28, 29라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있었지만, 본기는 순수 진공관 앰프인 CTA401, 501의 후속기에 속한다.



당연히 이 제품은 출시 역사가 상당히 길다. 마치 명기 매킨토시 MC275처럼 롱런하고 있는 흔치 않은 제품이며, 지금은 이런 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제작사가 거의 없다. 롱런을 시키지 않고 어떤 기교를 부려서라도 MK2나 모델 번호를 새로 바꿔서 신제품인 양 눈가림을 할 법도 하지만, 덴마크의 이 제작사는 실로 우직하게 거의 10년이 다 되도록 일체의 변형을 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술의 향상에 따라 배선재나 일부 부품의 경우 채택을 하고 있지만 회로나 섀시, 설계는 원작 그대로이다. 요즈음의 추세인 IT 계통의 편의성도 전혀 고려치 않고 순수 아날로그 정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새삼스레 놀랍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통 음악을 듣는 인티앰프로는 더 이상 손볼 필요가 없다는 과시인 것이니 이런 자세를 어디 가서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이 제작사가 기술력이 딸려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그 증거로서는 그동안 개발된 여러 기종의 CD 플레이어를 봐도 알겠고, 더구나 특이한 제품으로 유럽의 베스트바이가 되어 있는 DRC205 디지털 룸 보정 장치를 보면 된다. 이 장치는 시청 공간이 우리나라처럼 좁고 별로 좋지 못한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난삽한 실내에서일망정 뛰어난 음질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앰프나 스피커를 그대로 두고서 마치 이퀄라이저처럼 생긴 이 장치를 앰프에 연결하면 매우 독특하고 월등하게 달라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리스닝 룸과 스피커 위치를 고려해 완벽한 톤 밸런스, 그리고 깊은 베이스, 분명한 미드레인지와 부드러운 고주파, 폭과 깊이의 향상, 임펄스의 개선 등 다채로운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기존의 앰프나 스피커는 이미 개발이 다 되어 버렸다는 전제 아래 이런 제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리스닝 환경의 고려 없이 단순히 앰프나 스피커의 약간의 소리 향상에만 매달리고 있는 대부분 제작사들과 코플랜드와의 차이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일찍이 어쿠스틱랩이라는 스위스의 젊은 제작사에서도 룸에서 저역을 컨트롤하는 프로세서를 개발, 스텔라 엘레강스라는 스피커에 일체화시켜 놨는데 그 효과는 지대하다. 작은 룸일망정 절대로 저역이 유리창을 흔들면서 혼탁해지지 않고 방안에서만 깨끗하게 울려 나가는 것이다.
5극관인 6550을 채널당 2알씩 사용해서 50W의 출력을 내고 있는 본 시청기는 요즈음 희귀한 녹음 단자를 갖췄고, MC까지 대응하는 포노단, 거기에 자사제의 CD 플레이어까지 제어할 수 있는 리모컨도 구비했다. 덩치는 인티앰프로는 최고일 만큼 크고, 보는 맛은 반도체 앰프처럼 현대적이다.
동사의 CD 플레이어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 데논의 CD 플레이어 DCD-1520과 혼 스피커인 카스타 모델 A와 매칭. 먼저 반도체 앰프로 시청하다가 이 제품으로 바꾸자 단박에 달라지는 것이 있다. 이것이 진공관 사운드라는 것이다. 온기가 확 감돌면서 매끄럽고 자연스러워진다. 너무나도 깨끗한 컬러링인데, 고급 원두 커피에 소량의 크림을 첨가한 듯한 맛이어서 혀끝에 침이 고이는 듯한 맛깔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진공관 제품의 약점인 해상도 역시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5극관의 특징처럼 청아한 것이 아니라 조금은 두께가 엿보이지만 여성 보컬도 우아하며 교태스럽다는 표현이 적절.
시청기에 빠져 있는 시간 내내 30년 이상 동일한 설계를 유지해 온 전통의 명문가에서 내놓은 이 제품이 왜 10년 가까이 롱런하고 있는지 그 해답을 터득하게 되었다.



수입원 우리오디오 (02)2246-0087
가격 495만원  사용 진공관 6550×4, 12BH7×2, 6922×2, E83CC×3  실효 출력 50W(4·8Ω)  THD 1% 이하 
주파수 응답 10Hz-100kHz(-3dB)  입력 감도 350mV, 3.5mV(포노)  입력 임피던스 33KΩ, 47KΩ(포노) 
S/N비 95dB 이상  크기(WHD) 43×18.5×39cm  무게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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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2월호 - 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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