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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oon Products SCA-7511 MK3 Mono
고수의 마지막 선택, 바쿤 BTL 7511
글 이정재 2014-02-01 |   지면 발행 ( 2014년 2월호 - 전체 보기 )

바쿤이라는 앰프가 국내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아직 바쿤을 모르는 오디오파일도 있을 것이다. 거대 자본 브랜드의 막대한 지원 아래 오디오파일 사이에 방대하게 퍼진 것이 아니라 소수의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의 바다에 접속하면 수없이 많은 호평 일색의 후기들를 볼 수도 있다.
바쿤 프로덕츠는 일본의 아키라 나가이 씨에 의해 세워진 오디오 제작사이다. 정밀 계측기를 개발하던 기술을 바탕으로 SATRI 회로라는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방식의 회로를 이용하여 오디오 기기를 제작하였고, 25년 이상 끊임없는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회사이다. 그러나 이런 무미건조한 문구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바쿤 프로덕츠는 오디오와 음악에 대하여 분명한 철학이 존재하는 회사이고, 또 특이한 매력을 지닌 이들의 앰프에 대해 설명하자면 필자마저도 감성이 앞서서 접근해버리곤 한다.

앰프와의 특별한 첫 만남
이 특별한 앰프와의 만남은 7년 전, 앰프를 무척 가리던 까다롭기 이를 데 없는 스피커 때문이었다. 호승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스피커에서 어떻게든 좋은 소리를 뽑아내고야 말겠다는 의욕에 불타서 중고 가격 400~500만원대의 수없이 많은 앰프들이 집을 들락거렸으나 만족할 수 없었다. 결국은 그 스피커의 수입원에게 조언을 청한 바, 힘과 스피드가 좋은 수천만원 대의 하이엔드 앰프여야 한다고 했다. 당연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비싼 앰프가 울리지 못하는 스피커가 어디 있으랴. 문제는 가격이 아니겠는가.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스피커 수입원의 추천 앰프를 들이는 일은 월급쟁이인 필자에게는 무리였고, 어떻게든 짝을 지어주고 싶은 욕심에 매칭이 될 만한 앰프를 알아보던 중 눈에 띈 앰프가 바로 바쿤이었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곳이 지금은 고인이 된 니쇼지 씨의 집이었다. 까탈스럽기 이를 데 없는 그 스피커로 고생한 이력을 듣더니 껄껄 웃으시며 '한 번 물려봐요' 하며 선뜻 앰프를 건네주었다. 그 앰프가 바로 지금의 SCA-7511 MK3의 초기 모델인 SCA-7511 KR이었다. 단단하고 꽉 차 보이기는 하지만 작은 크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집에 와서 연결하고는 10분도 되지 않아 생전 처음 듣는 음악의 향연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머릿속이 얼얼할 지경이었다. 오늘 이전에 들었던 음악은 대체 무엇이었던가! 그날 밤이 새도록 바쿤이 연주하는 음악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이것이 바로 'SATORI'(깨달음, SATRI 회로의 어원)라는 것인가? 이러한 특출한 음질의 바탕에는 지금까지의 앰프 증폭의 방법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 SATRI 회로, 그리고 정밀 계측기의 소수점 0.0000× 단위까지 제어하는 정밀도가 중심에 있다.
이 특별한 앰프와의 만남은 바쿤 앰프를 한국에 소개하고 있던 니쇼지 씨와 바쿤 프로덕츠의 창업자인 나가이 씨와의 인연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다분히 감상적인 이야기를 먼저 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만큼 이 앰프가 전해주는 음악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SCA-7511 MK3 Vs. BTL 7511
한국에서 가장 많이 보급된 바쿤의 앰프는 아무래도 SCA-7511 시리즈일 것이다. 이 콤팩트 앰프는 음질이 출중하고 구동력이 매우 좋은 편이기는 하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KR 버전은 10W였고, MK2와 MK3은 15W로 출력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한 가지의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스피커에 따라서 구동력 부족으로 인한 정확한 저역을 끌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필자가 느끼는 7511은 8Ω에 88dB 정도까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순간 최저 임피던스가 4Ω 이하로 떨어지거나, 85-87dB로 낮은 감도의 스피커를 구동하기에는 7511은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오늘 리뷰하는 BTL 7511은 바로 구동력이 필요한 중형급의 스피커를 위해 나왔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BTL 7511은 모노 파워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스테레오 파워 앰프인 SCA-7511 MK3을 모태로 하여 제작사에서 BTL(Balanced Transformerless), 즉 브리지 모드의 모노 파워 앰프로 개조한 모델인데, 바쿤 프로덕츠의 정식 라인업이다.
SCA-7511 MK3와 BTL 7511의 외관을 보면 입력부의 한쪽 채널과 스피커 아웃의 한쪽이 각각 없을 뿐 앞모습은 똑같다. 검정색 바디에 주황색 노브가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바쿤 특유의 디자인에는 생각보다 많은 음질을 향한 열정이 숨어 있다. 우선 철판을 사용하지 않았다. 가공 비용 상승을 마다하지 않고, 케이스 전체를 음질에 유리한 알루미늄으로 가공한 것이다. 커버에는 매우 값비싼 크리스털 분체 도장을 하였는데, 이 도장은 매우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동과 공진에 유리하다고 한다. 커버에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나사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커버의 방향을 앞뒤로 바꾸어 덮어도 나사산이 정교하게 맞아 들어가는 것을 보면 일본 장인의 정밀함이라는 것이 과연 이런 것인가 하면서 놀라게 된다.

무엇이 이점인가?
앰프의 구동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에너지원의 역할을 하는 전원 트랜스이다. 300VA 용량의 트랜스 하나로 스테레오 앰프를 만들면 양쪽 채널에서 150VA씩 분배되어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BTL 모드의 모노 앰프는 한쪽 채널에서 300VA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스테레오 앰프를 BTL로 변환하게 되면 앰프의 전원이 무한대로 공급된다는 가정 하에 4배의 구동력을 가지게 되지만, 실제로는 이론상의 수치가 나오지는 않고 두 배에서 세 배 가량의 출력이 되는데, 최대의 출력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왜곡이 발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BTL 방식은 GND(앰프의 -단자)의 개념이 사라진다. 스테레오 앰프의 +출력은 스피커의 +단자로 들어가서 스피커의 -단자로 나와 앰프의 -단자(GND)로 들어간다. 하지만 BTL 모드 시 출력은 앰프의 +단자에서 나와 스피커를 통해 GND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 채널 앰프 출력의 +로 다시 들어간다. 이때 앰프에 입력되는 신호는 한쪽에는 +, 다른 한쪽에는 -가 들어가는데, -는 GND 개념과는 다른 또 하나의 증폭단이 되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어서 전구(스피커)가 두 개가 있다고 하자. 이 전구에 1.5V의 배터리 2개(스테레오 앰프)를 각각 따로 연결해 쓰다가 BTL은 배터리 두 개를 더 추가해서 1.5V 배터리 2개를 직렬로 연결해서 쓰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할까.
바쿤의 BTL 7511은 기존 7511 MK3의 15W를 BTL로 변경하면 설계상 30W의 모노 파워 앰프가 되어야 하는데, 출력을 21W로 하고 왜율을 0%로 디스토션을 극도로 낮추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수치보다는 음질을 좇은 것이리라. 그럼 겨우 6W의 출력이 올라갔는데, 구동력이 좋아졌는가?
자동차로 예를 들면 마력과 토크의 차이가 앰프에서는 와트와 댐핑 팩터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똑같이 200마력의 자동차가 있더라도 토크가 15인 것과 30인 것의 차이는 구동력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처럼, 실제 구동력 부분에서 기존 7511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월등한 구동력을 보여준다. 이것은 애초에 모노 파워로 개발된 방식과는 달리 왜율이 0%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음질 개선의 대목이다.


본격적인 청음
적어도 필자의 청음실에서 바쿤 BTL 7511은 그동안 SCA-7511 MK3의 힘이 부족하다는 서러움을 완벽하게 극복하게 되었다. 그럼 단지 BTL 7511이 출력만 높아진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일단 저역이 단단해졌다.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콘트라베이스의 현의 움직임까지 표현되는 정확한 저역을 만들어 준다.
구동력은 스피커 콘지를 소리가 나는 포인트에 정확히 보내고 세우는 능력이다. 구동력이 부족하면 오히려 고역은 부담스럽고, 중역은 순도를 잃어 리얼함이 떨어지며, 저역은 제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붕붕거리기 일쑤가 된다. 대신 구동력이 좋아지면 위상이 틀어지지 않고, 무대 위 악기의 위치가 정확히 표현되고,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의 표현이 좋아져 극적인 효과가 높아지며 포커스가 정확해진다.
더욱 깊이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르노 가르시아-퐁스(Renaud Garcia-Fons)의 솔로 앨범을 걸어본다. 이 앨범은 실황 앨범으로 프랑스의 고성 마르세볼에서 혼자서 공연한 앨범이다. 르노는 특주된 5현 콘트라베이스를 사용해 혼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테크닉을 다 사용해 연주하고 있다. 녹음의 상태가 매우 좋아 오디오파일 레퍼런스 음반으로 사용하기에도 훌륭한 디테일을 보여주는데, 스페인 사람이지만 중동의 색채감과 정서가 약간씩 드러나는 색다른 느낌의 음악을 하고 있다.
이 앨범에서 종이를 현 사이에 끼고 연주한다거나 손가락을 태핑하며 탄현한다거나, 활을 가지고 마치 기관총을 난사하듯 현을 튕기는 방식 등 연주자의 현란한 기교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듯이 표현된다. 특히 더블 베이스의 질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배음, 저역의 디테일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 않음이 없다. 극사실주의 그림 같은 사실감 있는 중역과 활짝 열려 있으면서도 쏘지 않는 고역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배경은 너무나도 어둡고 적막하다.
모노 파워 앰프 BTL 7511은 1+1은 2가 아닌, 3 내지는 4 이상으로 만들어준다. 스테레오 파워 앰프 SCA-7511 MK3의 성능 극대화뿐 아니라 SATRI 회로 앰프의 진수를 보여주는, 연주자 재현을 위한 오디오의 요물이다.
제작자인 나가이 씨의 인터뷰 한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다. '오디오 쇼에서 가장 비싼 앰프가 16억이었습니다만 그 앰프의 소리가 산의 정상이라면 바쿤의 소리는 그것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람의 귀는 두 개이지만 음악을 녹음할 때는 여러 개의 마이크로 다양한 각도에서 녹음합니다. 그렇게 녹음된 음을 사람의 두 귀로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오디오입니다.'


수입원
바쿤매니아
가격 550만원  실효 출력 21W(8Ω)  입력 RCA×1, Satri-Link(BNC)×1  크기(WHD) 23.5×7.8×29.5cm  무게 2.9kg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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