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el RDD-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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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el RDD-1580
  • 신우진
  • 승인 2014.01.01 00:00
  • 2014년 1월호 (49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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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고 산뜻하게 울려 퍼지는 화사함의 매력
로텔이 신규 모델 15 시리즈 라인을 발표하면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이 DAC 모델 RDD-1580이다. 홈시어터, 그리고 중가 오디오에서 명성을 얻은 브랜드로, 최근 RDD-06이라는 미니 USB DAC를 통해 좋은 평가도 얻고 있다. 그런 로텔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풀사이즈 오디오 크기의 DAC이다. 최근 이같이 중간 라인의 오디오 업체의 USB DAC 출시가 많아지고 있다. 나드, 아캄 등의 이 같은 풀사이즈 USB DAC가 매회 잡지에 올라오고, 이는 이제 서서히 오디오 업체들도 점진적으로 제품을 많이 쏟아낼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반가운 일이다. RDD-1580 역시 이들 제품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아야 될 것이다. 비슷한 성향과 가격대의 제품군으로 하이엔드 업체의 느린 움직임, 이미지 상 함부로 외국에서 만들 수 없는 입장 등으로 주춤할 때, 아쉬운 공백을 메워 주고 있다.
브랜드의 유무는 단지 허세만은 아니다. 사실 월등한 스펙을 자랑하는 신생 업체의 제품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OEM으로 같은 나라에서 생산하고, 비슷한 사양 같은 부품을 쓴 것이라도 오디오 회사의 손길이 거친 것이 더 입맛에 맞는다. 재료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른 미세한 차이가 청감상의 큰 차이로 다가온다. 부품도 좋고, 스펙도 훌륭하고, 게다가 가격도 싸지만 듣다 보면 점점 피곤한 음색이라거나 대역 밸런스가 조금 이상하다거나 양감이 부족하다거나 등 어색한 부분이 튀어나오는 제품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들 오디오 업체의 제품들은 이 정도 사양을 이 가격에 내놓으면 누가 사겠냐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시청해 보면 균형 잡히고 안정적인 소리를 내주었으며, 숫자와 실체 사이에서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 제품은 앞서 말한 업체의 DAC와 같이 24비트/192kHz의 스펙을 가지며 DSD 재생은 불가능하다. 물론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가지고 있고, 유럽 제품답게 애플 계열과 연동이 편한 충전용 단자 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윈도우 사용자에 배타적이지는 않고 각종 드라이버가 담긴 동봉된 CD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간편하게 설정하여 재생할 수 있다.
시청은 윈도우 7을 통하여 대체로 많이 사용하는 J 사의 소프트웨어로 들어 보았다. 매달 리뷰를 위해 반복적으로 깔리는 각 사의 드라이버 덕에 내 PC가 너덜너덜 해져 헤매기는 했지만, 힘든 설치는 아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로텔다운 소리가 나온다.
우선 연결하면 쨍한 느낌의 화사한 사운드가 귀에 들어온다. 입자의 에지가 분명하고 위치와 분리가 깔끔하다. 이 부분은 로텔답다. 음원의 샘플링 차이에 따른 격차도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는다. 울프슨의 WM8740 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것은 중가 DAC에 많이 쓰이고 있다. 로텔의 고급형 CD 플레이어, 디지털 앰프 등에 사용되던, 로텔이 이전에도 많이 사용해서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안정적인 소자이다. 물론 이전작인 RDD-06에서 사용한 WM8471보다 우수한 칩이다.
피아노의 선율에 투명도가 산뜻하게 들려오고, 반응 속도가 빠른, 상쾌한 탄력을 가진 음색이다. 그래서 팝 음악이나 최근의 재즈 녹음은 매우 듣기가 좋다. 적당하게 가는 입자의 음이 이미징을 선명하게 하고, 그렇다고 너무 날카롭거나 피곤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타악기의 경우 풍성함은 조금 부족한 느낌도 들기는 하지만 대신 빠른 반응이 타격감을 더해 시원시원한 저음역이 매력적이다. 보컬의 발음도 정확하고, 젊어진 느낌의 목소리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인 로텔의 특성인 밝고 깔끔한 이미지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생각한 대로 소리가 나오면 쓸 말은 적어지지만, 듣기는 참 편하고 좋다. 로텔 RDD-1580은 딱 생각한대로의 로텔 음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음은 내가 생각하고 바라는 음색과 어느 정도 일치해 준다. CD는 LP보다 깊이감과 감성적 묘사를 하지 못해도 되지만 더 깔끔하고 선명했으면 하고, PC 오디오는 마찬가지로 CD보다 더 해상도가 높고 선명했으면 하는 생각 말이다. 로텔은 비록 내가 쭉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면 항상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AV 전성기에 소개되면서 우리에게 알려진 이 브랜드는 매우 만족스러운 가격에 밝고 깨끗한 샤프함을 들려주면서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당시에도 일본산 AV 리시버와는 다른, 하지만 가격은 그렇게 높지 않는 선에서 제시되었고, 지금 아직 이 제품의 소비자 가는 받아보지 않았지만 15 시리즈의 다른 제품을 볼 때 이 제품 역시 합리적인 가격대에 나올 것 같다.
하이엔드 유저들이 자신의 CD 플레이어에서 굳이 로텔로 신호를 보낼 일은 없어 보이지만, 풀 사이즈 특유의 다양한 입·출력단을 가진 디지털 튜너 정도의 크기로 오디오와 나란히 놓아두기 적당한 사이즈도 마음에 든다. 보수적인 오디오 마니아보다 헤드 파이, 데스크 파이 사용자가 USB DAC의 더 큰 구매자여서 그런지, 중저가 라인에서 이런 풀사이즈 DAC가 많지 않았는데, 로텔 RDD-1580은 음질 면에서나 외형상으로도 오디오 애호가의 선택의 폭을 늘려 주었다. 본지의 독자들도 아직 입문하지 않았다면 잘 안 쓰는 PC에 이 로텔을 연결해 시작해 보면 어떨까. 나 같은 미들 엔드 오디오 마니아에 딱 적당한 입문기로 추천한다.



수입원
샘에너지 (02)3271-7502
가격 115만원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2, USB A·B×1  아날로그 출력 XLR×1, RCA×1 
PC USB 입력 24비트/192kHz  출력 레벨 2V(RCA), 4V(XLR)  주파수 응답 10Hz-95kHz(±3dB) 
S/N비 128dB  THD 0.004% 이하  크기(WHD) 43.1×5.5×31.6cm  무게 5.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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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월호 -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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