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oon Products PRE-7610 MK3·SCA-7511 MK3
상태바
Bakoon Products PRE-7610 MK3·SCA-7511 MK3
  • 박승기
  • 승인 2014.01.01 00:00
  • 2014년 1월호 (498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디오 애호가로서의 오랜 꿈, 드디어 이루어내다

일본 바쿤 프로덕츠의 엔트리급 콤팩트 파워 앰프 SCA-7511 KR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에 보급되어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는데, 기본 형태는 변함이 없지만 내용은 거듭 개선하여 음질의 완성도를 높여 왔다. 최근 일본 바쿤 프로덕츠 사가 26년간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회로와 부품 등을 일신하여 음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신세대 엔트리급 프리·파워 앰프 PRE-7610 MK3·SCA-7511 MK3을 소개한다. 국내에 두터운 바쿤 애호가 층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꾸준히 존재감을 어필해 왔는데 바쿤매니아가 한국의 공식 파트너로서 완제품을 수입·공급하고 있다.

혁신적인 SATRI 회로
SATRI 회로는 TR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회로를 작동하는 데에만 사용할 뿐 TR을 증폭소자로 사용하지 않고 2개의 저항의 비율로 증폭하는 새로운 개념의 증폭회로를 구현하였다. 그래서 TR이나 진공관 자체의 왜곡이나 비선형성, 노이즈, 고유의 음색 등을 배제할 수가 있고, 저항에 따라 선형적인 증폭을 하기 때문에 광대역을 낮은 왜곡으로 증폭할 수가 있다.
또한 TR이나 진공관 소자의 특성에 따른 왜곡이 없기 때문에 왜곡을 보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귀환(Negative Feedback)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부귀환을 사용하게 되면 원래의 신호와 피드백 신호 사이에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그것으로 인해 또 다른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음질을 추구하는 앰프 회사들은 가급적 부귀환을 걸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SATRI 회로를 사용한 바쿤 앰프들은 부귀환(Negative Feedback)을 사용하지 않고 일체의 왜곡을 배제하여 완벽한 선형성을 확보한다.
덕분에 아무리 좋은 부품으로 만든 앰프라 하더라도 SATRI 회로의 우수성 때문에 원음의 정밀한 증폭 측면에서 바쿤 앰프를 능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작사는 일반적인 회로가 비행기라면 SATRI 회로는 로켓에 비유하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
외관은 제작자가 자신이 만든 앰프의 음질에 강력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매우 견고해 보이고 따뜻한 인상을 준다. 전형적인 천재 디자이너의 취향에서 배어나오는 독특함이다. 최근 유행하는 은색의 알루미늄 앰프는 하이테크적이면서 동시에 차가운 이미지도 갖고 있는데, 그런 앰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황갈색의 베이클라이트 손잡이는 추운 겨울철에 손으로 잡았을 때 차가운 느낌을 배제하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색이 진해지는데,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시간의 반추를 고려한 선택이라고 한다. 인간미가 느껴진다. 또한 베이클라이트 재질은 음질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재질이다.

인티앰프로도 쓸 수가 있는 파워 앰프
바쿤 파워 앰프의 특징 중 하나는 게인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볼륨이 장착되는데, 이것은 증폭도를 조정하는 것이다. 증폭도의 조정은 낮은 볼륨이든 높은 볼륨이든 S/N비가 일정하기 때문에 낮은 볼륨으로 음악을 들을 때도 노이즈가 작고 밸런스가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으며, 프리앰프를 연결하지 않고 인티앰프로도 사용을 할 수가 있다.
먼저 파워 앰프인 SCA-7511 MK3 한 대로만 음악을 들어 보았다. 금잔디음향의 북셀프형 3웨이 스피커인 칼라스 오디세이에 연결하였다. 15W라는 출력 때문에 아무리 경천동지할 회로라 하더라도 설마 했는데, 기대 이상의 훌륭한 사운드여서 처음에는 신기할 뿐이었고, 나중에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15W라는 숫자를 잊게 하는 스피커 장악력이 대단하다.
다음에는 스펜더의 2웨이 북셀프인 SP2/3R2에 연결하였다. 기본적으로 출력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구동력이다. 그려내는 음악은 저역이 탄탄한 피라미드 구조의 형태를 보여준다. 배경은 정숙하며, 투명한 고역이 매우 인상적이다. 보컬의 잔향과 따뜻함은 마치 진공관 앰프를 연상케 한다. 적당한 입자감은 음악적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프리앰프 연결에서의 좋은 변화
이어서 SCA-7511 MK3 파워 앰프에 프리앰프 PRE-7610 MK3을 연결해서 다시 들어 보았다. 음이 너무나도 극적으로 변한다. 정보량이 많아지고 다이내믹이 크게 증가한다. 표현이 풍부해지고 질감이 좋아진다. 무대가 넓어지고 입체감이 뚜렷이 부각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음의 탄력감이다. 프리앰프를 통한 드라이빙 능력이 배가되어서인지 팀파니를 위시한 여타의 타악기들은 음악을 리드미컬하고 흥겹게 만든다. 슬픈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는 음악은 또 그 나름의 맛을 풍부하고 진지하게 살려준다. 한마디로 잘 만든 진공관 앰프의 진하고 유연한 중역과 최상급 TR 앰프의 장점인 투명한 고역과 탄력 있는 저역을 잘 조화시켜 놓았다.
많은 바쿤 앰프 사용자들이 SCA-7511 MK3를 인티앰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티앰프로서도 훌륭한 음악성과 사실적인 사운드도 충분히 놀랍지만 반드시 프리앰프를 붙여 보라고 권장한다. 굳이 동사의 프리앰프가 아니라 하더라도 바쿤 SATRI 앰프의 진수를 느끼기 위해서 프리앰프는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전류 전송은 한 차원 높은 소리
파워 앰프 7511의 입력은 두 개 인데, 하나는 일반적인 RCA 단자이고, 다른 하나는 BNC 단자가 부착되어 있다. 이 BNC 단자는 SATRI 회로 발명에 이은 또 하나의 역작인 전류 전송이 가능한 일명 SATRI-LINK용 단자이다.
원래 SCA-7511 MK3 기본형은 RCA 입력만 두 개가 있는데, 수입원 바쿤매니아와 일본 제작사의 협의 끝에 한국에 수입되는 모든 SCA-7511 MK3에는 SATRI-LINK용 BNC 단자가 특주 사양으로 부착된다고 한다.
소장하고 있는 여러 개의 RCA 케이블과 비교해 보았는데 역시 제조사의 설명대로 BNC-BNC 케이블로 SATRI-LINK 단자에 연결했을 때의 소리를 능가하지 못하였다. RCA 케이블이 고화소의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면 BNC 케이블로 연결한 전류 전송은 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처럼 질감이 좋고 깊이가 느껴진다. 수입원인 바쿤매니아가 개발한 표준형 BNC-BNC 케이블은 10만원대 초반에 구입이 가능하다고 하니 인터케이블 선택에서 오는 고민과 비용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따뜻함이 있는 생생한 사운드
다양한 스피커와 연결해 보았다. 바쿤은 기본적으로 어둡고 진중하다. 그러면서도 스피드가 빠르고 정보량이 많다. 양립하기 어려운 특성들을 함께 갖고 있다는 점에서 범상한 앰프가 아니다. 의도적인 착색이 전혀 없는 생음 그대로다. 소스, 파워 코드 등 앞 단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어느 스피커이든 생생함과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이런 소리는 처음이다. 처음 듣는 소리에 귀를 쫑긋하다 보면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박 잊고 어느 순간 음악 그 자체에 몰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이 작은 앰프는 아주 가끔 맛보던 음악의 바다에 빠져드는 경험을 매우 자주 경험하게 해주는 마법 같은 앰프였다.
바쿤을 오래 듣다가 다시 예전 앰프로 돌아오면 마치 생명이 빠져나가고만 허물을 만지는 듯 푸석푸석하고 허무한 느낌마저 든다. 바로 이런 느낌 때문에 두터운 마니아층이 생기는가 보다.
바쿤은 훨씬 높은 가격대의 앰프에서도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온도감과 질감을 갖고 있다. 대편성에서 올올이 풀어주는 해상력을 갖고 있으며, 대역의 치우침이나 과장으로 현혹하지 않으며 무대를 매우 깊고 넓게 펼쳐준다.
실제 소리에 근접한 사실감과 연주회장의 공기감 표현이 훌륭하다. 빠른 스피드와 막강한 정보량은 바로 앞에서 연주하는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하며,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힘찬 연어와도 같은 생명력과 심지를 갖고 있다.



콤팩트한 시스템 구성에 최상
구동력이 뛰어나지만 15W라는 출력에 비하여 좋다는 것이지 이 앰프가 만능이라는 것은 아니다. 스피커 선택에 있어서 출력의 수치는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앰프의 출력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스피커에 적당한 출력보다 부족해도 안 되지만 과도한 앰프를 연결하면 음이 앞으로 쏟아지거나 딱딱해져 버린다.
PRE-7610 MK3·SCA-7511 MK3과 함께 일반적인 가정의 청취 환경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북셀프 스피커, 감도가 좋은 중형 스피커 등과 매칭한다면 음악 감상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게 해줄 시스템이 될 것이다.
중후 장대한 앰프를 접하다가 콤팩트 사이즈의 고풍스러운 이 앰프를 첫 대면했을 때는 듣기 좋게 착색한 그저 그런 앰프가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조금 있었다. 그러나 정 반대로 원음에 충실한 솔직함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 SATORI(깨달음)라는 SATRI 회로의 어원처럼 오랜 오디오 세월을 돌고 돌아서 이제야 끝을 보았다는 느낌이다.
오디오라는 취미가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음악 애호가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오디오 때문에 긴 여정을 해야만 했던 음악 애호가들이 마지막에 정착할 수 있는 앰프이다.

수입원 : 바쿤마니아

498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1월호 - 498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