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tofon 2M Blue P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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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tofon 2M Blue PnP
  • 최윤욱
  • 승인 2014.01.01 00:00
  • 2014년 1월호 (49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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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그 매력에 빠지다
오랜만에 MM 카트리지 리뷰 부탁을 받았다. 메인과 서브시스템 모두 저출력 MC 카트리지를 사용하던 터라 잠깐 고민을 하긴 했지만, 2M 블루란 말에 두말없이 리뷰를 하겠노라고 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블루의 바로 아래 모델인 레드를 아주 인상 깊게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2M 레드 얘기를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이지만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현을 잘 내주는 카트리지다. 한마디로 오토폰 사운드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는 얘기다. 레드와 블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이아몬드 팁이다. 저렴한 모델인 레드는 접합 다이아몬드를 채용하고 있고, 블루는 올 누드 다이아몬드 팁이다. 접합 다이아몬드 팁은 중·고역이 투명하지 못하고 특유의 깔깔한 착색을 띤다. 이런 착색은 피아노처럼 맑고 투명한 울림을 내는 악기에는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현을 활로 긁어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착색 덕분에 현악기의 경우 좀더 호소력 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에 반해 누드 다이아몬드 팁은 중·고역에 이런 착색이 없고, 전체적으로 투명하고 맑은 음색을 내준다.



이번에 리뷰하는 2M 블루 카트리지는 뒤에 PNP라는 약자가 붙는 모델로 헤드셸 일체형이다. PNP는 영어로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의 약자로 유니버설 타입의 톤암에 끼우고 침압만 맞추고 바로 플레이하면 된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서 오버행을 맞추기 위해서 카트리지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기존의 SPU 같은 카트리지에 세팅된 톤암이라면 간단히 침압만 조정하고 바로 플레이시키면 된다. 물론 일반형 모델보다 가격이 약간 더 비싸지만 더 편리해진 것은 맞다. 또한 플라스틱 주물로 만들어진 일체형 헤드셸이라 일반 금속제 헤드셸보다 불필요한 진동이 더 적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다만 이 PNP 모델에서 카트리지만 제거하고 다른 카트리지를 장착해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보통 MM 카트리지의 출력이 3mV 정도인데, 실제로 MM 포노 앰프에 걸어서 시청해보면 볼륨을 평소보다 더 올려서 11시 근처에서 들어야 적당한 음량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볼륨이 11시에 근접하게 되면 소리가 다소 들뜨고 산만해지기 쉽다. 그래서 MM 카트리지의 경우 출력이 5mV 정도는 되어야 9시 정도의 위치에서 음량에 대한 부족함 없이 안정된 소리를 즐길 수 있다. 블루의 출력 전압은 5.5mV로 마음에 든다.



우선 바이올린 소리를 들어보기 위해서 이온 보이쿠(Ion Voicu)가 연주하는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Eterna)을 얹었다. 보이쿠의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보잉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현을 마찰하는 특유의 깔깔함은 많지 않지만 현의 질감 표현이 자연스럽다. 오케스트라 총주에서도 흐트러짐이 레드보단 한결 덜하다. 레드보다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 투명한 느낌이 든다. 과연 피아노는 어떤지 궁금해서 헤블러(Ingrid Haebler)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Philips)을 걸었다. 맑고 투명한 헤블러의 터치가 아주 낭낭하게 들려온다. 레드에선 왠지 탁하고 흐릿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확실히 피아노에서 접합 다이아몬드 팁은 착색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에 반해 블루는 청명한 느낌을 잘 살려준다.
블루가 들려주는 투명한 피아노 소리를 듣다보니 요즘 자주 듣는 실비아 케센바움(Sylvia Kersenbaum)의 연주가 듣고 싶어졌다. 한없이 투명하고 맑게 연주하는 그녀의 연주를 블루가 어떻게 그려내 줄지 궁금해서 EMI에서 출시한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를 걸었다. 투명하다 못해 서늘함이 느껴지기까지 하는 그녀의 연주를 차갑지 않은 투명한 음색으로 낭낭하게 울려준다. 조용히 듣고 있으면 과연 이 이상의 해상력과 디테일이 음악을 듣는데,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싼 MC 저출력 카트리지에 승압 트랜스를 붙여서 음악을 들어야만 하는가 하는 의문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레드가 입문용으로 현악기에 어울리는 약간 착색이 있는 소리라면, 블루는 누드 다이아몬드 팁을 사용해서 착색 없이 현이나 피아노 모두에서 차분하고 투명한 소리를 들려준다. 물론 더 상급인 블랙은 소리가 더 좋겠지만, 블루가 중급으로서 가격을 감안한다면 가장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한다. 플러그 앤 플레이 말 그대로 톤암에 꽂고 바로 음악을 즐기면 되는 음악 애호가에게 어울리는 카트리지가 바로 블루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27만원  출력 전압 5.5mV  채널 밸런스 1.5dB  채널 분리도 25dB(1kHz)  주파수 범위 20Hz-25kHz(-3dB) 
컴플라이언스 20㎛/mN  트래킹 포스 범위 1.6-2.0g  내부 임피던스 1.3KΩ  무게 7.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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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월호 -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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