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am FMJ D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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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m FMJ D33
  • 신우진
  • 승인 2013.12.01 00:00
  • 2013년 12월호 (49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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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노하우와 연구로 완성해낸 아캄의 또 다른 역작
시장이 200만원 미만의 중저가 상품과 1000만원 이상의 제품으로 양극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USB DAC가 한 달에도 몇 개씩 신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은 중저가 상품이고, 간간히 초 하이엔드 제품이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나 같은 미들엔드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3~500만원 안팎의 제품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은 D33, 아캄의 이 제품이 바로 이 가격대의 제품이다. 그동안 아캄은 여러 차례 중저가 DAC를 선보였는데, 이번에 아캄의 주력 라인인 FMJ 모델로 출시가 되었다. 저가 라인도 물론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FMJ 시리즈는 하이엔드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퀄러티로 인기가 좋았다. 나 역시 몇 차례 FMJ 라인의 제품을 리뷰할 때마다 이 정도 차이라면 다운그레이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비슷한 가격에 나온 지 조금 더 오래된 내 USB DAC에서 케이블을 뜯어내어 D33로 옮겨 왔다. 예의 지겨운 윈도우의 설정 과정을 거친다. 별다른 디스플레이 창도 없는 민짜의 모습이지만, 크기는 풀 사이즈 오디오이고 무게도 제법 나간다. 오랜만에 보는 오디오처럼 생긴 USB DAC이다. 버 브라운 PCM 1792 2개로 24비트/192kHz까지 재생하는 전통적인 고급형 USB DAC의 사양이고, 특이하게 USB 입력이 2개이다. 하나는 클래스2 USB2.0이고, 하나는 USB1.1의 저사양 클래스1으로 연결하여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그밖에 기본적인 디지털 입력이 있다. 현재 사용 중인 DAC와 좋은 비교가 될 것 같아 재미있는 마음으로 연결하였고, 결과는 FMJ를 연결했던 이전의 결과와 같이 내가 가진 오디오에 회의를 느끼게 만드는 소리가 나왔다. 확실히 '디지털은 최신이 최선'이라는 명제는 비슷한 가격과 사양이라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아캄 FMJ 라인업 특유의 음색이 D33에도 나와 준다. 그리고 200만원 안팎의 DAC와는 다른 모습을 그려낸다. 무대 크기도 제법 넓고, 기본적인 다이내믹과 스피드가 있다. 하지만 정말 좋은 것은 깔끔한 배경 이미지와 파일 재생치고는 감칠맛 나는 따뜻한 소리이다. 5년간의 연구와 저가 제품을 개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집약하였다고, 아캄은 D33을 소개했는데, FMJ CD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고가의 부품과 물량을 투입했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의 DAC들은 처음 이미지는 좋지만 듣다 보면 왠지 모를 무미건조함,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어디 녹음 스튜디오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비록 길지 않은 시청이었지만 D33을 듣는 동안은 그냥 CD를 듣는 것 같은 느낌으로 보낼 수 있었다. 퓨전 재즈나 록 음악에서 D33처럼 강력하게 몰아붙이는 DAC는 몇몇 있었지만, 카라얀의 오페라 간주곡 모음을 이렇게 정감 넘치게 표현해 내는 DAC는 없었던 것 같다.
D33은 이 부분이 정말 월등히 좋다는 대목은 없는 것 같다. 무난한 스케일과 적당한 스피드감, 소리가 너무 가늘지도 않고, 그렇다고 두껍지도 않다. 워낙 가는 소리의 USB DAC가 많아 상대적이긴 하지만, 소스기기 평균의 굵기를 가지는 음상의 크기이다. 대역폭도 무리는 없어 보이고, 하이엔드 초입의 오디오들이 보이는 치찰음이 약간 강조된 고역 특성의 강조됨 정도이다. FMJ 특유의 딱히 흠 잡을 데도 없고, 그렇다고 하이엔드라고 확실히 말하기도 애매한 위치다운 특성을 가진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하이엔드 업체라는 곳들이 내놓은 USB DAC는 사실상 없다. 몇몇 디지털로 특화된 회사를 제외한다면 오디오 업체에서 만든 것 중 D33이 하이엔드인 것 같다. 요 몇 주 동안 소리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PC를 다 뜯어 바꿀까, 아니면 MAC으로 갈까 고민이 많았는데, D33이 들려준 소리라면 수긍할 만하다.



DSD DAC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24비트/192kHz 사양의 DAC. 솔직히 선택하기가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오디오에서 숫자가 보여주는 데이터는 허구라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볼 때 D33이 다운 샘플링해 들려주는 DSD 음질이 전용 DSD DAC가 재생하는 것보다 비록 그 세밀함은 뒤질지 모르지만, D33이 들려주는 음악이 더 감흥을 전달해준다.
항상 적당한 가격에 높은 만족도를 전해준 아캄 FMJ 시리즈. 이번에도 역시 해외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하이엔드 업체의 수준급 DAC가 출시되기를 기대하면서, D33은 그 방향을 제시한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350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2, Optical×2, USB×2, iPod×1   아날로그 출력 XLR×1, RCA×2 
DAC 버 브라운 PCM1792 24비트/192kHz×2   출력 레벨 2.2V   출력 임피던스 47KΩ   주파수 응답 10Hz-20kHz 
S/N비 110dB   하모닉 디스토션 0.0008%   크기(WHD) 43.3×11×37cm   무게 6.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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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2월호 -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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