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9 ATC SIA2-150 Oppo BD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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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 SCM19 ATC SIA2-150 Oppo BDP-105
  • 박제성
  • 승인 2013.12.01 00:00
  • 2013년 12월호 (49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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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의 매력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조합
ATC는 지난 50년간 스피커 유닛과 모니터 스피커를 생산해내며 브리티시 사운드의 한계를 벗어나 모니터 오디오의 전범을 세운 역사적인 브랜드임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많은 영국 오디오 브랜드들이 부침을 겪으면서 자신의 갖고 있던 특성을 어느 정도 중화시키며 새로운 시장과 환경에 맞게 변화를 해온 것에 비하여, ATC는 단 한 번도 자신의 특성과 개성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고집스러움으로 일관해 왔다. 아직도 생산단가가 낮은 중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영국 본토에서 제작하고 있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물가상승에 따른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리의 품질 또한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 고집스러움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반 유저들의 노력 또한 유달리 고집스러웠다. 가격에 비해 쉽게 울리기 어려웠던 초기 모델들을 제대로 울리려고 스피커의 몇 배에 달하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했고, 가격이 높은 앰프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다른 브랜드의 스피커에 눈길을 주지 않는 충성심 또한 높았다. ATC 스피커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담담하고 명확한 모니터적 성격에 한 번 아름다움을 느끼면 그 늪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미인도 변신 전의 '생얼'이 아름다워야 진정한 미인이라던가.
이렇듯 사용자로 하여금 끊임없는 앰프에 대한 집착을 유발시켰던 ATC도 이제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몇몇 상위 기종들을 제외하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도로 제작된 모델들은 비교적 울리기가 쉬워진 듯하여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TC는 그 면도날 같은 모니터적인 성격을 버리지 않았고, 이러한 특성을 음악적으로 자연스럽게 재생해내기 위한 유저들의 그 노력과 실패에 일종의 기준을 세워주기 위한 자시의 노력으로 이어졌다. 그것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ATC의 인티앰프 SIA2-150이다.
사실 ATC의 스피커를 보면 그 명성이나 실력에 비해 외관은 너무나 오랫동안 변하지 않으며 평범한 스튜디오 모니터로서의 디자인 수준을 벗어난 적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인티앰프 또한 이러한 평범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면 패널에 설치된 노브가 동그랗게 디자인되고 옆과 가운데 검은 세로줄이 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심플하기 그지없다. 뒷면을 보아도 그 구성은 아주 단순하다. RCA 입력 단자들만 설치되어 있고 스피커 단자 또한 싱글로만 구성되어 있다.



바이앰핑을 위한 프리 출력이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인 정도. 환경에 따라 스튜디오나 가정에서 다른 파워 앰프를 사용할 수 있게끔 한 모니터 스피커 메이커로서의 배려가 돋보이는 이 인티앰프는 기능성과 단순성을 추구하는 ATC의 미학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이 SIA2-150은 8Ω 부하 시 150W를 낼 수 있는 AB클래스 인티앰프다. 특히 출력의 3분의 2 정도까지는 A클래스 동작을 한다고 하니 사실상 A클래스 앰프로서 100W의 출력을 갖고 있다. ATC 스피커를 울리기 위한 최선의 앰프로 설계된 만큼 자사의 스피커는 물론이려니와 어지간한 스피커를 구동시키기에 충분한 스펙이다.
올해 오디오쇼에서 ATC SCM100을 매칭하여 울리는 것을 들어본 뒤 더 리스닝 환경이 좋은 곳에서 들어보았으면 싶었는데, 이번 월간 오디오 시청실에서의 시청 기회가 주어진 탓에 자세하고 정확한 특성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번 매칭은 ATC SCM19과 오포의 BDP-105. 조금 작은 스피커이지만 오히려 앰프의 성능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더러 일반적인 가정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었다.
앰프 내장형 액티브 스피커를 오랫동안 생산해 온 ATC로서 앰프의 기술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바가 없고, 실제로 없었다. 스피커 인클로저를 가득 채우는 에너지감부터 압도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각 대역대의 착색이 없는 정확한 구분력과 직선성도 놀라웠으며, 더 나아가 저역 컨트롤에 있어서의 유연하면서도 정확한 지속력과 볼륨감에 탄성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생경할 정도로 중립적인 사운드가 재생되는 모습으로부터 아, 이러한 스타일의 음향을 ATC가 원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여러 종류의 소스를 시청해보았지만 ATC 앰프와 스피커로 듣는 소리 특성은 완고할 정도로 균일했다. 오디오적인 다채로운 쾌감을 느끼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강력한 파워와 높은 드라이브 능력을 바탕으로 스피커가 갖고 있는 능력을 한계치까지 뿜어내는 듯한 특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다른 스피커를 매칭시켜 보았는데, 이렇듯 자로 잰 듯한 음향적 특성은 여전했다. 색감보다는 질감, 공간과의 어우러짐보다는 음가 자체의 정확성, 여유로운 울림보다는 유닛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중역대의 투명함이 강조되는 이 인티앰프는 ATC 스피커를 모니터적으로 사용하기에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음을 증명해 준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ATC의 대형 스피커들을 프리아웃을 통해 파워 앰프 매칭으로 경험해 보고 싶다. 한 두 번의 시청으로는 그 진가를 전부 알기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앰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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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2월호 -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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