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a Acoustics Model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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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a Acoustics Model B
  • 나병욱
  • 승인 2013.11.01 00:00
  • 2013년 11월호 (4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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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스피커의 장점을
눈부시게 꽃 피워내다
재생되는 사운드가 아주 자연스럽다. 안정감이 좋으며 주파수 대역 간의 이음새가 나타나지 않고, 밀폐형답게 저역의 울렁거림이 없다. 정명훈 지휘의 루이스 바칼로프의 미사 탱고에서는 반도네온의 아름답고 청명한 음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합창에서 파트들의 분리도 명확하다.

현재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는 중역에 우드 혼을 채용한 4웨이 멀티 앰프 구동 방식의 스피커 시스템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재에 도달한 시스템이지만 항상 아쉬움은 존재한다. 오디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혼 타입의 스피커를 좋아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아주 오래전 업무상 찾아갔던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녹음 작업 후에 듣게 된 사운드가 녹음할 때보다 너무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어 스피커를 주시하게 되었는데, 그때 눈에 들어온 스피커에는 혼이 달려 있었다.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지만 녹음실에서 그토록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그 스피커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JBL의 4344 모니터 스피커였다. 당시에 그 스피커는 필자에게는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그림의 떡이었지만, 언젠가 부자가(?) 되면 사고야 말 것이라고, 젊었던 시절 그렇게나 다짐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여러 종류의 스피커를 만나고 헤어지곤 했었지만 녹음실에서 들었던 환상적인 그 혼 사운드를 들려주는 스피커를 쉽게 만날 수는 없었다. 하여 혼 스피커에 대한 느낌은 지금도 남다르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에 만나게 된 카스타 모델 B 스피커 시스템도 필자의 호기심을 발동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얼핏 보기에는 근래의 JBL 스피커와 닮은 점이 있어 새로운 JBL 스피커가 아닌가도 생각되었는데, 필자로서는 아주 생소한 신생 회사의 제품이어서 놀랐다. 카스타라는 회사는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티타렐리(Roberto Tittarelli)에 의해 2011년에 세워진 신생 회사이다. 그런데 사장인 로베르토 티타렐리는 오디오에 관한 한 좀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린 나이인 13세 때에는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5W짜리 하이파이 앰프를 제작하여 주위를 놀라게 한다. 뿐만 아니라 기성품인 스피커를 사용할 생각보다는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오래된 라디오나 버려진 TV의 스피커 유닛을 찾아 자신만의 스피커를 만들며 오디오 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성장하게 된다. 이 호기심은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더 발전하게 되는데, 오디오에 대한 모든 면에 관심을 보인다. 17세 때에는 방송국에서 사용되었던 토렌스 턴테이블과 마란츠 앰프 시스템, 그리고 파워풀한 JBL L-200 스피커 시스템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며 오디오에 대한 열정을 키우게 되고, 18세때부터는 혼 스피커 시스템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혼에 대한 모든 정보와 함께 실제 사운드에 심취하게 되었고, 이후 나이가 들면서 음악과 오디오 사운드에 관한 전문적인 테크닉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러저러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력과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자신이 구상하는 사운드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오디오 회사를 설립하게된 것이다.



카스타 모델 B 스피커 외에도 2웨이 혼 시스템인 모델 A와 3웨이 모델 C 시스템이 있다. 카스타 모델 B 스피커는 3웨이 3유닛 밀폐형의 스피커인데, 감도가 무려 94dB이나 되어 밀폐형으로는 대단히 능률이 높은 시스템이다. 외관도 이탈리아 제품답게 수려한 모습으로 직사각형의 모습을 피하기 위해 몸체를 6각형으로 설계했으며, 양 옆면에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원목을 덧대어 진동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전면 배플과 후면에도 역시 자작나무로 마감하고 있다. 이러한 인클로저의 제작은 자사에서 완성된 설계 도면에 따라 전문적인 장인들에 의해 섬세한 면면을 검사하며 완성도를 높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부품들은 특주품이거나 가능한 한 자사에서 직접 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00cm의 높이를 가진 배플 맨 밑에는 직경 8인치의 우퍼가 채용되었는데, 셀룰로오스 파이버 다이어프램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더스트캡 중앙에는 재미있게도 자그마한 구멍을 뚫어 놓았다. 중역과 고역에는 1인치 구경의 제로 컴프레션 다이렉트 프런트 로딩 테크놀로지를 채용한 것으로 전면에 혼을 부착하고 있다. 이 유닛은 30년대에 미국의 웨스턴 일렉트릭 사에서 제작되었던 드라이버 594A를 근간으로 연구 개발한 현대적인 유닛이라 하는데, 594A 드라이버의 자연스런 사운드는 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한 현재에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뒷면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가 장착되어 있는 바로 위에는 고음을 조절할 수 있는 어테뉴에이터가 부착되어 있는데, ±3dB로 되어 있다.



시청에는 KT88 진공관 앰프와 플리니우스 시스템을 교대로 연결시켜 보았다. 재생되는 사운드가 아주 자연스럽다. 안정감이 좋으며 주파수 대역 간의 이음새가 나타나지 않고, 밀폐형답게 저역의 울렁거림이 없다. 정명훈 지휘의 루이스 바칼로프의 미사 탱고에서는 반도네온의 아름답고 청명한 음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합창에서 파트들의 분리도 명확하다. 도밍고의 테너도 특징을 잘 전달하며 도밍고다운 발성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진공관 앰프에서는 중역대가 충실한 반면 고역의 섬세함에서는 조금 양보하는 듯도 했다.
냇킹콜의 'Stardust'에서는 허스키한 특징은 물론 명쾌한 발음으로 가사 전달도 좋으며 현장감에서도 그 표현력은 뛰어났다. 감도가 좋기에 피아니시모의 사운드에서도 정보량의 감소는 느낄 수 없었으며, 혼 스피커 시스템이었지만, 고역에서도 거칠지 않고 녹음 당시의 사운드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재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현대적이며 혼 스피커의 장점을 고르게 갖춘 혼 타입 스피커인 카스타 모델 B 시스템. 분명 눈여겨볼 만한 혼 타입 스피커가 아닌가 생각된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1,50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20.3cm, 미드레인지 혼, 트위터 혼 
재생주파수대역 35Hz-2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5kHz, 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4dB/W/m  크기(WHD) 34×101×38cm

49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3년 11월호 -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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