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ESL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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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d ESL2812
  • 장현태
  • 승인 2013.11.01 00:00
  • 2013년 11월호 (4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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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형 스피커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내는 브랜드
첫 곡으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를 나탄 밀스타인의 바이올린으로 들어 보았다. 바이올린의 현의 밀도감은 역시 정전형 스피커를 왜 선호하는지를 단번에 느끼게 해주었다. 더욱 개선된 지향 특성을 통해 현악기의 리얼함도 돋보였고, 밀스타인만의 기교적이고 느긋한 연주와 고역의 화려함도 잘 어울렸다.

쿼드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을 대표하는 오디오 브랜드이고, 전통과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타사와 차별화된 개발력 또한 큰 매력이다. 이미 앰프에 대한 명성은 글로벌 브랜드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폭 넓은 사용자층이 형성된 제품들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요 앰프들은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까지 시대를 지나면서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 명기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스피커 또한 정전형 모델을 일찍이 선보여 그 화제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쿼드를 대표하는 ESL(ElectroStatic Loudspeaker) 시리즈는 그들의 전통만큼이나 제품의 가치가 항상 높게 평가되었다. 잠시 ESL 시리즈의 역사를 살펴보자. 최초의 제품은 1957년 ESL57로, 이후 쿼드의 정전형 스피커가 반세기 동안 꾸준히 유지될 수 있었던 롱런의 시작이었다. ESL57은 지금의 제품과 달리 크기는 작았지만, 우드 프레임의 멋진 외관이 돋보였다. 당시 혼 중심이었던 하이파이 오디오가 시작될 시기였기에 가정용으로는 혁신적인 디자인이었고, 레전드 제품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음악성도 돋보이는 모델이었다. 그리고 1963년에 생산된 ESL63 시리즈는 가장 인기 있는 정전형 시스템이었고, 이후 1980년대 ESL63 프로를 통해 정전형 스피커의 정점이자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다. 그들이 정전형 스피커를 개발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초기 모델의 중고를 찾는 경우가 종종 있을 만큼 쿼드 정전형 스피커는 품질이 안정적이며, 사운드에 대한 인지도 역시 높다. 특히 ESL63 프로 스피커는 항상 레전드 제품으로 선정되고, 추천 제품에서 빠진 적이 없을 만큼 인기 모델이다. 
정전형 스피커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메탈 그리드 사이, 마일라 막에 전기 신호를 주어 진동을 발생시키고, 진동을 통해 소리가 발생되는 간단한 원리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되는 소재와 전기적인 성향에 따라 소리와 퀄러티가 좌우되며, 빠른 신호 응답이 가능하다. 사실 정전형 스피커를 출시한 브랜드는 제법 있다. 특히 1980년대 많은 스피커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정전형 스피커 개발에 몰입한 시절이 있었는데, B&W마저도 정전형 스피커를 출시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가치와 성능을 인정받는 브랜드는 마틴 로건, 아포지, 마그네판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과연 쿼드의 ESL2812 정전형 스피커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우선 사운드에 핵심이 있다. ESL2812의 사운드 성향은 디지털 소스 재생에서 불만이 없으며, 오히려 친밀함이 느껴진다. 이는 가장 이상적인 조화로 과거부터 이야기되는 전통적인 뛰어난 질감과 중역대의 퀄러티를 중심으로 한 사운드를 유지해 주면서, 현대적인 고음질 소스 대응을 고려한 고역의 해상력과 저역의 에너지가 보완되어 있는 것이다. ESL2812는 이를 잘 다듬어 제품에 함축시켰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통한 부드러움의 내추럴 사운드는 정전형 스피커의 최고 매력이라 할 만하다.
다음은 외관 디자인이다. ESL 시리즈의 역사를 잠시 살펴보았듯 ESL57·63 시리즈에 느낄 수 있었던 고전적인 디자인 느낌을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들은 보강시켜 주고 있다. 그리고 텐션의 보강과 내부 진동판은 가장 자리의 원형이 부각되면서 명확히 동심원을 그리며, 아래·위의 베이스와 중간 트레블 패널을 통해 전 대역을 자연스럽게 재생해 주고 있다. 그리고 진동을 억제하기 위한 지지대가 더욱 보강되었으며, 이를 통해 사운드에서의 견고함도 더욱 개선되었다.



마지막으로 정전형 스피커만의 지향성과 독보적인 스펙이다. 정전형의 경우 공간감이 뛰어난 무지향성 스피커 성향도 지니고 있는데, ESL 시리즈는 이 부분에서 더욱 개량되어 뛰어난 지향성을 만들어 내었고, 여유 있는 리스닝 공간에서 더욱 유리한 점을 얻어내고 있다. 이는 주파수별 지향 특성의 측정을 통한 관리 결과인데, 정전형 스피커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관리 포인트일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브랜드들이 시도한 것으로 트위터와 우퍼에 대한 보강인데, ESL만은 별도의 트위터나 우퍼 추가 없이 순수하게 풀레인지를 정전형으로 재생시켜 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는 대역 재생에도 전혀 불만 없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첫 곡으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를 나탄 밀스타인의 바이올린으로 들어 보았다. 바이올린의 현의 밀도감은 역시 정전형 스피커를 왜 선호하는지를 단번에 느끼게 해주었다. 더욱 개선된 지향 특성을 통해 현악기의 리얼함도 돋보였고, 밀스타인만의 기교적이고 느긋한 연주와 고역의 화려함도 잘 어울렸다. 이어서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 연주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들어본다. 중역대의 현의 소리는 좀더 두터우면서도 무거운 성향을 반영했으며, 분별력 있는 사운드가 전해졌다. 대편성곡으로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중 3악장을 귄터 반트가 지휘하는 NDR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금관 악기의 울림은 직진성이 유지되어 부족함이 없었고, 고역이 앞으로, 저역은 스피커 위치, 고역은 공간을 이용한 잔향까지 함께 울렸다. 단지 오케스트라 전체가 일제히 울릴 때 스테이지 재현력과 분해력에서는 조금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재즈곡으로 'Feel So Good'을 알메이다의 기타 연주로 들어 보았다. 기타 현의 표현력은 바이올린과 마찬가지로 만족스러웠으며, 현악기들의 질감과 리얼함은 ESL의 장점이라 할 만하다. 드럼은 임팩트 있는 재생을 통해 리듬이 잘 표현되었고, 심벌은 넓게 퍼지면서 공간을 가득 채워 주었다. 탐의 울림이 적극적이고, 스피커 앞을 가득 메워주면서, 리듬 악기의 흥을 돋우어 주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자연스러운 음과 투명함이 동반되어 있었다. 장르에 따라 다소 느긋한 사운드 전개도 있었지만, 세밀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지향성의 장점은 뛰어난 입체감과 공간감으로 표출된다. 중·고역의 현악기 질감 표현이 가장 기억에 남았으며, 현대적인 사운드를 고려한 개량도 엿볼 수 있었다. 참고로 충분한 전기 공급 시간을 필요로 하며, 어느 정도 출력을 지닌 앰프의 선택을 권유하고 싶고, 설치 환경에서 반드시 뒤쪽과 측면의 충분한 공간을 두어야 지향성 뛰어난 장점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리뷰는 ESL2812를 통해 다시 한 번 쿼드의 정전형 스피커가 변함없는 명기임을 입증하는 시간이었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1,100만원  구성 정전형  재생주파수대역 33Hz-23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디스토션 0.15% 이하(1000Hz 이상)  크기(WHD) 69×107×38cm  무게 3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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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1월호 -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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