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gmore Hall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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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gmore Hall Live
  • 민선임
  • 승인 2013.11.01 00:00
  • 2013년 11월호 (4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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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3대 연가곡의 새로운 이정표
슈베르트 3대 연가곡은 수많은 바리톤 가수들의 필수 녹음 곡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많은 명연과 명음반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당대 최고라고 불렸던 바리톤들의 녹음들은 대부분 빼놓을 수 없는 소장용 앨범들이었다. 특히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성악가들의 개성 넘치는 목소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슈베르트의 연가곡을 떠올리면 반드시 최고의 바리톤으로 불리는 피셔-디스카우와 헤르만 프라이를 떠올리게 되는데, 피셔-디스카우의 힘 있고 활력 있는 목소리와 헤르만 프라이의 소박함과 서정적인 목소리가 이야기된다.
그들과 달리 영국의 바리톤 크리스토퍼 몰트먼이 부르는 슈베르트 연가곡은 또 다른 멋이 있으며, 그의 목소리는 내적·영적인 울림이 강조되어 있는 드라마틱 바리톤처럼 느껴졌다. 풍부한 성향이 바탕이 되어 있으면서도 조심스럽고 절제력 넘치는 그의 목소리는 슈베르트 연가곡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워낙 잘 알려진 슈베르트의 연가곡인 만큼 곡들에 담겨 있는 노랫말이 쉽게 와 닿았는데, 그중 백조의 노래에서는 아기자기한 피아노의 반주가 돋보였으며,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에서의 극적인 요소가 포함된 그의 목소리는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바리톤 몰트먼에 맞추어 주는 반주를 통해 더욱 몰트먼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특히 그레이엄 존슨의 피아노 반주만을 살펴보면 슈베르트 연가곡의 최고 전문 연주자답게 특유의 유연하고 변화무상한 음악 표현이 와 닿았다.
이 음반에서 연주자와 별도로 주목할 부분은 실황 녹음을 한 공연장에 대한 소개다. 위그모어 홀은 작은 규모로, 독주회와 실내악 전문 연주회장으로, 1901년 5월 31일 개관해 2001년 개관 100주년을 맞았던 영국을 대표하는 공연장이다. 실내악 연주와 독창회, 피아노 리사이틀 등 소규모 공연에 최적화되어 있다. 객석의 규모는 550석 규모밖에는 되지 않지만, 완벽한 음향 시설과 성악가들과 피아니스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 중 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끊이지 않는 공연장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재클린 뒤 프레가 데뷔 리사이틀을 가진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위그모어 홀의 명성답게 이 음반은 무엇보다 녹음 또한 연주 못지않은 예술의 경지다. 라이브의 잔향이 전혀 없는 공간과 피아노의 간결함이 더해져 독주 보컬에서의 깔끔한 녹음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들려주는 음반이다. 라이브 공연 녹음이라니 더욱 놀라운데, 그만큼 청중들의 수준도 새삼 부러울 따름이다. 마치 잘 마련된 스튜디오 녹음처럼 안정적이고 자연스럽다. 음반에는 위그모어 홀 마크가 새겨져 있을 만큼 자부심도 대단한 연주 홀이다.
3장의 음반으로 만날 수 있었던 바리톤 크리스토퍼 몰트먼과 피아니스트 그레이엄 존슨은 완벽한 호흡을 통해 또 하나의 슈베르트 3대 연가곡의 새로운 이정표를 남기고 있다. 


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크리스토퍼 몰트먼(바리톤)
그레이엄 존슨(피아노)
WHLive0044
연주 ★★★★★
녹음 ★★★★★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크리스토퍼 몰트먼(바리톤)
그레이엄 존슨(피아노)
WHLive0046
연주 ★★★★★
녹음 ★★★★★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
크리스토퍼 몰트먼(바리톤)
그레이엄 존슨(피아노)
WHLive0049
연주 ★★★★★
녹음 ★★★★★

49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3년 11월호 -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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