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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부 기자
  • 승인 2013.10.01 00:00
  • 2013년 10월호 (4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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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Olof Friberg
CEO
처음 만나 뵙는 것 같습니다. 사실 많은 이들이 엥트레크 케이블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데, 이번 방문을 기대한 애호가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는지 간단한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홍콩의 하이엔드 오디오쇼를 방문하고 있었고, 엥트레크의 한국 디스트리뷰터인 사운드솔루션의 초청이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이지만, 한국의 오디오 시장은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소리에 대해 그 어떤 국가보다도 세심하게 접근하고, 또 가장 열정적으로 음악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홍콩은 조금 이질적인 느낌으로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한국은 마치 제 고향처럼 푸근한 느낌과 따뜻함이 있는 것 같아 좋은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엥트레크가 아직 국내에 낯선 만큼, 그 시작과 역사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디오파일로서 이미 오래전부터 음악과 오디오를 즐겨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업이라는 것은 생각지도 않은, 말 그대로 개인적인 취미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가지고 있던 스피커의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사운드 퀄러티를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나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비브 이터(Vibb Eaters)인데, 스피커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하이파이 액세서리였습니다. 이는 지금도 판매하는 것으로 효과는 의외로 상당했습니다. 지인들도 엄청난 소리 변화를 느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그렇게 몇 개씩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주고, 요청이 있으면 또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가 아마 2003년 정도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당시만 해도 케이블 제작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이미 많은 케이블 제조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경쟁한다는 마음을 먹기 어려웠던 것이죠. 하지만 어느 날 이런 시중에 판매되는 케이블들이 오히려 안테나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튜너에 케이블을 연결해서 케이블을 들어 올려보면, 라디오 신호가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케이블의 단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죠.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비브 이터에 이어 케이블 제작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첫 번째 엥트레크의 스피커 케이블인 콘스탄틴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조금씩 엥트레크의 사업을 확장하고,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케이블·액세서리 제조사로 거듭나게 된 것 같습니다.

특별한 홍보 없이도 엥트레크가 전 세계 오디오 애호가들에 각광 받았던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사실 첫 시작이 개인 사용의 목적으로 접근한 것이라서, 이렇게까지 커다란 반응을 보일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하나의 그룹에 엥트레크가 소개되면, 그 그룹에서 다른 커뮤니티로 소문이 이어지고, 그것이 점차 퍼지고 퍼져서, 한국의 사운드솔루션까지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런 계기가 된 제품은 아마도 USB 케이블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라운드 박스와 함께 가장 많은 판매고를 거두고 있고, 무납땝 설계라는 매력이 PC 파이 애호가들에게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더구나 단자까지 나무를 깎아서 만든 업체는 없으니까요.

목재를 사용하는 콘셉트는 단연코 인상적입니다. 어떤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또 어떤 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무를 사용하게 된 것은 간단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립적이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어주는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아까 말한 안테나 효과를 전혀 유도하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 아이디어였지만, 여러 실험과 연구를 거듭할수록 이 나무라는 소재가 전해주는 자연스러움이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조합들이 신호의 순도를 방해했는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초창기에 여러 유명한 단자들을 채용하면서 결합해보았는데, 이 단자 자체도 많은 소재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A부터 Z까지 하나의 소재로 완성하자. 그것이 지금의 나무 단자를 직접 깎아서 채용하게 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그 나무들은 어떻게 공수해서 제작하는 것입니까.
부모님이 저한테 통나무집을 물려주셨는데, 재미있게도 이것이 엥트레크의 주요 소재입니다. 배나무의 일종으로서, 40년 이상 오랫동안 비바람을 이겨낸 자연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주 견고하고 가볍죠. 혹자들은 이제 곧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제법 큰 집이니 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웃음).

엥트레크의 철학을 이야기한다면 간단히 어떻게 풀이할 수 있습니까.
가장 첫 번째 목표는 자연스러움입니다. 제가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 확고한 목표를 얻기 위해서였고, 또 거기에 따른 효과가 얼마나 큰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최대한으로 인위적인 것을 지양하고, 그 속에서 중립적이고, 자연스러움을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실 이런 것 때문에, 그라운드 박스에도 일체의 약품 처리를 하지 않습니다. 염료 또한 가장 기본적인 것만을 추구하죠. 이것을 단지 저의 신념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직접 들어보면 그 효과는 제법 잘 드러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엥트레크가 가진 특허 기술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특허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 출원 중인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에는 은의 재질을, 그리고 -에는 동의 재질을 쓰는 것에 대한 것인데, 은과 동의 장단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각각의 장점만을 융합시키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입니다. 또 하나는 랜 선에서 많이 볼 수 있는 +, -의 꼬는 방향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이 역시 사운드에 큰 이점을 얻어낼 수 있으며, 많은 효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엥트레크는 어느덧 종합 케이블 제조사로 불려도 좋을 만큼, 라인업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데, 특별히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랜 케이블을 만들어 보고 있는데, 이 역시 좋은 효과로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모델입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언젠가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듯합니다. 또한 최근 헤드폰 시장이 커진 만큼, 헤드폰 케이블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이 역시 불필요한 노이즈에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엥트레크만의 장점들이 크게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엥트레크를 기대하는 한국의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은 음질에 굉장히 예민하다고 느꼈습니다. 저 역시 오디오파일로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바라고 있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엥트레크 케이블은 시스템 본질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해치지 않고, 본연의 실력을 100% 발휘하도록 하는 일종의 조력자입니다. 불필요한 노이즈나 신호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케이블로서의 존재를 아예 지우는 그런 역할, 그러기 위해서는 진짜의 자연스러움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에 엥트레크는 최대한으로 다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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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0월호 -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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