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gra Jazz·Mel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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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gra Jazz·Melody
  • 신우진
  • 승인 2013.10.01 00:00
  • 2013년 10월호 (4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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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나그라만의 감성
저역은 예상대로 양감이 조금 생기면서 더 박력이 있게 들린다. 무대의 크기는 훨씬 더 넓고 깊어진다. 음의 중심은 내려가고 온도는 높아진다. 당연히, 재즈의 경우가 음의 밸런스가 딱 맞아 떨어진다. 멜로디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부각이 되면서 음질 차이를 만들어 낸다.

볼 때마다 참 알차게 잘 만든 것 같다. 한결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참 가지고 싶게도 만들었다. 그래서 이 나그라라는 것 자체가 컬렉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전의 미니 릴 기계 같은 것을 보면 감탄이 나오고, 딱히 쓸 일도 없으면서도 소유욕을 자극한다. 시간이 흘러 그때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아직도 나그라는 공학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레트로풍의 디자인으로 감성을 자극한다. 누가 명품을 기술력으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라 정의했는데, 나그라를 보면 딱 그 말이 떠오른다.
나그라의 이전 프리인 PL-L이나 PL-P와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역상이 되는 타입으로 좌우가 바뀌었다. 측면에 붙어 있던 입력 단자도 후면으로 보내었다. 좀더 홈오디오다워진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상급기인 재즈와 멜로디는 외관상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멜로디는 AC 코드가 직접 꽂히는 전원부 내장형인데, 재즈는 별도의 전원부가 있다. RCA 단자는 재즈가 조금 더 고급 제품을 쓰고 있으며, 입력은 언밸런스만 가능한데, 재즈에는 밸런스 입력단이 하나 있다. 뚜껑을 열어보면 재즈에는 두개의 12AX7과 하나의 12AT7이 들어간다. 보이는 기판 역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둘 다 모두 같은 모양의 리모컨이 있고, 그립감이나 사용하기 참 편안하고 간단하게 만들어져 있다. 옵션으로 크기가 딱 맞는 진동 방지 받침이 있다.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이것 빼고 가져다 놓기도 그렇다. 볼륨이나 스위치를 만져보면, 익히 알려진 명성대로 최고의 조작감. 음악을 들을 생각은 하지 않고 바라보고, 만지작거리고 한참을 보냈다. 이래서 여자들이 들지도 않는 비싼 핸드백을 사는 것일까?





우선 멜로디를 연결한다. 고전적인 디자인이지만, 나오는 소리는 매우 정밀하고 정교하다. 그리고 매우 높은 S/N비를 가지고 있다. 음상은 조금 작게 잡히고 있으며, 이미징이 정교하게 분리된다. 드럼의 윈드벨을 훑고 지나갈 때, 하나하나의 소리가 정밀하게 분리되어 들리며 귀를 자극한다. 막대기 하나하나의 떨림과 배음까지 전해지면서 매우 정교한 음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응도 매우 빠르다. 다이내믹하게 멈출 때 군더더기 없이 제동이 되면서 듣는 음악의 템포들이 좀더 빨라진 것 같이 느껴진다. 아쉬운 점은 저음역의 양감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설명한대로 음상도 작고 차갑고 빠른 반응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들어보면 기계적이고 냉정한 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의 울림에 여운이 살고 가야금의 농담이 살아나고, 보컬의 실체감도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 작은 기계를 이렇게 비싼 값을 받는다는 게 수긍할 수 없다면, 이 작은 기계에 이렇게 하이엔드 프리만이 가지는 특성을 알차게 나오게 만드는 기술력을 고려해야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잡음투성이의 오래된 녹음을 틀어보면 이상하리만큼 그 잡음 소리가 상대적으로 작게 들리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아직도 모르겠다. 분명 음색을 보면 잡음을 선명하게 들려주는 타입의 하이엔드일 것 같았는데, 의외로 그런 소리가 나온다.
매우 만족스러운 시청을 뒤로하고 앰프를 재즈로 바꾸었고, 음의 변화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개선이 된다. 음상은 조금 커지고, 물론 해상도의 변화는 거의 없다. 저역은 예상대로 양감이 조금 생기면서 더 박력이 있게 들린다. 무대의 크기는 훨씬 더 넓고 깊어진다. 음의 중심은 내려가고 온도는 높아진다. 당연히, 재즈의 경우가 음의 밸런스가 딱 맞아 떨어진다. 멜로디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부각이 되면서 음질 차이를 만들어 낸다.
외관만을 보고 멜로디의 두 배 가까운 가격의 재즈를 선택할 일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음악을 들어보면, 경제적으로 가능하다면 재즈를 선택하는 것이 결코 불합리한 소비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프리앰프를 보고 나 역시 첫 인상이 왜 이렇게 비싸냐는 것이다. 하지만 멜로디가 만드는, 재즈가 들려주는 음질은 더 크고 더 비싼 하이엔드 앰프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였다. 한곡 한곡 들어 볼 때마다,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볼륨을 조정하고 이것저것 건드려 볼 때마다, '이 앰프 참 잘 만들었다!'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다음에는 나그라를 써볼까' 이런 생각마저도 들었다. 참 좋은 오디오이다.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볼륨의 그 묵직한 촉감과 딸각거리는 스위치와 실렉터의 감촉이 생각이 난다. 그리고 듣기 좋은 말로 속삭이던 나그라의 음성이 들린다. 그렇게 나그라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감성을 자극한다. 그것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이 작은 기기에 사람들이 열광하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764-6468
Jazz
가격 1,600만원(입력 트랜스포머 : 215만원)  주파수 대역 10Hz-50kHz(±0.5dB)  디스토션 0.01% 
다이내믹 레인지 108dB 이상  크로스토크 75dB 이상
Melody
가격 990만원(포노 입력 모듈 : 190만원, 전원 장치 ACPSⅡ : 238만원) 
주파수 응답 10Hz-50kHz(+0, -1dB)  S/N비 100dB  다이내믹 레인지 110dB 이상  크로스토크 75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75KΩ 이상  출력 임피던스 47Ω, 100Ω(XLR)  THD 0.02% 이하 
크기(WHD) 31×7.6×25.4cm  무게 3kg

49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3년 10월호 -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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